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중국인을 이해하는 열 가지 핵심 - 8. 상인 기질

주님의 착한 종 2007. 10. 9. 17:24

          중국인을 이해하는 열 가지 핵심 - 8. 상인 기질

 

8. 商人(상인) 기질

 

흔히들 중국사람들은 장사에 뛰어나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화교들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실이지 그들의 장사기질은 경제대국을 이룩한 일본인들도 인정하는

바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배경이 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을 商人(상인)이라고 하는데 원래 뜻은 「商 나라 사람」

이다. 商 나라는 우리에게 殷 나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후에 周

나라에 의해 망한다. 앞서 말한 伯夷 叔薺는 바로 상 나라 말기 때의

사람이다.

 

武王이 은 나라를 멸망시키고 주 나라를 새운 것은 기원전 1,111

이었다. 나라가 망하고 전답을 몰수당한 은나라 백성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무런 생산기반이 없었으므로 그들은 장사로

연명해야 했다. 商人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상인의

등장은 지금부터 3천 년이 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중국 사람들은 3천년

전부터 상업에 종사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라면 극도의 혼란기이다. 중원은 온통 제후들의 땅 빼앗기

싸움으로 전쟁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지만 묘하게도 사상과 상업만큼은 크게 성행할 수가 있었다.

그것은 이른바 諸子百家와 재벌의 출현으로 나타난다.

 

정경유착은 지금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 점은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재벌이 출현하였으며 콩쯔 같은 성인도 돈 많았던 제자 쯔꽁(子貢)

이 있었기에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자연히 황금만능주의가 풍미했다.

당시 정치재벌의 대표는 단연 뤼뿌웨이(呂不韋)를 들 수 있는데 요즘의

재벌은 땅투기를 즐겨 하지만 그는 놀랍게도 사람, 즉 천자의 자리를

투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예리한 투자안목으로 쯔추(子楚)라고 하는 진 나라의 왕자에게

자신의 애첩을 바쳤다. 그녀는 이미 임신 중이었다. 얼마 안 있어 아들을

낳으니 이가 훗날의 진시황이다. 그러니까 진시황은 뤼 뿌 웨이의 아들인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사람은 진시황이지만

그것을 가능케 했던 것은 상인, 즉 재벌의 힘이 아니었을까?

 

중국은 땅이 넓다. 그러다 보니 장단점이 동시에 있다.

半寒帶부터 열대까지 있어 생산되지 않는 물건이 없는 것은 좋은데

워낙 넓다 보니 이것을 각지로 실어 나르는 일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중국사람들은 예로부터 없는 것(無有)이 두려운 게 아니라 고르지

못한 것(不均)이 두렵다고 했다. 고르게 하는 것, 그것은 요즘 말로

유통이며 그것을 담당한 사람은 다름 아닌 상인이었다.

 

이 밖에도 중국에서 상업이 발달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배경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사람들은 일찍부터 장사에 눈을 뜰 수 있었으며

그들의 재능은 현재 세계 각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중국대륙의 상업은 우리에게 뒤져 있지만 그것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중국인들은 곰에다 비유할 수 있다. 곰은 미련한 동물 같지만 물고기를

잡는 데는 수달 못지 않은 민첩함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곰은 훈련만

시키면 재주까지 부릴 줄 아는 영특한 동물이기도 하다.

즉 곰에게는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현재의 중국인은 이제 각 동면에서

깨어난, 훈련을 거치지 않은 곰이다. 따뜻한 봄이 되고 정신 훈련과정을

거칠 때 그 곰은 무서운 잠재력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같은 중국사람인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익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