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을 이해하는 열 가지 핵심 - 6. �시와 메이�시
6. �시(關係)와 메이 �시(沒關係)
중국어로 관계를 「�시」關係(관계)라고 하는데, 우리의
「빽」(background)과 비슷한 뜻을 지니고 있다.
중국사람들의 관계중시는 가히 알아줄 만하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지만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관계라고 본다.
그래서 관계를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것을 까오 �시(高關係)
또는 라�시(拉關係)라고 하는데, 「관계를 얽는다」고 보면 무방하다.
이렇게 하여 관계가 얽혀진 상황이 �시왕(關係網)인데, 마치 거미줄처럼
망을 형성해 두고 있으면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유사시 �시 왕을 동원하는 것을 카오 �시(高關係), 또는 판�시(攀關係)
라고 한다. 이는 「관계를 타다」, 또는 「빽을 동원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사람을 평가할 때 상대방의 능력보다는
�시가 우선하는 경우가 있다. 즉 그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사람인가가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럴 때 그들은 「중보다
부처를 보아서」라고 표현한다. 그 사람의 빽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공부했던 대만의 경우, 입학원서에는 반드시 추천서가 필요한데
그 위력이 대단하다. 즉 든든한 인사의 추천서라면 입학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 점은 중국 대륙도 마찬가지다.
평소 잘 아는 인사 한 분이 사업차 중국을 자주 왕래하게 되었다.
세관에서 검사가 워낙 까다로와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높은 고관을
알고부터는 무사 통과였다는 것이다.
�시를 맺어 놓은 상대를 �시후(關係戶)라고 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후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다음의 기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장을 하나 새우려면 수많은 기관과 관계를 맺어 놓아야 한다.
심지어는 주위의 生産隊 까지도 그렇다. 만약 그들이 열 번 요구했을 때
한번이라도 거절했다가는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고 말 것이다.
예를 들어 변전소에서 어떤 요구가 들어왔다고 하자. 만약 당신이 그
요구를 거절한다면 당신은 정전을 당하고 말 것이다』
(1980년 11워 15일자「人民日報」)
�시 왕 치고 좀 특수한 �시가 있다. 중국사람들은 인위적인 혈연관계
즉, 수양관계를 매우 좋아한다. 여기에는 수직관계와 수평관계가 있다.
수직관계에는 깐(乾)이라는 말이 덧붙여지는데 그것은 「건조하다」는
뜻이다. 흔히 우리가 술좌석에서 자주 사용하는 「건배」(乾杯: 깐빠이)
라는 말은 바로 「술잔을 말린다」는 뜻으로 「잔을 비운다」는 의미다.
수직관계에서 「깐」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양 아버지면 깐빠(乾爸), 어머니면 깐마(乾妈), 아들을
깐얼쯔(乾兒子), 딸이면 깐뉘얼(乾女兒)이라고 한다.
중국의 총리였던 李鵬이 主恩來의 깐얼쯔임은 다 아는 사실이다.
수평관계는 바로 의형제를 맺는 것이다.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면
누구나 桃園結義를 기억할 것이다.
일단 �시왕(關係網)에 든 사람은 「내 사람」이 된다. 그래서 모든
친절을 다 베푼다. 그러나 「내 사람」이 아니면 「남」이 된다.
그들은 남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관심하다. 이처럼 중국사람들에게는
내 사람과 남의 구별이 강하다.
중국어에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메이�시(沒關係)가 그것이다.
우리말로 하면 「괜찮다」가 된다. 그런데 이 말의 글자를 풀어 보면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나하고는 관계가 없으므로 괜찮은 것이다.
또 남의 일에 참견을 할라 치면 샤오�시엔스(少關閑事)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괜히 쓸데 없는 일에 관계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인데
「당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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