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령미사
인천가톨릭대학교 이완희 신부님께서 올리신 전례자료를 살펴봅니다.
위령미사(연미사)란?
죽은 이들을 위해 봉헌하는 미사를 위령미사라 합니다.
교회가 죽은 이를 위하여 미사를 봉헌하는 이유는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는 모든 지체들이 상호간에 영신적인 도움을 주며
다른 지체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이다.
(미사경본 총지침 335항)라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는 교회가 죽은 이를 위하여 하느님께 바치는 미사성제가
위령미사라고 정의합니다.
미사경본 총지침서에 의하면,
위령미사는 3가지 등급으로 구분 됩니다.(336-337항)
그 중 가장 급이 높은 미사는 장례미사입니다.
장례미사가 가장 급이 높은 이유는 죽은 이를 하느님께 맡겨드리는
미사이며, 교회공동체가 죽은 이와 고별하는 미사이기 때문입니다.
이 장례미사는 의무적 대축일과 대림, 사순, 부활절의 주일이 아니면
어느 날에나 다 드릴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 등급은 사망소식을 들은 후 처음 드리는 미사(초상 첫 날과
둘째 날에 해당), 또는 장례가 있는 날 다른 곳에서 드리는 미사,
제1주년 기일미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세 번째 등급의 위령미사는 그 외의 모든 위령미사입니다.
이 세 번째 등급의 위령미사는 신심미사를 허락하는 날에만 봉헌할 수
있습니다.
신심미사를 허락하는 날은 원칙적으로는 의무적 기념일이 아닌 연중
평일뿐이지만 본당신부나 집전사제의 판단에 따라 필요하다면
의무적 기념일과 대림, 성탄, 부활시기의 평일에도 신심미사를 봉헌할
수도 있습니다.
미사경본에는 위령미사의 기도문을! 장례미사, 주년위령미사, 보통위령
미사 3가지로 분류하였고, 각기 부활시기와 부활시기가 아닌 때로 나누어
기도문을 수록하는데 이는 기도문 안에 파스카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죽은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봉헌하는 위령미사는
이미 2세기부터 봉헌되었다는 흔적을 Aristides의 호교론과 위경인 요한
행전에서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H.J.M.Milne, A new fragment of the Apology of Aristes,
25호 p.75와 M.J.James, The Apocryphal New Testament, Oxford,
1945 참조).
또한 3세기경에, 떼르뚤리아노는 죽은 이를 위한 기일미사에 대해서
언급하였고,(De Corona PL 2: 79/ De Castitate 11, PL 2: 926). 4세기
까지의 초대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로마의 관습을
따랐습니다.
상(喪)을 당한 로마인들은 죽은 이의 무덤에서 음식을 나누는
음복잔치(Refrigerium)를 빼놓지 않고 거행하였습니다.
이 음복은 상을 당한지 3일, 7일, 30일, (동방지역에서는 3일, 9일, 40일)
그리고 1년째 되던 날 거행하였는데
이러한 음복이 그리스도교회 성찬례에서 위령미사로 발전하였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로마 근교 오스티아에서 있었던 그의 모친 모니카의
장례를 회상하면서 어머니를 묻은 후에 바로 구원의 제사인 위령미사를
봉헌하였다고 전합니다. (고백록 9, 12).
또한 4세기 중반의 문헌인 ‘사도들의 가르침’에서도 묘지에서 행해지는
위령미사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음복의 관습과 무덤에서의 미사가 함께 행해지다가
5세기경 서서히 음복이 사라지고 위령미사만 남게 됩니다.
위령미사를 위한 기도문은 6세기 이전에 만들어 졌으며 이미 레오
성사집(Sacramentarium Leonianum)에 5개, 젤라시오 성사집
(Sacramentarium Gelasianum)에 13개가 수록되어져 있습니다.
초기 기도문들은 죽음을 빠스카 여정의 완성으로 받아들이고 하느님
나라에서의 영원한 안식(Requiem aeternam)에 도달함을 기쁘게
찬미하였습니다.
위령미사는 중세 때에 일어난 3가지 전례적 신학적 사조와 조우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연옥(Purgatorium)에 대한 교리가 널리 퍼져나가면서 연옥에서 고통 받는
영혼을 위한 미사의 효험이 강조 되고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연옥영혼의 고통이 감소되고 천국으로 들어 올림을 받는다는 생각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연옥영혼이 죄를 씻고 빨리 하늘나라에 오를
수 있도록 미사를 더 자주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근거는 ‘그레고리오 대교황의 대화’(Dialogi 4.55, PL 77,
416-421)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느 죽은 수도자가 미사 30대를 통해서 연옥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교황님과의 대화에 나오는 예화 내용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연옥영혼을 위해 30일 동안 매일 미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동일한 지향으로 봉헌해야 하는 그레고리안 미사도 이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위령기도와 위령미사의 신학적 근거는 “모든 성인의 통공에 관한 교리”,
그리고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있어서 인간의 협조에 관한 교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구원의
잔치에 초대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산 이도 죽은 이도 모두 이 공동체의 일원이 됩니다.
삶과 죽음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를 통하여 산 이와 죽은
이가 이 공동체 안에서 통교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위령미사는 아직 살아 있는 이들이 먼저 죽은 이들을 위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를 그리스도와 함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미사는 파스카의 잔치이며 이 파스카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
외아들 그리스도를 희생하는 하느님의 사랑의 표현입니다.
미사를 통해 산 이와 죽은 이를 파스카의 영원성으로 초대하는 분이
하느님이시기에 산 이들이 봉헌하는 위령미사는 죽은 이를 위하여
의미가 있는 제사가 되는 것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났고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연옥 영혼을 위해 살아있는 이들이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를 봉헌하는
것이 위령미사인 것입니다.
그리고 장례미사에는 "부활대축일에 빛의 예절" 때 축성된 부활대초가
제대 옆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부활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제대 위의 초도 2쌍이 올라갑니다. 대축일은 제대 위에 초가 3쌍이
올라가지요.
대축일을 제외한 모든 미사에서 장례미사는 그 다음으로 중요한 미사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위령미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청주교구에 계시는 박창환 신부님의 호스피스 일기를
계속하여 올려드립니다.
연재를 해 주시는 분은 가톨릭 인터넷의 박영효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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