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22일은 중국의 재신제(財神際)입니다.
손님과 함께 야외 주막에 앉았는데, 얼마나 폭죽을 터뜨리는지 대화가 잘 안들립니다.
한국인 주인에게 무슨날인 줄 아시느냐 물으니, 뭐 청도맥주제 뒷풀이가 아닐까 합니다.ㅎㅎ
민간에서는 옥황상제 생일이라서 폭죽을 그리 많이 터뜨린다고 합니다.재물 좀 많이 내려달라고..
중국의 재신 또는 재록신은 한두명이 아닙니다.
그중 상인들에게는 관우신을 제일 많이 모시는듯합니다.
식당에 가면, 특히 산서,호북성 쪽으로 가면 입구에 관우상을 모시고 그 앞에 초를 밝혀놓은 것을 많이 보지요.
10여년전 까지는 진짜 초를 밝혔는데,요즘은 초 모양의 전등을 밝혀 원가절감을 하고있습니다.
관우는 싸움터 장수라,재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신기하지요?
관우는 비록 장수이긴하나, 행정의 달인이기도 했습니다.
조조에게 잡혀있을때, 조조가 보내준 금은보화를 깔끔하게 관리했다고 합니다.
원(原),수(收),출(出),존(存),등 회계원리에 맞게 남은 재고까지 일목요연 정리해 나갔습니다.
나중에 행님찾아 길 떠날때 그 장부와 재물을 고스란히 두고 갔지요.한치의 틀림도 없었답니다.
또한 관우는 전쟁터에서 신의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긴 사람입니다.
어리버리한 행님.유비를 한번 맻은 인연으로 목숨이 다 할때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충의와 신의라 하면 관우만한 사람 없다고 합니다.
상인들의 상도의의 표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죽어서도 혼백이 돌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니,
비록 사업이나,장사에 실패를 했을지라도 우리의 영웅 관우가 부리나케 달려와 도와줄 것이라 믿는것이지요.
청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남방으로 갈수록 거의 모든 식당에 관우상이 재신으로 모셔져있습니다.
다른 장사, 예컨데 사무실,옷가게,슈퍼마켓,등엔 어쩌다 드문드문 보입니다만,
유별나게 주점에서 많이 모신다는게 신기하지 않습니까.
이런 말이 되는 전설이 있습니다.
관우의 고향친구중에 술 잘 빚는 왕삼이란 친구가 있었습니다.
관우가 형주에서 제일 높은 벼슬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물어물어 찾아왔습니다.
돈 좀 벌어 가족과 함께 잘 먹고 잘 살게 도와달라고..
관우는 친구 왕삼에게 돈을 얼마 주면서 자신이 잘하는 술집이나 열어서 연명하라고 하였습니다.
왕삼의 술 빚는 기술은 행화촌의 사부로 부터 전수받은 비법이라 금방 주위에 소문이 쫙~퍼졌습니다.
그 집 술맛 일품이라고...
얼마나 잘 되었는지,음식점도 웅장하게 확장개축하고,프랜차이점도 내고..
잘 나가게 되었는데, 그만 사단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이때까지 형주에서 제일 큰 주점으로 떼 돈을 벌고있던 이광조란 사람의 식당엔
파리만 윙윙하게 되었다 이 말입니다..깡패 동원해야겠죠.
왕삼이 외출하고 없는 틈을 타서, 이광조가 친구들을 데리고 들이 닥쳤습니다.
왕삼의 아내에게 '내가 관우인데, 이전에 빌려준 돈 받으러 왔다.'
왕삼의 아내는 관우가 남편의 은공인 줄은 아나, 그 얼굴은 몰랐습니다.
극진히 모시며,,'남편이 지금 외출중인데,돌아와서 드리면 안될까요?'
지금 받아가야 된다고, 길길이 생깡에,생트집에,쏼라쏼라 해대며,
깡패들과 함께 주막을 박살내어 버리고 돈과 귀한 물건들을 강탈해 가 버렸습니다.
왕삼이 그 얘기를 듣고, 범인을 잡아달라고 관아에다 고발을 하고..
친구인 관우를 찾아가서 여차저차 그 억울한 사정을 얘기 했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관아에서 왕삼 내외와 종업원을 몽땅 잡아들입니다.
죄목이 무고죄랍니다...'사형에 처하도록 하여라~'
사형장에서 주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막 처형을 당할 찰나..
군사들이 들이닥쳐 군중들 중에 섞여있던 이광조와 그 일당들을 잡아내었습니다.
구경왔던 이광조를 왕삼의 종업원이 그 얼굴을 기억해 색출해 낸 것입니다.
원래, 관우는 이광조를 잡기위해 종업원과 짜고 거짓 처형을 거행했던것입니다.
범인색출을 위해서..
이후 왕삼의 주막(大酒店)은 번창에 번창을 거듭하였는데,
관우가 지혜로운 꾀로 범인을 잡아, 왕삼을 살렸다고 온 형주성에 그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식당을 오픈하면 입구에 먼저 관우상을 세워 재물도 들어오고 식당도 보호해 달라고
빌었다~~~는 역사책에도 없는 야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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