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중국 공안의 이중 커미션

주님의 착한 종 2007. 8. 30. 15:39

 

중국 공안의 이중 커미션

출처 : 칭다오 도우미 마을 카페 스프링 님 글

 

 

출처: 조닷.중국통

글쓴이: 북경반점

 

회사의 영업사원이 거래처의 물품대금을 받아 챙기고 잠적하는 사건이

있었다. 피해금액은 대략 인민폐 20만 위안.

예외 없이 공안을 통해서 해결을 시도했다.

사건을 접수하기 위하여 사건 발생지역인 廣西南寧으로 갔다.

대게 이런 사건은 사건 발생지역에 신고도 가능하고 회사의 본점

소재지인 북경에도 신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금액이 크지 않은 사건을 북경에 접수하면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북경공안도 해당지역의 공안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지역보호 또는 다른

이유로 공조가 잘 되질 않기 때문이다.

해서 직접 현지 공안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항에 도착하니 미리 연락이 닿았던 海南대학의 법학교수인 모교수와

그 제자인 경찰이 경찰차를 대기시킨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내에 들어오니 저녁 8시가 다되어 갔다. 

간단한 식사를 위하여 식당을 찾았는데 식당은 커다란 홀에 옛날 우리

나라 대포 집 식탁 같은 양은으로 된 둥그런 식탁에 등받이가 없는

동그란 나무에 철제 다리로 된 의자가 영락없는 대포집 모양이었다.

 

그 식당에 들어선 순간 어느 테이블에선가 병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다 마신 맥주병을 다리 밑으로 주욱 쌓아 놓았는데 화장실을

가려던 친구가 일어서면서 병을 쓰러뜨린 것이었다.

근데 이 친구가 냅다 쓰러진 병을 다시 세울 생각은 않고 냅다 발로

차버렸다. 병이 소리를 내며 구르다가 벽에 부딪혀 깨지며 일순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 친구는 여유 있게 화장실로 향했고 별일이 없음을 파악한 다른

테이블도 다시 왁자지껄을 시작했다.

 

왠 깡패 같은 녀석이 다 있나 하고 생각하는 데 갑자기 그 깡패 같은

친구가 해남대학교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이 아닌가.......

그리곤 그 일행들과 자연스럽게 합석을 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해남대학의 모교수와 동기동창이며 지역 고등법원의

판사와 검사친구들이었다.

깡패로만 알았는데 이게 왠 극적인 반전?????

 

통성명을 하는데 예쁜 아가씨가 한 명 있었다.  물어보니 판사의

表妹(사촌동생)란다.

그런 줄 알고 있는데 옆에서 친구들이 낄낄거린다. 

진짜 사촌동생이 아닌 s동생을 표현하는 은어란다.

 

다음날 이런 화려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공안에 사건을 접수했다.

예상대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 조서를 작성하면서도 줄곧 한국 연속극 얘기를

하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을 보여주었다.

여러 사람의 입김 때문이었는지 사건 접수 후 일주일정도 지나니 연락이

왔다.

 

범인을 잡았는데 회사와 상담할 일이 있으니 북경에 오겠노라고......

다른 사건도 많이 경험해 보았지만 이건 정말 빠른 결과였다.

 

이럴 경우 공안의 출장비는 당연히 우리 회사가 부담한다.

알아서 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올라오기 전에 확답을 받는다.

공안에서 돈이 없어서 북경에 가긴 가야 하는데 출장비 청구를

못한다는 둥........

범인을 잡았다는데 그런 사소한(?)비용을 부담 못하겠다고 누가 감히

얘기하겠는가.

그리고 그들은 돌아가서 아주 당연히 다시 공안에 출장비를 청구한다.

 

시골에서 수도 북경에 왔으니 일단 관광은 기본........

그리곤 회사와 협상(?)을 한다.

이런 횡령 사건은 민사상 배상은 물론 형사적 처벌도 받아야 하는

사건인데........  공안이 회유를 한다.

 

“회사의 주 목적이 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겠나. 

반드시 형사처벌도 원하는 것이냐?  뭐 그렇다면 처벌도 할 수 있지만

그 친구 알고 보니 심장병이 있어서 집어넣어 봐야 병 보석으로 바로

나오게 된다.  괜히 회사가 원한만 살 수 있으니 돈만 받고 조용히 넘어

가는 게 어떻겠냐”

 

심장병?.......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그래서 동의를 한다.

 

이에 다시 공안이 입을 연다.

“그 친구 불치에 가까워서 병원비도 수월찮게 들어가고 집에 가 보니

부모 모시고 어렵게 사는 모양인데 탁탁 털어보니 16만 위안 밖에

없더라.... 그거라도 받아야 안되겠느냐?

 

역시 듣고 보니 불쌍하다. 또 없는 돈을 어쩌랴......

해서 나는 또 고개를 주억거린다.

 

불쌍해서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공안이 4만 위안포기에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하나 써 달란다.

그것을 받으면 돌아가는 즉시 16만 위안을 송금해 주겠단다.

그래도 80%회수면 나름 성공이다. 

4만 위안은 대손처리 하면 되고..........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공안이 정식 요구를 한다.

 

“이제 이렇게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게 되었다.  그 동안 우리가 그 놈

잡느라고 고생깨나 했다.  솔직히 우리가 아니었으면 20만 위안 몽땅

날렸을 것 아니냐.  중국 물정을 아는지 모르겠지만 대게 10~20%

수고비로 공안이 받는다.  이건 전국 통용 불문율이다”고.....

 

실제로 다른 지역의 다른 사건들도 이와 비슷하게 비용을 지출했다. 

그래서 역시 흔쾌히 동의한다.

 

그리고 나니 최종 손에 떨어지는 것은 약 11만 위안정도 되었다.

며칠이 지나서 잡혀갔던 영업사원이 풀려 나왔다.

빨리도 나왔다.  아마도 우리가 써준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 확인서가

약발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가 내게 전화가 왔다.

공안에 20만 위안 다 주고 별도로 형사처벌 무마비로 3만 위안을 더

주었노라고.......

심장병은 무슨 심장병? 지금 대학원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며......

 

 

그렇담 공안은 우리에게 수고비 5만 위안 및 삥땅으로 4만 위안

가져가고 범인에게도 형사처벌 무마비로 별도 3만원 도합 12만 위안을

챙긴 것이다.

 

사건 피해자인 회사는 고작 11만 위안 회수........

곰 재주 잘 부리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잘 부릴 줄은 몰랐다.

 

공안이 일부 못된 흥신소나 심부름센터 같은 데서나 할 짓거리를 한

셈이다. 한화의 조폭사건에 우리 경찰의 대응을 보니 갑자기 옛 생각이

떠올라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