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소자본으로 창업하기
출처 : 칭다오 도우미 마을 카페 스프링 님 글
컴플러스 김성호 대표(shanghai@kotra.or.kr)
필자는 2000년 처음으로 중국이라는 땅을 밟았다.
당시 직장인이었던 나는 청도 근교에 있는 현지 공장의 ERP 시스템
개발을 목적으로 업무 분석 및 현지의 인터넷 사정을 검토하기 위해
출장을 왔다.
그 당시 청도 국제공항의 시설은 한국의 작은 마을 간이역 정도의
시설로 과연 비행기들의 이착륙에 문제가 없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공항에서 공장까지 약 100KM정도의 떨어져 있어 공장에서 마중 나온
교포직원과 같이 국도를 이용해 이동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자전거도 지나가고, 경운기도 지나가고, 앞의 차가
조금만 늦게 가면 중앙선을 넘어 가는 아슬아슬한 곡예운행 끝에 공장에
도착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중국의 첫인상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다. 내 눈에는 그것이 궁핍하고 무질서한 나라가 아닌 기회의 나라로
보였고,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파고든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후 중국을 자주 들락(?)거리면서 중국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웠고
동시에 그들이 생각처럼 호락호락 하지 않음도 점차 알게 되었다.
2002년에 8월 중국 공장의 ERP 시스템 개발 및 교육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할 때쯤 중국에서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약 2년간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IT관련 사업뿐임에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떡밥을 던져 보기도 하였지만 적지 않은 수업료만 내고 결국 내가 잘
알고 또 잘 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컴퓨터 회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중국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하고 있는 상해를 중국으로의 도전의 출발지로 결정을 하고,
2004년 3월15일 중국 상해에 도착 했다.
그 당시 알고 지내던 중국 교포의 도움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면하고
비교적 빠른 시간 내 적응해나갈 수 있었다.
우선 나는 중국 적응기간을 가지기 위해 그 분의 소개로 당시 컴퓨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과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직장에서 전산개발 및 시스템 운영 팀장으로만 10년을
근무한 탓에 영업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왕초보였고, 소위 “을의 입장”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도 거의 없었다.
그런 나에게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찾아가 만난다는 것은 조금은 두렵고
힘든 일이었다.
다행히 그 방면에 이미 득도를 하다시피 지인과 함께하면서 언제나
누구를 만나든지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며
준비를 했다.
5개월 후인 2004년 8월1일 드디어 자본금 50만 위앤의 기업을 세웠다.
공인회계사를 선정하고, 은행에서 계좌를 열고, 세무서, 등기소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서류를 접수시키고 일 처리를 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이 차량 구매였다.
5개월간 차 없이 버스와 전철로 상해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어느 정도
지리 파악은 했지만 이 넓은 상해 땅에서 일 처리를 신속하게 하려면
차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어서이다.
이쯤에서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상해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차량 구매가 아닐까
싶다. 그 이유는 보통 회사설립 준비 단계에는 3명 이내의 직원들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기동성이야 말로 직원들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보통 중국에 발령을 받아 오면 일부는 다행히 상해에 대해
이미 잘 아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데, 낯선 곳에서 택시를 잡아 기사에게 주소를 가르쳐 준다 해도
50%정도는 아예 모른다고 하고 80%정도는 목적지를 못 찾아 헤매기
일쑤다.
경제적인 낭비는 차치하고라도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시간적인
낭비가 너무 크다. 직원 복리를 위해 차를 구매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초기 차량 구매는 매우 필수적
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내가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 중국어의 중요성이다.
다행이 이곳 상해는 국제도시에 걸맞게 영어가 어느 정도 통하는 곳도
있지만 그 지역이 호텔 등 매우 제한적이어서 중국어를 아예 모른다면
벙어리, 귀머거리가 따로 없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어는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유창한 중국어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부럽기도 하다.
필자 역시 중국어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 터라 현재 중국어 실력
이래 봤자 성조와 문법을 거의 무시하는 써바이벌 수준이다.
내 전공이 말해주듯이 언어에 큰 소질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어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한 필자 중국어를 습득하기 위해 실행한 것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직원들을 전부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중국 사람들을
채용 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서로의 의사소통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어찌됐던 중국어를 해야 하는 그만큼 빠른 중국어 습득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가끔 그때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으니 장족의
발전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지금은 한국 고객들이 많아 1명의 교포직원이 있지만
아직도 사무실내에서는 중국어를 쓰려고 노력 하고 있다.
회사를 시작할 당시 회사엔 나와 운전기사 2명이 직원의 전부였다.
처음엔 준비를 하는 단계라 생각 하고 컴퓨터 구매처와 부품구매처 등을
찾아 다니며 주로 발로 뛰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교회에서 알게 된 무석에서 공장 설비공장을 운영 하시는
사장님 한 분이 처음으로 일거리를 주셨다.
그 후 그 분을 통해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고, 나 또한 그분의 명성에
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업무 처리를 했다.
그렇게 시작한지 3년 지난 현재 직원은 15명으로 불어났고, 북경에도
작지만 분점을 내게 되었다.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15명의 직원 중 1명은 거의 컴플러스의 시작과 함께 한 창업
공신이고, 4명은 2년 정도 같이 일을 하였고, 나머지는 1년 전후의
직원 들이다.
지금도 가장 어려운 점은 좋은 사람을 구하는 일인 것 같다.
다른 회사들의 관리 부장님들도 나와 같은 문제를 토로 하곤 한다.
나의 경우 우선 중국 구인 인터넷 사이트의 구인란을 활용하거나 기존의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면접을 보는 방식을 택한다.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신입인 경우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거처야 겨우 스스로 A/S를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한국 고객이 있기 때문에 한글
WINDOWS를 사용할 줄 모르면 혼자 일에 투입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교육을 통해 충분히 해결 할 수 있지만 더
어려운 일은 그들과의 문화 차이이다.
지금도 신입 사원들이 들어오면 가장 중요하게 강조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중국지원들과의 문화차이를 느끼는 부분이 인사하는 부분이다.
고객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그 회사의 관리자를 찾아가서 나는 어느
회사의 누구인데 무슨 일을 하러 왔다고 보고를 하고 일을 시작하라고
교육을 시켜도 우리 직원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왜 그래야 되는지 오히려 물어 본다.
한번은 직원이 거래처에 A/S를 하러 갔다 와서는 불평을 늘어놓아 물어
보았더니 한국관리자에게 혼나고 일도 처리 못하고 왔다고 했다.
거래처 관리부장님에게 연락을 해보았더니 자기 회사 직원이 아닌 어떤
사람이 기밀사항이 많이 저장 되어 있는 중요한 컴퓨터를 만지고 있기에
물어 보았더니 A/S 중이라는 말을 들으시곤 먼저 보고도 없이 중요한
컴퓨터를 만져 담당직원과 A/S를 하러 간 직원에게 화를 내고 쫓아
내었다고 했다.
우선 사과를 하고 직원에게 왜 거래처에 가면 인사를 하거나 관리자에게
보고를 하고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지 설명을 하고 단단히 주위를 시키곤
한다.
또 다른 예로 사무실 내에서 인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
쑥스러워서 그런지 직장 내에서 서로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 소, 닭 보듯 하는 직원들에게 주의를 주면 알겠다고는
말하는데 이해하는 눈치는 아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꾸어 내가 출근을 하면 먼저 이름을 부르고 인사를
하였더니 이제는 자동적으로 그들이 출퇴근 시 인사를 한다.
참으로 중국직원들에게 인사 받기 힘들다.
내가 많이 듣는 이야기 중에 중국 사람들은 이렇고 저렇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이 기회로 들린다. 그들이 갖추지 못한 것들을 우리는
갖추고 있다. 그 틈새를 노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IT는 설치부터 A/S까지 오랜 시간 고객과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업체의 경우 A/S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짝퉁천국인 중국에서 짝퉁 자재를 구하는 것은 쉽고, 그것을 사용해서
작업을 하면 정품으로 작업 하였을 때 보다 30%이상의 이윤이 남는다.
사업하는 사람에겐 분명히 유혹이다 그러나 문제는 A/S이다.
짝퉁은 A/S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설치 시 분명히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후 잦은 A/S로 설치회사의 신뢰도는 바닥이
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중국 업체의 경우 그 유혹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내 거래처 중에도 처음 중국 업체로부터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설치하여 잦은 고장으로 A/S를 받아오다 설치 후 2개월 이후엔 아예
A/S처리가 안 된다고 연락이 와서 가보면 대부분 그 짝퉁을 사용하여
설치 한 경우다.
좀 심한 경우에는 네트워크 구성을 다시 해야 하는 회사도 있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이제 회사나 가정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
이다. 그럼으로 구매 전에 전문가와 상의를 하여 안정적이고, 적정한
장비와 컴퓨터를 선택하여 구매 해야만 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는다.
쉬자후이 지역은 상해에서 가장 큰 전자상가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그 곳의 5개 정도의 건물 대부분은 전시장이고, 그 외는 도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모여 있는 곳이다.
처음 구매처를 구하기 위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가격 조사를 하고,
상품의 질을 확인하고 하여 가장 적정한 곳을 1군데 정해서 거래를 시작
했다.
당연히 처음엔 모든 것이 현금으로 거래를 했고 서로에게 신뢰를 쌓아
6개월 이후엔 한 달에 1번씩 결재하기로 하고 거래를 했는데,
문제는 가격에 있었다. 컴퓨터 부품은 금처럼 매일 그 시세가 다르다.
따라서 조금 비싸지기도 하고 조금 싸지기도 하지만 수량이 많지 않을
경우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신제품이 출시 될 경우 기존의 부품들의 가격은 20%정도 저렴
해진다.
처음엔 이런 사정을 몰라 약 1년 정도를 처음 가격으로 구매를 하였다.
그러다 점차 거래처가 많아지면서 구매를 전문으로 하는 직원을 뽑아
구매를 하다 보니 기존의 가격보다 1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 졌다.
처음엔 부품의 가격이 낮아지면 단가를 낮추어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어 구매처에 화를 내려다가 그런 것들을 확인 하지 않고
구매한 내가 더 큰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 좋은 경험을 한 것으로
생각을 바꿨다.
지금은 수시로 시세를 확인 하고, 3군데 정도의 거래처의 가격을 비교
하고 있다. 오래 거래 했다고 단골이라고 저렴하거나 좋은 물건을 줄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이다.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사려면 발로 뛰어야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구매처에서도 좋은 거래처이고 좋은 사장이라고 생각해 주는 것
같다.
나와 같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자금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특히 중국의 대명절인 춘절과 노동절 그리고 국경절이 바로 그때인데
거의 1달간 자금이 묶이게 되는 경우가 있어 사업을 처음 시작한
나에게는 적지 않은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보통 작은 회사의 경우는 바로 은행에 입금을 시켜 주거나 현금으로
대금을 지불하지만 규모가 큰 회사의 경우 내부 결재를 받고 자금을
지급할 수 있는 날이 한 달에 특정일 한 번으로 제한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업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공사나 납품을 하고 수금 때까지
1달 반을 기다려야 하고, 보통 구매처에는 대금을 명절 전에 입금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경절로 기억된다.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만에 처음으로 맡게 된 큰 공사였던 대기업 납품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던 건이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을 진행했고, 공사도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결재였다.
1주일 후에 국경절이 시작되는데 구매처에는 구매처대로 대금 지금을
해야 했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국경절이라고 고향을 가려는 직원들에게
급여도 지불해야 해서 인민폐 40만원정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관리부장님은 한국에 출장 중이시고, 자금 부분을 전혀
생각지 않은 나는 구매처 및 직원들에게 신용을 잃을 위기를 맞았다.
우선 있는 돈으로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불하고 구매처 사장에게 찾아가
내가 국경절이 처음이라 은행이 1주일간 휴무인지 모르고 자금 준비를
못했으니 국경절이 끝나면 바로 입금을 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회사 수표를 끊어주어 겨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실수였지만, 경험하지 못한 상황
앞에선 또 흔히 겪게 될 수 있는 위기기도 했다.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며 웃을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밥이 목에
안 넘어갈 정도로 피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예전에 할머님이 말씀하셨던 장사하는 사람의 뭐는 개도 안 먹는다는
이야기가 참으로 현실로 다가왔던 순간이었다.
이제 겨우 3년 정도의 경험으로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나 주제가
넘는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격은 실수를 이 글을 읽은 누군가는 나보다 조금은 나은
조건으로 시작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본다.
주위에 중국에서 10년이 넘게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가끔 그분들과 만나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인다.
막상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내가 한 것은 별로 없고 주위에서 도와주신
분들만 많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다음 주부터는 그 동안 연락을 하지 못한 분들에게 연락을 해서
내 마음을 전해야겠다. /끝/
'중국 창업을 준비하며 > 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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