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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을 그만둔 사람의 쇼핑몰 창업일기 (2)

주님의 착한 종 2007. 8. 16. 10:15
1) 상품 촬영

쇼핑몰 오픈할 준비는 왠만큼 된 듯하고, 조금 가지고 있던 종자돈으로

거래처에 가서 물건을 때와야 했다.

사실 남은 돈이라 할 것도 없이 쇼핑몰 제작하는데 있어서는 쓴 돈도 없다.

 

워낙 적은 돈으로 시작하다 보니 쇼핑몰 제작에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창업비용은 모두 물품 사입비로 사용해야했다.

사실, 처음 들고 시작한 창업비용은 80만원.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돈이다.

아마 쇼핑몰을 운영해 본 사람이라면 80만원으로 쇼핑몰을 창업한다고

했으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했을것이다...

 

흔히, 요즘 쇼핑몰이 속속들이 생겨나면서 인터넷 쇼핑몰은 오프라인과는

달리 매장을 따로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아주 적은 돈으로 창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다.

 

나 역시 준비를 하면서 누구보다 뼈 저리게 느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포기할 수도 없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지만, 내 고집으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부모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내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 아무에게도 손 벌리지 않고 3달간 아르바이트 하면서 내 힘으로 모은

돈으로만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쇼핑몰 솔루션 무료로 받아, 싸이트 제작 및 디자인 역시 직접

야 했고, 모든 면에 있어 최소비용으로 창업을 해야했다.

상품 촬영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얻은 정보로는 상품 촬영셋트, 조명만 해도 10만원은 훌쩍 넘기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내린 결론은 촬영셋트, 조명 모두 직접 제작하고,

디카는 윗층에 사는 친척 동생에게 빌려 쓰기로 하였다.

 

일단, 동네 문방구에 가서 500원 짜리 '하드보드지' 두장과 전지 한장을 사고

철물점에서 1000원짜리 소켓을 하나 사서 집으로 들고와 방안에 앉아

상품촬영셋트와 조명기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상품 촬영 셋트는 하드보드지로 틀을 만들고 벽면과 밑면에 전지를

곡선이 되게 붙였다.

또 인터넷에서 주어 본 대로 양 옆면에 은박호일을 붙였다.

 

조명 기구는 두개를 사용하기로 하여, 하나는 고등학교때 쓰던 스텐드로 하고

나머지 하나는 철물점에서 사온 소켓과 집에 있던 전구, 피트병, 은박호일로

만들어 완성하였다.

비록 외형은 볼품 없었지만 조명으로써의 기능은 오히려 스텐드 보다도 뛰어

났다.

또 [가면] 같은 경우엔 보조기구(?)가 필요했기 때문에 '머리통'을 만들어

[가면] 촬영시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 검은색으로 칠한 부분은 눈으로 들어갈 부분이고

  컵은 배경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흰색으로 감싸았다.

 

결국 500원짜리 하드보드지 2장 + 1000원짜리 소켓 + 전지 100원 = 총 2,100원으로 상품 촬영을 진행하였고,

매번 사진 촬영을 할 때마다 윗층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디카를 빌려쓰는 

불편함을 겪었지만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그런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사실 이것 역시 상품이미지의 중요성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 으로는

조금 적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고

다른 부분에 좀 더 투자를 하고자 함이었다.

 

이렇게 상품을 촬영해 보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익혔고, 상품 촬영 만큼

중요한 것은 포토샵 작업이라는 것을 느꼈다.

특히 어쩔수 없이 드러나는 뒷배경. 배경처리를 함에 있어 포토샵은 굉장히

중요하다.

 

 

        => 

 

이렇게 초기 사입 물품 몇 십개 가량의 종류를 사진 촬영하여, 상품을 등록

하였고 이제 정식 사업자 등록을 하고 드디어 쇼핑몰 오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당시 촬영한 상품들 中

 

 

(2)쇼핑몰 오픈

2007년 3월 말.

도매처 확보, 쇼핑몰 제작, 상품 등록, 택배사 계약 등등..

모든 쇼핑몰 오픈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러 세무서를

찾았다.

신고하러 오는게 뭐 그다지 기쁠만한 일도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뿌듯하고

의욕이 넘친다...

간이과세자로 등록하였기 때문에 통신판매업 신고는 별도로 하지 않았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쇼핑몰 오픈.

쇼핑몰을 준비하는 3개월 동안에 어느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입학했다.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학교에 가서도 온통 쇼핑몰 생각뿐이었고,

공강 시간엔 항상 전산실에 가서 관리자 모드를 모니터 하곤 했다.

쇼핑몰을 오픈하고 약 일주일 만에 '명함'과 쇼핑몰 로고가 찍힌 스티커가 

나왔다.

내 이름 석자가 찍힌 내 생에 첫 명함.

비록 명함 디자인 역시 직접해서 조금 허접해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가장 소중한 내 분신처럼 느껴진다.

 

 

아, 그리고 아직 빠진게 하나 더 있다.

쇼핑몰 내에 카드결제 시스템 장착.

비록 조그만 쇼핑몰이지만 나름대로 갖출것은 다 갖추고 싶었다.

PG사와 연락을 하고 필요한 서류를 보내기 위해 인감증명을 �러 의기양양

동네 동사무소에 갔는데, 법적으로 아직 미성년자라 부모님과 함께 오라는

굴욕도 있었다 ㅋ

 

어쨋든 이렇게 마지막으로 카드결제 시스템까지 신청을 하고, 본격적으로

홍보에 들어가야 했다.

 

쇼핑몰 창업자라면 누구나 의욕에 넘쳐 쇼핑몰을 오픈하고 첫 매출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역시 첫 매출은 예상처럼 쉽게 발생하지 않고, 며칠을 기다리는 것이  보통인 듯 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이, 첫 판매를 비교적 빨리 이룰수 있었다.

 

첫 고객은 다름 아닌 형의 부대에서 함께 근무하는 부사관 간부.

당시 형은 군복무 중이었고, 마침 내가 팔던 물건중 간부가 찾는 물건이

있어 형이 소개를 시켜준 것이었다.

 

가장 기쁜 첫 매출을 기록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배송을 위해 포장을 한다.

첫 고객인 이유도 있지만 형님의 군대 상관이라는 점을 생각하여 사은품도

이것저것 듬뿍 담아 편지까지 써서 배송했다.

 

물론 내용에는 쇼핑몰 및 상품 소개와 마지막으로는 형님을 잘 봐달라는

부탁 ㅎ

 

이렇게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고, 쇼핑몰 성공에 대한 열정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