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을 그만둔 사람의 쇼핑몰 창업일기
출처 : 내가게 쇼핑몰 글쓴이: 조용민
저는 지금 쇼핑몰을 하고 있진 않지만
3년 전에 쇼핑몰을 운영하였고, 지금은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내 가게를 매일 들어와 글을 올리면서 운영 수기를 많이
남겼었는데 지금은 기억하고 계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쇼핑몰 시장은 더 커지고 쇼핑몰 창업에 시도하는
분들의 연령층도 더욱 젊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적은 돈을 들고 시작하여,
사실 돈을 많이 벌지는 않았지만 돈 보다 값진 경험을 많이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저와 비슷한 조건인 분들께 허접한 제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며칠 전부터 블로그에 창업일기를 쓰기 시작하다가,
이곳에도 함께 써 볼까 합니다.
80만원을 들고 시작하여 쇼핑몰 제작, 상품 촬영, 홍보, 제휴,
마지막 가판을 하기 까지 1년간의 경험을 간단하게 줄여서
블로그와 함께 이곳에 조금씩 글을 올리려고 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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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넷 쇼핑몰을 만나다.
2003년 11월 5일 '2004학년도 수학 능력 시험'
수능을 치르고 집에 들어와 인터넷으로 종이 쪼가리에 적어온 답을
맞춰봤다. 채점을 하면서도 몇 번이나 다시 확인을 했는지 모르겠다
공개된 정답이 맞는지가 의심될 정도로 결과는 형편 없었다.
특히 언어영역! 사실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수험당일 1교시인 언어영역
시험을 치르는 동안 극도로 긴장한 탓인지 머리가 굉장히 아팠다.
식은 땀을 흘리며 힘겹게 문제를 풀어댄 게 불안하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점수는 실망스러웠다.
나는 그날 캄캄한 방안에 앉아 눈물을 흘려야 했다.
원래 학창시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뒤늦게 나마 정신을 차리고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채점의 충격으로 부모님 얼굴을 뵐 면목이 없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아버지께선 방에 들어오시더니...
후회 하면 뭐하냐. 열심히 했으면 된 거라고..
수능도 끝났는데 친구들이랑 놀고 오라는 말씀을 하셨고
나는 아직도 그때의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그렇게도 바라던 수능을 마치긴 하였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그리 즐겁진 않았던 것 같다. 매일 노는 것도 마음이 불편하고
솔직히 재미있지도 않아 수능 일주일 만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노원역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서빙일을 하였고,
처음으로 내 손으로 돈을 번다는 것에 힘들면서도 재미있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고등학생에서 사회로의 첫걸음을 내딛는 준비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2개월...
돈을 번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보통 오후 5시에서 6시 정도 출근하여 밤 늦게까지 일을 하면서
받는 돈은 시급 2,500원.
퇴근이 12시가 넘어가는 날이면 마을버스가 끊겨 한겨울 주머니에
손을 넣고 50분 정도를 집으로 걸어가곤 했다.
한 시간을 열심히 일을 해서 받는 2,500원으로 택시를 탄다는 것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목돈을 모아 통장에 저금을 하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비록 작은 돈이었지만, 그렇게 일을 하면서 돈 맛(?) 을 알아버린 걸까,
점점 더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하나만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두 개를 하자니 체력적으로도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틈만 나면 인터넷을 뒤지면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부업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회원을 끌어들여 내 아이디를 추천토록 하고 그렇게 수익을 얻는
다단계 형태의 추천인 싸이트,
광고를 봐주기만 해도 돈이 쌓인다는 싸이트, 투자하면 몇 배로 불려
준다는 싸이트, 이런 저런 귀가 솔깃하는 정보는 많았지만 다행히도
평소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쉽게 빠져버리진 않았다.
참, 경품이벤트 진행하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며칠간 죽어라 경품
응모를 해본 적도 있다.
경품 당첨은 결코 운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이라는 것을
그때 깨달은 것 같다.
돈을 더 벌고자 인터넷을 방황해보긴 했지만 이렇다 할 눈에 와 닿는
정보를 주진 못했고, 또 시도는 해봤으나 효과가 없어 초반에 그만두기
일쑤였다. 물론 모두 무자본..
그러던 중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것을 만나게 된 것이다.
처음 만난 쇼핑몰은 [분양몰].
60만원을 선납하면 웹싸이트를 제작. 제공하고 상품등록, 배송 등
모든 것을 대행해주는 곳이었다.
그저 나는 홍보만 하면 된다는 말에 쇼핑몰 지식이 전혀 없던 나에게
역시 솔깃하는 정보가 아닐 수 없었다.
혹한 마음에 부모님께 우선 설명을 드려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승락을 부탁 드렸고, 그 곳을 한번 살펴보신 아버지, 어머니의 대답은
같았다.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것은 사업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
나는 한참을 고민했고 결국 아쉬움을 뒤로한 채 분양몰 분양을 포기
해야 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무슨 일을 시도할 때마다 부모님과 상의를
하였고, 그 뜻과는 다른 내 불만과 고집도 있었지만 결과를 봤을 땐
거의 옳은 방향을 제시해주신 것 같다.
부모님이야 말로 나에게 있어 최고의 인생 스승이자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마음 먹으면 반드시 하고야 만다는 내 성격.
쇼핑몰이란 걸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 일을 저지른 것이다.
분양몰이 사업성이 없다면 내가 직접 싸이트를 만들어 내가 정한
아이템으로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인터넷을 통해 쇼핑몰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만큼 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공부는 하기 싫어하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꼭 이루고자 하는
열망으로 새벽까지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동시에 포토샵을 배워야만 했지만 포토샵이라는 것을 한번 실행조차
해본 적 없는 나에게 너무도 어려운 과제였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늘 있었지만
그럴만한 여건도 없었기 때문에 책을 보며, 인터넷을 보고 따라 하며
익혀야 했다.
이것저것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면서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하였는데, 그 때 당시의 생각은 의류나 생필품과 같은 품목은 현재
시장도 워낙 많고 경쟁이 치열해서 힘들 거라고 판단하여 뭔가 특이한
것에 도전해보고자 했다.
그러다 얼마 전 우연히 본 '엽기상품 쇼핑몰' 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매우 흥미있게 봤고, 신기하고, 사고 싶은 충동을 느꼈기 때문에
남들도 같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고, 특이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유리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막연한 생각이 후에 후회를 가져다 주었다
어쨌든 이렇게 나름대로의 아이템을 설정하였으니 물건을 공급해줄
도매처를 찾아야 했다.
운이 좋게도 오프라인을 헤매기 전에 온라인에서 공급처를 수배하여
도매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 곳은 직수입 회사로써 처음 그곳을 방문하였을 때, 내가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여 일단은 이 곳과의 거래만으로도
초기 판매는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도매처도 확보가 되었으니 본격적인 싸이트 제작을 하기 시작했다.
매우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하였기 때문에 싸이트 제작에 있어 많은
돈을 투자할 수가 없어 무료 솔루션 업체를 이용해야 했다.
독학으로 배운 어설픈 실력으로 쇼핑몰을 디자인 하였고, 나름대로의
구색을 갖춰나갔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아이템 특성상 쇼핑몰
디자인이 어설프더라도 어느 정도는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싸이트를 제작하면서 쇼핑몰 도메인 및 상호를 생각해봤다.
단순하면서도 외우기 싶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
한참의 고민 끝에 지어낸 이름은 톨아이(TALLi).
혼자만의 해석일지 모르겠지만 '키가 큰' 의 뜻인 영어'tall' 과 한국식
발음인 '아이' 의 'i' 를 붙여 "큰 아이"
즉, 아이템 특성을 살려 완구류를 판매하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아닌 성인들이 재미있어 하는 장난감으로 큰 아이라는 해석이다.
또 한가지는 엽기라는 컨셉을 전달하기 위해 "또라이" 라는 발음을 주는
것이다.
(물론 지금 이 도메인은 다른 분이 쓰고 있을 듯...)
이렇게 3개월간의 준비과정을 마치고 2004년 3월 싸이트를 완성시켰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차근차근 공부한대로.. 하나하나 진행해나가기 시작했다.
택배사 계약. 사실 많은 물량을 내줄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3000원에
계약. 택배 박스 및 에어캡등 주문.
무통장 입금 확인 할 수 있도록 인터넷 뱅킹 신청.
상품 등록을 위한 상품 촬영.
사실 다른 것보다 초기 준비과정에 있어 쇼핑몰 구축만큼 어려운 것이
상품 촬영이었다.
몇 십 개의 상품을 촬영하고 포토샵 작업하여 올리는 것이,
경험이 전혀 없던 나에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경험도 경험이지만 여기서도 적은 자본으로 인한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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