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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월수익 1600만원 주부 사장 "남편 직장 관두게 했죠"

주님의 착한 종 2007. 7. 11. 11:03
[신창업시대- 수퍼 주부 사장들] [2]비빔밥집 운영 이정민씨 비빔밥과 죽으로 월수익 1600만원

허름한 식당 일색 시청역 상권에 젊은 직장여성 취향 겨냥해 성공 “은행 맞벌이 할때보다 두배 더 벌어요”

13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2시쯤 본비빔밥 서울 시청점 ‘사장님’인 이정민(37·사진)씨는 연달아 들어오는 손님을 향해 거의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며 서빙을 지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이 사장은 16평짜리 비빔밥 점포와 영등포에 위치한 10평짜리 죽 전문점을 합해 월 1600만원대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전국 본비빔밥 28개 점포 중 여성 점주 비율은 65% 정도이고, 이 사장 점포 매출이 가장 높다.

이 사장은 13년간 저축은행에서 비서·영업파트 일을 하다 둘째 아이를 낳은 뒤 전업주부 생활을 2년 했다. 그는 “노후를 위해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시도한 사업이 조그마한 죽 전문점이었다”고 했다. 이후 1년도 안 돼 올 2월부터 시청역 근처에 현재의 비빔밥 가게를 추가로 열면서 수익이 크게 늘었다. 두 점포를 여는 데는 친척에게 꾼 돈 등을 합해 4억여원이 들었다.

이 사장이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점포입지를 잘 선택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곳은 7년간 분식집·초밥집·옷가게 등 서너 번 주인이 바뀌었어요. 이 사실도 계약을 하고 나서 알았어요. 주변에서도 ‘이번엔 언제 그만두나’ 지켜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달랐다. 상권조사를 해보니 주변에 직장여성은 많은 반면 이 지역 음식점들은 대부분 허름한 홀에서 탕 종류를 먹어야 하는 남성 취향이란 걸 파악했다. 젊은 여성들에게 깔끔한 인테리어와 비빔밥 메뉴는 인기를 끌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예상은 적중했다. 하루 200그릇이 나가는데, 이 중 70%는 20~30대 젊은 직장 여성들이었다. 10%는 일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장사에서 목의 중요성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저축은행 근무시절 다진 서비스 마인드도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금융회사에서 교육받았던 ‘고객이 원하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원칙이 중요했음을 깨닫고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은 “얼마 전 한 50대 주부가 전골을 시켰는데, 맛이 없으니 해물비빔밥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어도 군말 없이 다시 내갔다”고 했다. 그 고객은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짓기 시작하더라고 말했다.

비빔밥 점포를 열면서 남편 최대식(42)씨를 설득,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동업자로 변신시켰다. “남편도 저축은행에서 근무했었지만 금융기관에선 40대 중반만 되면 퇴직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잖아요. 어차피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지금 하자고 설득했어요.” 이 사장은 “부부가 저축은행을 다닐 때보다 수익이 두 배 가량 나오니 힘든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셋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아침에 아이 둘을 각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가는 걸 챙겨주고, 오후 4~5시쯤이면 남편에게 가게를 맡기고 아이들을 보러 집으로 들어간다. ‘막내가 태어나면 육아는 어쩔 생각이냐’고 묻자 밝게 웃으며 “또 한 번 연구해 봐야죠”라고 대답했다.

[호경업 기자 hok@chosun.com]

출처 : 중년정보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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