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 가지 방법
아직 무역에 입문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무역이라고 하면 왠지 멋있고
자유롭고 돈도 수월하게 벌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무역현장
에서 일해 보면 힘이 들 때도 많고 시간적으로 쫓길 때도 많으며
돈을 벌기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무역처럼 입문하기가 쉬운 것이 없는 반면에 무역으로 성공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기 짝이 없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경쟁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경쟁은 있기 마련이지만 무역처럼 경쟁이 심한 분야도
드물다.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데다가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무역상들과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부푼 꿈을 않고 무역에 입문하지만 그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무역에 입문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무역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욕심을 버려야 한다.
처음 무역에 입문한 사람들 중에는 금방이라도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이니 잘만 풀리면 국내사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소소한 거래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소위 대박성 오더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무역 일을 해본 사람치고 시멘트나 알루미늄과 관련한 대형
인콰이어리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다.
초보자들 중에는 이런 대형 인콰이어리를 접하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금방이라도 거래가 성사될 것처럼 거액의 원자재거래에
따르는 금융절차에 대해서 궁금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한 연고가 없는 한 무역초보자에게 이런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 올 확률은 지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거액이 걸린 거래일수록 종합상사를 비롯해서 오래 전부터
해당분야에 정통한 내로라하는 무역상들이 있기 마련이고 신출내기가
해당분야의 소위 전문가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초보자라고 해서 대형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만
처음부터 대박성 오더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결과적으로 욕심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대형 오더일수록 무역사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무역사기꾼은 대형 오더를 빌미로 접근해 오기 마련이다.
대박을 이루겠다는 욕심에 눈이 멀어서 무역사기의 징후를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을 악용하는 것이다.
첫 거래부터 대형 오더 얘기가 나온다면 좋아하기에 앞서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욕심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무역의 세계이기도 하다.
둘째,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무역에 입문한 사람들 중에는 시작하자마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해외업체에 거래제의를 하자마자 답장이 와서 오더가 성사되는 걸 당연
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무런 연고나 경험이 없이 무역을 시작해서 첫 거래를 성사시키기
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연락을 주고받은 해외업체 중에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보다는
중간에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모든 거래조건에 합의하고서도 대금결제방식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서
거래가 깨지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국내거래에 익숙한 사람들
에게는 오랫동안 뜸을 들이고서도 그 중의 극히 일부분만 실제거래로
연결되는 무역거래가 답답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개중에는 한시라도 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자 일을 서두르다가
오히려 일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무역 일을 서두르다 보면 무역사기에
휘말릴 가능성만 높일 수도 있다.
성격이 급한 사람일수록 성공하기가 힘든 분야가 바로 무역이기도 하다.
셋째, 남의 힘을 빌릴 줄 알아야 한다.
무역거래를 하다 보면 국내거래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수가 있다.
물건이 운송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사전에 통관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으며 예기치 못했던
클레임에 휩싸일 수도 있다.
처음 무역에 입문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전에 무역전반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무역공부를 열심히
하더라도 실제 무역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역거래란 것이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역에 입문하기에 앞서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무역거래와 관련된 업무에는 각각
해당분야에 전문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운송은 포워더, 보험은 보험회사, 통관은 관세사 그리고 대금결제는
거래은행의 담당직원이 각각 해당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앞서 언급한 각 분야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해 나가는 습관을 들인다면 무역 일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사자간에 원만한 해결이 불가능한 분쟁이나 클레임이
발생하면 대한상사 중재원이나 국제변호사 등의 힘을 빌려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단 무역 일을 할 때뿐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욕심을 버리고 참고
기다릴 줄도 알며 필요한 때 남의 힘을 빌려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세상살이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출처: 이기찬 무역연구소(www.you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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