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동네북님의 중국소무역경험일기

경험일기 095 - 대책이 안 보이는 사람들..

주님의 착한 종 2007. 2. 14. 15:29

( 하이윈난, 동네북님의 경험기)

아흔 다섯 번 째 이야기


한 달에 한 번, 한 컨테이너씩 가져 간지 어언 1년하고도 6개월.

늘 거래하는 집의 직원이 반드시 상해로 마중을 나가 모셔와야 하며

술은 아예 룸싸롱이 아니면, 목구멍에서 넘어가지 아니하는
머리에 기름 반지르르 하게 올백 넘기고 늘 드나드는 분이 있는데


분명 그 사람이 그 분야에는 상당한 노하우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그가 나의 사무실을 언뜻 찾아 왔습니다.

그럭저럭 나이도 40대 중반에 걸려 있어,

동네북과는 사업 이야기보다는 인생을 조금은 이야기 할 만큼

서로가 고생의 기간을 가진 듯 해서, 그래서 반가운 듯 이야기 꽃을

피워갑니다.

이윽고, 사업의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내사 마, 딱 이선생만 딱 믿소.., 그라이끼네 이선생이
내가 주문 할락카는 거 좀 마타서 보내주이소.."

"내가 뭘 주문 할려고 하는지도 모르고..그건 차차 진행하지요..?"

"그기 아이고 내일부터 원래 내가 아삼보삼하게 알아 논 업체도 있고

하이끼네, 직원하고 가치 가서 계약만 하면 된다 아잉교"

"???"

"아따~ 이상하네예..? 딴데는 이카면 처억 알아 묵던데예.."

"????"

"그카이끼네.. 그 물품들을 우리 집 가게에 딱 갖다 놓은 데 전부

얼마 드는 지만 갈챠 주면, 내가 내일 한국에 따악 전화 한통 해뿌면

입금됩니더"

"??????"

"와요..? 물건이 얼마 안되갓꼬 실심꺼..?"

"그게 아니라..뭔 물건인지, 부피는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냥 갑자기 다짜고짜 이렇게 이야기 나오면 뭐라 답변을 해야 하는지

나원참...승질도 디기 급허네.."

"아이고..걱정 딱 놓소.. 이우서 가지 가면 뻔하지예..
 그라고 내가 이바구 안했능교.. 잡화쟁이락꼬.."

그래서, 자신은 이미 이우에서 물건하여 간지가 벌써 일년1년 반이나
지나서, 한국의 자신의 마을에서는 중국 무역통으로 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어 가면서, 품목 마다 따져서
다시 비용을 산출 하여보니..

이건 온통 비용만 쓴 것뿐입니다.
운송에서, 매입에서, 수출입의 제반 비용에서, 환차손에서.. 그리고,

그 기분에 술 받아 먹는 재미인지, 혼자 드나들면서 들은 제 경비까지

합치면... 이건 동네북이 봐도, 아주 멍청한 초보 중에 초보입니다.
이런 사람 괜시리 거래하면.. 뒷날 골 아플 것 같습니다.

동네북 입장에서 보면...
어찌 이런 사람이 중국에서 선수한테 아직 포착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한방 먹이자...
"보소 아제요.. 그냥 그렇게 물건 해 갈려면..한국에서 그냥 사이소.."

"모라꼬예..?"

"여기서 아제가 물건 해가는 것 보니까..대책이 안 서네요.."

아마도 아직도 한국의 조금 작은 도시에서는 서울이나, 경기권 등지에서
물건을 수입상에게서, 아니면 유통점에서 재차 받아 공급되는가 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사람이 물건을 하여서 자기 고향에 저렇게 덤탱이

맞아가면서 공급하여도 남으니까...저러지요..?

무역이란...
아무리 작아도 매입자와 판매자간의 작은 것을 두고서라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도 하면서..
한 때는 서운하였다가 다시 한편에서 미안해 하고..
그렇게 싹을 틔우고, 길러 가야 감칠 맛이 나는 법...

이렇게 막무가내는 정말 싫어집니다.

동네북

무엇보다도 자본이 여의치 않고, 중국어도 잘 모르고

무역도 너무 모르니,

그래도 이왕에 중국 무역을 하려고 마음먹은 골목대장..

이런 분 찾아가서 바지 가랑이 잡고 매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동네북님은 너무 멀리 계시고, 가까운 곳에는 장보고, 좋은소리 형님

같은 분들이 계시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