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윈난, 동네북님의 경험기)
스물 여덟 번 째 이야기.
무역이란 거 별거더냐..
사실 알고 보면 이것처럼 돈 안들이고 조금 다리품 팔면 되는 것을..
그것도 한국사람들한테는 중국이 바짝 달라 붙어서
거기에다, 조선족이란 교포도 쫙 있지..
이렇든 저렇든 한국은 중국보다 잘 먹고 잘사는 나라이고
인건비도 물가도 바로 이웃인데도 엄청 차이 나지..
이거야 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둥지 털어 이 쑤시고 군불 때고..
내가 아는 젊은 친구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학교 대충 나오고, 군대 갔다가 제대하고
할 일 없이 친구들 빈대나 붙던 친구 입니다.
그러다 집안에 돈이 좀 있었던지, 미국에 유학도 잠시 다녀와서
미국식 이름도 하나 폼나게 가지고 있습니다."촬스"라던가..?
하여튼, 이 친구, 나이는 먹고, 집에서 빈둥거리기도 뭐하고
이제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던 참에..
그러한 처남이 보가 안쓰러운 매부가 그랬답니다.
"처남~ 이제 빈둥거리면서 놀기도 지겹지..?"
"노는 것도 질이 드니까 편해요..흐흥~"
"그러지 말고, 누나하고 내가 하는 앞치마나 중국 가서 만들어 와"
"쳇 미국 가서 만들어 오라면 몰라도 중국엘 뭣 허러..?"
이러한 처남을 설득하고 꼬시고 협박하고
그래서 반강제로 이곳 이우까지 오게 된 청년입니다.
말이 안 통해서 못해먹는다는 이야긴 중국에서
틀린 이야기인줄 다 아시지요..?
다소는 불편하더라도, 교포들이 쫙 있겠다..
그리고 인건비는 한국에 비하면 이거 그냥 쓰는 것 같거던..
월래래..?
한국의 앞치마는 봉제를 하려고 하더라도,
요즈음 누가 재봉틀 돌립니까..?
왕년 한국 수출의 선봉에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구로공단 아가씨들이
안 늙고 계속 청춘이라면 몰라도..
이제는 모두 중,장년이 되어 버린 악착 같았던 그 소녀들이
눈이 가물거리고, 제법 자리도 안정되어 있기에..
왕년의 솜씨를 가지고 어떠한 생계를 꾸리겠다는 것 보다는
시간 때움이나 즐기는 현상이다 보니..
재봉이 좀 거칠다, 우짜다 하면..
"그럼 됐어요 딴 데가서 하세요.. 쳇"
이러니, 사실 이제 한국의 봉제기술도 이미 중국에 추월 당한 것은
해당 업종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이다 보니, 이 친구는 누이가 보내 주는 샘플 앞치마를
씽씽 돌리고..매부는 열나게 시장에다 팔고..
하여튼 누이 좋고 매부 좋고..지는 덩달아 좋고..
근데..
얼마 전 이 친구의 명함을 받았습니다.
캬캬~
"$%# 무역" 중국 지사장..
무역이 별겁니까..?
그래서 그친 구의 말로는 누나랑, 매부가 자기 장가들면 들어갈 집을
의왕시에 연립 하나 번듯하게 사놓았다면서
오늘도 공장에 품질검사 간다고 씽씽 자전거 타고 달려 갑니다.
그 친구 그런데 아직까지 저희 집에 앞치마 한 장 선물 안 하는 거 보면
장사꾼 다 된 거 맞지요..?
동네북
리플 안달고 갈가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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