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 공지

오늘의 묵상(2022년05월07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5. 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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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5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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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집 개 죽은 데는 문상 가도

정승 죽은 데는 안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슷한 말로 “정승집 개가 죽으면

정승댁 문지방이 닳아 없어지고

정승이 죽으면 개미 조차 얼쩡대지 않는다.”는

비유가 있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A라는 사람은 좀 유별납니다.

A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과는

되도록 어울리지를 않습니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란 단순합니다.

경제적으로 더 부자가 아니거나

권력이나 경쟁력이 자기보다 크지 않은 사람.

 

언젠가 A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A의 업계에서 방귀 꽤나 끼고 끝발이 센

B라는 사람의 외손자 첫돌이 되어

B의 가족이 모두 제주도로 여행을 갔는데

A가 어떻게 알았는지 선물 꾸러미를 사들고

제주도를 찾아갔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날이 A의 회사 모 부장의

모친 장례식이 있는 날이었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B가 급성 췌장암에 걸려 부지불식

사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B는 그분의 빈소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실소를 했습니다.

과연 A 답다.  

 

그리고는 정승집 개 생각이 나서

속이 더부룩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의 기적을 목격하고

빵을 배부르게 얻어먹은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추대까지 합니다.

 

그들은 기적을 일으키는 메시아가 나타나

야훼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나라를 세워

로마를 멸하고 유다인 자신들을 통치자로

군림하게 하실 거라고 믿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아직도 그런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지요.

 

그런데 그런 메시아일 것으로 믿었던 예수님이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홍해를 가르는 것과 같은 기적을 일으켜서

파라오의 군대를 멸한 것처럼

로마를 함락시켜 그들의 압제에서 해방을 시키고

유다인들의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꾸 이상한 이야기를 하니까

그들은 실망에 빠져 예수님 곁을 떠나갑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 6,60-69은 그런 상황에서 이어집니다.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에게서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을 하시자 많은 사람이 듣기 거북해 하면서

하나 둘씩 그분을 떠났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왜 듣기 거북했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내용 그대로,

살아 있는 생명의 빵이 당신 자신이며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제가 위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주님의 그 가르침이 그들이 바라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군중이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이유가

진정 주님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욕구에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를 채워 주실 분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은 더 이상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이처럼 세상의 수많은 소리들 가운데

자신이 듣고 싶은 소리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면

그 이야기가 제대로 들리지 않거나,

설사 들린다 하더라도 귀담아 듣지 않는

경향이 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겠습니다.

우리가 듣고 싶은 소리는

반드시 우리에게 필요한 소리가 아닐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반대로, 우리가 듣고 싶지 않은 가르침이

우리 영혼에 반드시 필요한 가르침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만 하겠습니다.

 

꿀도 약으로 만들면 쓴 것처럼,

입에 쓴 음식이 건강에 좋은 것처럼,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만 하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교구 연령회원 2차 영성교육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교육에 참석하시는 연령회원들이

풍부한 영성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임원들과 함께 봉사하고 기도하겠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