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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3월06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3. 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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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3월06일)

 

 

오늘은 사순 제1주일입니다.

지난 재의 수요일에 재를 받으며

우리는 삶과 죽음 그리고

회개와 구원에 대해 묵상하였습니다.

 

오늘의 성경 말씀의 주제는 믿음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의로움에 이르게 되고 구원받게 됩니다.

 

오늘 제2독서 로마서 10,8-13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유다인들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구원받는다고 믿었지만

참된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에서 오며

율법을 지킴으로써

의로움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써 의롭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의로움에 이르고 구원을 받게 되며

그리스도를 믿으면 의롭게 되고

입으로 고백하면 구원을 받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루카 4,1-13 입니다.

 

매번 입관예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남자들에 비해서 여자들이

자기 감정에 더 솔직하다는 것이지요.

 

부모님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한 작별을 해야 할 때

슬프고 섭섭한 감정이 들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남자들은 굳이 눈물을 참고 감추는데 비해

여자들은 소리 내어 울며 눈물을 쏟습니다.

 

어려서부터 남자들은 울면 안 된다는

교육훈련의 효과일까요?

 

저는 마음이 약해서인지 눈물이 많습니다.

입관 때마다 늘 슬픈 광경을 접하면

곧 눈물을 흘려,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TV 뉴스를 볼 때도

마찬가지여서 혹시라도 누가 옆에 있으면

난감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어느 연구 결과를 보니

여자가 남자에 비해 수명이 긴 이유 중 하나가

여자는 자기 감정에 더 충실하기 때문”

이라고도 하더군요.

그러면 저는 오래 살게 되나요? ㅎㅎ

 

 

웃는 것이 바보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요.

눈물을 흘리는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때에는

그에게 휘말릴 위험도 있을 것입니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자신의 참모습이

적나라하게 알려질 위험도 있겠습니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계획과 꿈을 밝히면

그것들을 잃을 위험도 있을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되돌려 받지 못할

위험도 있으며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절망에 빠질 위험도 있고,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할 위험도 있겠습니다.

공무원 사회의 병폐 중 하나로

복지부동(伏地不動)이라는 말이 있었지요.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는 것이고

그러한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악마는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을 일으키시는

예수님에게 빵을 만들어보라 유혹합니다.

유혹은 이렇듯 유치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유치한 감정에 속아

유혹에 줄곧 빠지게 되지요.
특히 마음이 심약한 저는

유달리 유혹에 약한 편인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도 유혹을 받으셨으니

그 사실이 제게 큰 위안이 됩니다.

예수님을 유혹한 악마라면

저는 얼마나 유혹하기 쉽겠습니까?

유혹 앞에서는 예외가 없을 터이니

나만 왜 유혹에 시달리는가?

나는 왜 아직까지 이 유혹을 받아야 하는가?’

이러한 느낌이 들 때에는

오늘의 복음의 악마를 물리치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유혹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순 시기가 이미 시작되었고

이 시기만 되면 금연을 해야겠다, 또는

무엇을 절제해보겠다 하며

연례행사처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로 삼아야 할 터인데요.

 

무엇인가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

때문에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저는 또 아무 발전도 없는 날들을 보내게 되겠지요.

 

젊은 시절을 다 보내고 이제 남들에게

노년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었지만

올 사순기에는 무엇인가 시도를 해보겠습니다.

 

주님께서 이 사순 시기에 저에게

어떠한 삶의 모습을 바라시는지 묵상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었으면..

 

 

하늘의 문이 열린다는 사순시기에

복된 나날 맞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