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알고 싶어요

사순절에 마시는 맥주-복비어

주님의 착한 종 2020. 3. 4. 09:28

Bock Bier(복비어) 이야기

 

- 사순절 기간에 유일하게 섭취할 수 있었던 맥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음료 ‘맥주’ -

 


가톨릭은 다섯 번째 계절이 있다라고 하지요.

바로 사순절로 지칭되는

엄격한 종교적 고난의 기간입니다.


이 사순절 기간 동안

일반 사회는 물론 수도원 안팎 할 것 없이

그리스도가 겪은 수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금육과 금식을 했으며

어찌 보면 가혹한 이 성찰의 시간은

수 세기에 걸쳐 엄격하게 지켜졌습니다.

 

과거에 사순절의 식사로는 저녁 전에

한 끼의 식사만이 허용되었으며,

육고기는 물론 물고기와 

우유와 달걀까지도 금지되었습니다.

 

점차 이 규정이 많이 완화되어서

14세기에는 금식이 절식으로 바뀌었으며

15세기에는 정오에 식사를 하는 종교관습이 되었고,

저녁 시간에도 간단한 콜레이션(Collation)

허용되었다고 합니다.

 

유럽특히 독일에서는 

사순 시기 동안 특별히 마시는 맥주가 있습니다.

바로 ‘Bock Bier(복비어)입니다.

 

맥아와 홉의 함량이 16% 넘는 

맑은 맥주와 흑맥주를 가리켜 복비어라 합니다.

 

Bock Bier라는 이름의 유래는 보통 두 가지가 있는데,

첫 째는 이 맥주가 생산되는 지방인아인베크라는 발음이

뮌헨의 사투리로 읽혀지다 보니

아인복(Ainpock)‘으로 바뀌게 되고

결국 음절 자체가 줄어들어

(Bock)’이 되었다는 설입니다.

 

두 번째는 도수가 높은 이 맥주가 가진

강하고 힘찬 이미지를 표현한,

숫 염소‘, ‘산양이라는 의미를 가진 독일어 Bock

그대로 따서 붙였다는 설입니다.

실제로 복 비어(Bock Bier) 병들의 라벨을 보면

염소나 산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비어는 다른 맥주보다 

당과 단백질미네랄비타민 등이 많아 

든든한   식사가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중세 때에는 

사순 기간 내내 금식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사순시기는 춘궁기와 때를 같이 합니다.


가뜩이나 먹을 것 없는 계절에

금식까지 하다니...


그래서 중세 수도원에서는 사순 시기 동안 

농부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복비어를 무료로 나눠 주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음식이 부실했던 수도자들과 농민들에게 

맥주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일종의 ‘영양식’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중세 독일인들은 

수도원에서 아침마다 나눠주는 복비어로 

배고픔을 이겨내고 연명할  있었지요.

 

 중세 수도자들은 가난한 농민들뿐 아니라 

병자들에게도 맥주를 규칙적으로 

일정량을 치료제로 공급했다고 하는데.

당시 유일하게 살균 과정을 거친 위생적인 음료가 

맥주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당시 독일 사람들은 맥주를 

‘살바토르’(구세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음료는 금식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 liqui da non fragunt ieuneum)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지금도 독일에서 맥주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바이에른 주에서는 맥주를 ‘흐르는 빵’이라고 하고,

‘살바토르’라는 상표를 붙여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복비어는 도수가 높고 단맛과 짙은 색깔로 

‘살찌는 음료’라는 인식이 있지만,

일반 우유보다 열량이 적다고 하네요

살아있는 효모는 피부 미용에도 좋다니

여성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맛있고 영양 많은 맥주들을 먹으며

수도승들은 오히려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맥주를 사순절 기간에

먹어도 되는 것인지에 죄의식을 느낀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리스도가 겪은 고통과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절 기간 아닌가요???.

 

그래서 뮌헨의 수도회에서는 맥주에 대한 의견을

교황에게 묻기로 합의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저장성을 높이고 변질을 막기 위해

고도수로 만든 맥주라 하더라도

뮌헨에서 출발하여 로마까지 가는 길은

당연히 험난했을 것이고

당연히 맥주는 변질되었을 것입니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고난 앞에 죄스러울 정도로

맛있다는 그 맥주를 먹어 보았고

당연히 변질된 맛은 최악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맛없는 맥주는 괜찮다.”며 교황은 승인했고

그 때부터는 교황의 승인 아래

공식적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교개혁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도 등장했던 복 비어..

 

맥주를 마시는 자는 곧바로 잠이 든다.

잠에 들어있는 동안에는 죄를 짓지 않는다.

죄를 짓지 않는 자는 천국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맥주를 마시자.”

 

맥주를 좋아했기로 유명한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말이라고 합니다.

요즘 개신교에서는 음주를 죄악시 하고 있는데

마르틴 루터가 맥주의 애호가였다니...



올 사순기간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힘겹게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복비어 마시고

잘 이겨 볼까요?


함께 복비어 마시고 싶은 분들,

연락 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