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스크랩] 중국, 차량 공유서비스 합법화하는데… 우버는 왜 짐쌌나

주님의 착한 종 2016. 8. 29. 10:37

[온라인예약택시 시장 요동]

- 中 IT시장, 글로벌 기업의 무덤?
우버, 토종업체와 출혈 경쟁
20억달러 손해 보며 버티다 중국 시장서 철수하기로 결정
'합법화=규제'로 해석

- 11월부터 허가제
원가 이하의 영업 금지
운전자에 운임 최대 5배 주는 업체 보조금 관행에 제동

- 시장에 득될까 독될까
지역택시업체와 합병 권유, 대표적 독소조항이란 지적
시장 불확실성 사라져 5년간 年평균 130% 성장 전망도

이길성 특파원 사진
이길성 특파원


베이징에 사는 전메이제(珍美結·37)씨는 자가용이 없지만, 버스가 끊긴 심야나 새벽에 가족이 급히 외출할 일이 생겨도 택시를 탈 일이 없다. 스마트폰 차량 공유 서비스 앱만 있으면 택시비보다 훨씬 싼 가격에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금이 이렇게 싼데 운전자나 서비스 회사들은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싸고 편하니 더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오는 11월부터는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처럼 파격적인 가격을 가능케 했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막대한 보조금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정부가 드디어 이 시장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중국에서 세계 최초의 실험이 시작된다. 바로 차량 공유 시장 합법화다. 지금까지 명확한 규정 없이 합법도 불법도 아닌 회색지대였던 중국의 차량 공유 시장이 정부가 정한 틀 속에서 작동하는 규제 시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예고만으로도 거대한 중국 시장은 벌써 출렁이고 있다. 중국 토종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하 디디)과 피 터지는 싸움을 해온 미국 우버(Uber)가 정부 발표(7월 28일) 나흘 만에 중국 사업을 접고, 우버 차이나를 디디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합법화의 본질이 혁신을 질식시키는 규제라고 본 것이다. 반면 시장 합법화가 차량 공유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합법화 정책은 날개가 될 것인가, 아니며 족쇄가 될 것인가. 전 세계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의 미래를 가늠할 시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오는 11월 중국 차량 공유 시장 합법화

중국 교통운수부와 공안부, 국가질량검험총국 등 7개 부처는 지난달 28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예약 택시 관리 임시방안'(網絡預約出租汽車經營服務管理暫行辦法, 이하 임시방안)을 공표하고 차량 공유 서비스의 합법화를 선언했다. 온라인 예약 택시란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말한다. 임시방안은 최대 8년, 주행거리 60만㎞ 이하의 차량과 전과 없고 최소 3년의 운전 경력이 있는 운전자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용자 정보는 중국 내 서버에 최소 2년간 저장해야 한다는 규정도 생겼다.

중국 상하이에서 한 소비자가 토종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을 이용한 뒤 스마트폰으로 이용 요금을 결제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우버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한 소비자가 토종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을 이용한 뒤 스마트폰으로 이용 요금을 결제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우버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원가 이하의 영업을 통한 경쟁을 금지한다'는 규정이다. 그만큼 시장의 출혈 경쟁이 극심했던 것이다. 디디와 우버는 2015년부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승객과 운전자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풀어왔다. 한때는 승객에게 최대 50위안(약 9000원), 운전자에게는 운임의 최대 5배나 되는 보조금이 지급될 정도였다. 결국 디디는 반년 만에 보조금 규모를 대폭 줄였지만, 자금력이 충분한 우버는 80%에 이르는 디디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기 위해 물량 공세를 지속해왔다. 그 때문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시장에서도 두 업체는 적자 행진을 면치 못했다. 우버의 경우 지난 2년간 중국에서만 20억달러를 손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형적인 구조는 중국 택시업계의 반발을 불렀고, 결국 중국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합법화, 날개 될까 족쇄 될까

중국 차량 공유시장 규모 그래프


하지만 출혈경쟁의 종언은 우버에 결코 희소식이 아니었다. 무수한 적자를 보면서도 버텼던 우버는 8월 1일 중국 시장 포기를 선언했다. 중국 자회사를 디디에 넘기는 대신 미국의 우버 본사는 디디 지분 20%를 보유하고 디디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기로 한 것이다. 우버는 왜 합법화라는 '멍석'이 깔리자마자 두 손을 든 것일까.

미국 하버드대 윌리엄 커비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우버의 중국 시장 포기는 중국 업체들과의 출혈경쟁 때문이 아니라 바로 중국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버가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 출혈경쟁에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버텼던 것은 중국의 차량 공유 시장이 획일적인 규제가 없는 회색지대였기 때문"이라며 "이제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더 이상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어차피 상대방도 적자를 본다면, 자산이 680억달러에 이르는 우버로서는 출혈경쟁 시대가 훨씬 유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버의 칼라닉 CEO는 "중국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보조금을 삭감할 때도 보조금 규모를 크게 줄이지 않았다. 커비 교수는 "합법화는 중국 업체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버의 철수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방정부가 각자 특성에 맞는 관리 규정을 제정·시행토록 권한을 부여한 것이나 차량 공유 업체들과 지역 택시회사 간의 합병을 권유한 것 등은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시장을 질식시킬 것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반면 독일 컨설팅사 롤런드 베르거(Roland Berger)는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향후 5년 연평균 129.3% 증가하여 2020년 5000억위안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량 공유 시장의 날개가 될지, 아니면 족쇄가 될지는 결국 오는 11월 이후 판명될 것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의 본질은 변형된 택시? IT 플랫폼?

우버를 인수하게 된 디디는 시장가치 350억달러에 이르는 공룡기업으로 변모하면서,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에 이어 일약 중국 IT 업계 4위로 도약하게 됐다. 하지만 디디의 시장점유율이 93.1%에 이르게 되면서, 각종 혜택이 축소되고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수 목적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독점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도 디디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독점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점도 관심거리다. 중국 경제 전문 차이신망은 "중국 정부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 대해 '인터넷 예약 택시'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택시에 방점을 찍으면 디디는 그저 중국 택시산업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인터넷 예약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면 명백한 독점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베이·아마존·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구글 등 글로벌 대표 IT 기업에 이어 우버마저 중국에서 철수하자 '중국 IT 시장은 글로벌 IT 기업의 무덤'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 정진우 과장은 "과거보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중국 정부의 IT 정책은 자국 산업 보호 경향, 보안 관련 정책에 따른 진입 제한 등이 여전히 강하다는 게 글로벌 IT 업계의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I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 동향을 면밀히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중국 취업비자 오버비자 대행 185-0298-4746
글쓴이 : 제일비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