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스크랩] 톈진 1인당 GDP 2만불, 중국이 달라졌다

주님의 착한 종 2016. 6. 27. 07:49

1992년 수교 이후 매년 10%대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대중국 수출이 급속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대중국 수출의 급감은 지난해부터 불황형 흑자로 나타났는데, 올 2분기부터는 그 불황형 흑자마저 그 기세가 꺾이고 있다.

이제 25년째 제조업의 중국수출로 발전하던 한국 경제의 흐름은 끝났다. 그리고 이제 이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중 관계에 집중하던 기자는 최근에 감지되는 주요한 징후들을 바탕으로 대중국 교류의 시사점을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기자 말

정치나 경제를 보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통찰력(insight)이다. 중장기적인 맥을 읽어 그 틀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통찰력인데, 중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제갈량이나 루쉰을 들 수 있다.

제갈량은 한낱 작은 세력에 지나지 않았던 유비를 주군으로 받들면서 '천하삼분지계'를 내놓는다. 당시 중국 에너지의 90%를 가진 조조와 10%를 가진 손권의 힘을 정리해 3개로 나누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그의 통찰력은 적벽대전 등을 통해 현실이 되고 유비는 촉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당대 중국 지성인 루쉰 역시 개인의 병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사가 되려 했지만 중국인들의 무너진 정신을 깨닫고, 몸의 병이 아닌 마음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읽었다. 그리고 중국이 근대의 미몽을 벗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데 극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 한중 관계에 있어 깊게 읽어야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머잖아 다가올 한중 경제 관계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그 대표적인 단어로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를 들고 싶다.

노동 생산성은 이미 한중간 역전됐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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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자동차대기업의 중국 생산 현장 중국 내수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 조창완


지난 30여년간 한국기업이나 한국 사람이 중국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중국의 싼 인건비였다. 십수 년 전만 해도 텐진이나 산둥반도에서 중국 노동자들의 인건비는 200~300달러여서 가공공장을 운영하기에 적격이었다.

하지만 지난 기간 동안 중국 노동자들의 인력비는 매년 20% 넘게 급등하면서 이제 한국의 60%에 근접했다는 게 일반적이다.

2014년 12월 베이징 현대자동차를 방문했을 때 들은 당시 현지 생산직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한화 150만 원을 넘었다. 그리고 이런 임금은 중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매년 15% 이상 증가하는데, 앞으로도 10여년간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이럴 경우 실질적인 임금 수준이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 더욱이 중국 동부지역 노동자들은 대부분 외지에서 온 이들이 많아, 한 직장에 근무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훈련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다양한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올 3월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OE)는 중국의 단위노동비용이 미국 노동비용보다 고작 4%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까. 우선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노동력 비용 차이는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 한중FTA가 발효되면서 실질적으로 두 나라간 관세나 무역 장벽은 하나둘씩 허물어져 간다.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나 시스템은 개선되어 상하이로 물건이 갈 때, 톈진이나 따리엔, 칭다오에 비해 인천이나 부산 등이 비용면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 변화 전반을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로 규정한다. '골든크로스'는 주식시장이나 여론조사에서 기존에 판도가 바뀌는 시점을 말한다. 지난 대통령선거를 봤을 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가 역전되는 상황을 두고 이런 단어가 많이 쓰였다.

한중간 노동비용이 역전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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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롄윈강 신실크로드 출발지 지앙쑤성 롄윈강에 위치한 시진핑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실크로드 출발지. 신실크로드의 출발지는 여러곳이 될 수 있다. 다만 리펑 총리가 써놓은 신실크로드 표지석이 중국이 쉽지 않은 정책 과정을 말해준다
ⓒ 조창완



"한국 노동자의 월급은 100만 원대 후반으로 연 2~3% 오릅니다. 중국 노동자의 비용은 100만 원 정도지만 매년 15% 정도 오릅니다. 또 중국 노동자들은 춘지에(설날) 귀성 이후 이직율이 놓은 등 노동 충성도는 높지 않습니다. 당신이 공장을 짓는다면 한국에 짓겠습니까. 중국에 짓겠습니까."


지금 이런 질문을 하면 많은 경영자들이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은 순수한 생산비 절약을 위해 중국으로 가는 판단을 하지 않는다.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는 이미 지났는지 모른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는 8016달러 정도지만, 톈진, 베이징, 상하이, 지앙쑤, 저지앙, 네이멍구, 랴오닝, 광둥, 푸젠, 산동은 1인당 GDP가 만불을 넘었다. 이 지역에 사는 인구는 4억5천만 명가량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한국과 바다로 맞닿은 동부 해안 지역 사람들이다.

특히 톈진의 경우 이미 1인당 GDP가 2만불 수준으로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고, 한국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실질구매력을 감안하면 한국보다 휠씬 잘사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최근 한국 제조업이나 조선, 철강 등의 위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위기에 빠진 산업을 위해 정부 구조조정 등 갖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산업 미래에 대한 신중한 연구를 전제하지 않고, 노동자 축소를 통한 규모 줄이기에 치중하는 등 앞을 내다보는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일본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국가를 상대하면서 조선이나 철강 등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다른 상황에 차이가 없다면 중국은 물론이고 인도,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다시 제조업의 기반을 살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자 줄이기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갉아먹는 독소가 될 수 있다.

한중간 산업의 골든크로스가 지나간 후 두 나라간 산업구조는 어떻게 될까. 우선 중국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동부 연안 지역보다는 인구가 많은 쓰촨이나 샨시 등을 중심으로 내륙으로 산업기지를 이동할 것이다.

시진핑 정부가 의지있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신 실크로드)가 활성화되면 기차나 육로로 인도나 유럽지역으로 손쉽게 건너갈 수 있기 때문에 서부개척에 큰 문제가 없다.

반면에 상당 수준의 경제수준에 올라선 동부 연안 지역은 고부가가치나 저탄소 중심의 친환경 산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한국은 다양한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우선 한국의 안전한 국가 브랜드를 활용해 중국 동부의 하이엔드 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린다. 

최근 중국 대도시는 물론이고 산둥성 등에서 돼지고기 값은 1Kg에 30위안을 넘었고, 지역에 따라 좋은 부위는 50위안에 호가한다. 중국 50위안은 한화 9천 원가량으로 한중간에 돼지고기 값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높은 돼지고기 값은 생산 농가의 감소 등 구조적인 원인도 있지만 한중간 생산 원가의 차이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상황은 한중 무역에 다양한 새 풍경을 낳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도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2012년 중국 대표적인 수산기업인 장자도그룹은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진도 인근에서 해삼, 전복을 생산한다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 투자는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국기업 등의 반대 등으로 난항을 겪다가 최근에야 조도면 대마도 해역에 해삼씨를 뿌리는 등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갈등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지자체의 노력도 있었지만 현지 주민들도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틈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중국 전복의 주산지들과 대적할 수 있게 됐다. 중국 해삼은 따리엔(大连) 창하이현(长海县)이나 웨이하이 등지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수질 등을 고려할 때 한국산이 이 지역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시대는 대기업보다 소규모 협동조합이 유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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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식량기업인 중량그룹의 온라인쇼핑몰서 판매되는 한국 유자차 중량그룹의 워마이왕에서 판매 한국 유자차는 스토리와 한국 특징을 가진 다양한 식품이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조창완


한중간 무역 통로가 열리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우선 국내에서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대기업보다는 선명한 스토리를 가진 협동조합 등이 중국 시장에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는 정부나 지자체, 혹은 선진적인 협동조합이 이 역할을 해주었을 때다.

영세한 한국 기업은 스토리텔링은 물론이고, 유통, 물류, 마케팅 등 중국시장 진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담양한과가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의 쇼핑몰 1688.com에 200만달러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국에서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담양한과의 알라바바 수출에는 오랫 동안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김구정 고차이나대표의 역할이 컸다. 김 대표는 담양지역이 가진 청정한 환경과 한국산이라는 안전한 가치 등을 바탕으로 가장 한국적인 한과의 중국 수출을 추진했고, 초기지만 수출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이런 흐름은 알리바바만이 아니다. 중국최대 국영 식량기업인 중량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워마이(我买网) 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에는 한국 유자차가 그 목록에 있다.

1킬로그램에 44.9위안(한화 8천 원 가량)에 팔리는 한국 수입 유자차는 124명의 평가자 가운데 한 사용자의 중간 등급을 제외하고는 모두 좋다는 평가를 내릴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스크팩으로 대표되는 한국 미용용품의 중국 진출은 이미 최고점을 넘었다고 할 만큼 현지에 뿌리내리고 있다. 문제는 비슷한 아이템으로 무차별적으로 중국 진출할 경우 제살 깎아먹기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의 가치를 활용한 제품들은 중국에서 지속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류라는 후원을 얻은 마스크팩 등 미용제품이 여전히 가치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제품이 인삼 관련 제품이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한국 인삼의 노하우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그 답을 찾지 못했다.

다름 아닌 한반도라는 땅이 가진 기운을 대체할 중국 땅이 없기 때문이다. 인삼과 인삼을 활용한 홍삼 제품 등은 물량보다는 제품 가치를 높여 하이엔드 층을 공략하는 제품으로 만들 가치가 있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제조업 역시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 상황에 맞추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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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옌타이항에 있는 열차페리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물론이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한중간을 잇고 싶어한다. 옌타이에 있는 열차페리는 현재 산동과 랴오닝을 잇고 싶지만 한국과도 길을 트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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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한국 노동력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중장기적 생존 방향을 찾아야 한다. 가령 조선산업의 경우 한중간 노동력 격차는 거의 줄어든 상황이지만 단순 선박 중심의 중국에 비해 한국은 다양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간 저가수주나 미완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과도한 수주경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중국 선박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도 가능하다. 향후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박 기능인들의 세대교체 등이 중요한데, 무리한 인력감축으로 중장기적 경쟁력을 잃으면 일본에 밀리고, 중국에 쫓기는 상황이 될 것이 뻔하다.

또 중요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이번 위기에 버티지 못할 경우 한국 조선업의 거대한 기반을 잃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는 만큼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둘째, 중국 산업 구조를 주시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중장기적 미래산업은 별반 차이가 없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두나라는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과학 발전이 필요한 산업은 한국이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많다.

특히 이과의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에 몰리는 상황은 한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만큼 기초과학 분야는 기본을 다지는 것에 중심을 두고, 한국인들이 장점이 있는 응용이나 융합 분야에 미래를 찾을 필요가 있다.

셋째는 중국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지난 20~30년간 중국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가공공장이었다. 하지만 한중간 노동비 격차가 사라지면 경쟁상대이자 거대한 소비시장이 된다.

거기에 무역환경이 개선되고, 중국의 물류 유통 기반이 발전하면서 우수한 한국 제품이 중국 대도시에 하루, 이틀이면 도달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기존 제조업 중심 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층을 대상으로 한 소비제 시장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다.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는 향후 몇 년간 계속될 한국 경제의 호재다. 대중국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특히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북유럽 강소국들이 환경을 극복하고 어떻게 자생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복지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협력하는 국가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고, 전환의 계기로 삼지 못한다면 한국은 일본이 겪는 '잃어버린 20~30년'이 아니라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그간 우려했던 '넛 크래커 현상'(혹은 샌드위치 현상)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국을 잘 활용해 그 등에 올라탄다면 세계 양대 헤게모니 사이를 조율하는 산업 국가로도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방 후 한국의 발전을 보면 우수한 사람들의 자질과 교육에 대한 열정, 위기 때마다 발휘되는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다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출산율의 저하, 지나친 재벌 위주의 정책, 계층 간의 장벽 등 문제점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향후 다가올 대중국 환경의 변화는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도 있다.

그를 위해서는 기존에 갖고 있던 '대중국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음편에서는 마지막으로 이 부분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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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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