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알리바바 성공의 門 연 주문의 비밀

주님의 착한 종 2016. 4. 19. 09:50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은

한국에서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조명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는 과연 세간에서 평가하는 것처럼 IT 혁명이나 유통혁명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만약 알리바바의 성공이 ‘혁명'이나 ‘거대한 혁신'을 통해 가능했다면

어떻게 그런 혁신적인 요소를 발견하여 현실화 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혁신’이나 ‘창조’는 보통의 청년 창업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성공 비밀을 캐다 보면

보통의 한국 청년들도 누구나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창업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는 얘기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비즈니스 모델은 미국의 이베이를 대부분 모방한 것이다.

알리바바 초기에는 기술력, 운용 능력, 브랜드력 모든 부분에서 이베이의 상대가 되지 않는 기업이었다.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베이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차별화는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베이는 거래 수수료를 받는데, 알리바바는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모델을 만든 혁명이 아닌 소상공인들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데 착안했던 것이다.

혁신은 혁명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온라인 쇼핑 결제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준 것도 알리바바가 성공의 길로 들어서게 한 요인이 됐다.


페이팔을 모방한 결제방식이었지만

중국에서는 잘 아는 사람들끼리 아니면 불신 풍조가 강한 현실에 맞춰 방식을 바꾼 것이다.

구매자가 보낸 자금을 알리바바가 보관했다가 물건이 문제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시간인

일주일이 흐른 뒤에 판매자에게 보내주는 결제 방식이다.

판매자를 불신하는 구매자의 우려를 덜어주는 ‘혁신’을 한 것이다.


중국의 꽌시(關系)사회 현실에 맞는 결제방식 덕에

중국의 온라인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는 중국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할 만큼 급성장했다.


물론 작은 혁신의 힘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다.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생존력이 뒷받침돼야한다.

알리바바와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명확히 꿰뚫어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통찰력 또한

알리바바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요인이다.


선발업체가 수수료를 받는데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은 게 IT혁명이고 창조경제라고 할 수는 없다.

기존의 단순한 불편함을 제거하는 간단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에 진출한 것 뿐이다.


마윈 회장도 스스로를 인터넷을 잘 아는 기술 전문가는 아니다고 소개한다.

혁신은 기술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알리바바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은 분명하다.

알리바바의 성공을 폄하하고자 하는 얘기가 아니다.

알리바바와 같은 대성공을 대한민국 보통의 젊은이들이 중국에서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곳곳에서 ‘혁명’과 ‘창조’라는 거창한 말들이 넘쳐 흐르면서

우수한 청년들이 실패 위험이 있는 창업에 도전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삶인 취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카라카라가 중국에서 창업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거창한 유통혁신이니 창조 같은 것이 있었던 게 아니다.

기존의 시장에서 단순한 불편함을 제거해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을 뿐이다.

카라카라가 어떤 불편을 어떻게 해결하면서 성장했는지, 작지만 소중한 나의 경험을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다.


◇필자 이춘우(54)는⋯

2006년 베이징에서 화장품 유통업체를 창업해 중국 대륙 50여개 도시에

160여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카라카라의 대표다.

이 대표는 중국에 처음으로 길거리 화장품 숍을 도입해 성공을 거두었다.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삼성 중국 지역 전문가로 대륙을 돌면서

중국과 인연을 맺은 후, CJ(제일제당) 중국사무소 대표를 지냈다.

2000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에서 중국 사업 전략을 짠 ‘중국 통’.

미국 선더버드대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북경개신천성유한공사 CEO도 맡고 있으며, 중국 민영기업 40위인 신화련그룹의 수석투자고문도 겸하고 있다.

[이춘우 카라카라 대표(중국 현지 창업 화장품 유통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