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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공평하심을 믿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어떤 이는 마지막까지 모든 것 다 누리다가 하느님 품으로 가고, 어떤 이는 가난과 질병의 고통 속에서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하느님의 공평하심을 믿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불공평과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현실입니다. 금수저와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다는 비아냥이 그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런 사회 불평등이야 인간들이 저지른 일로 치더라도, 한 개인의 삶 전체가 태생적으로 불공평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힘이 듭니다.
어느 누구에게는 온갖 좋은 것들이 다 모여 있어, 잘생긴 데다가 똑똑하고 건강하며,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반면, 어느 누구에게는 질병, 장애, 가난 등 좋지 않은 것들 전부가 모여 있는 삶처럼 보입니다. 여기서‘공평하신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서 진짜 신앙 또한 빛을 발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절대자로, 모든 것을 뛰어넘어 계시는 분으로 고백합니다. 우리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는 분, 어떤 이에게는 한없이 복을 주시고, 어떤 이에게는 참담한 결과만 허락하시는 하느님은 절대자도 전능하신 분도 아닌, 그저 내가 만든, 내 생각 속의 하느님일 따름입니다. 우리가 알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계 너머에 계시는 분이 진짜 하느님입니다. 그 초월의 하느님을 믿는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공평을 훌쩍 뛰어넘는 그분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 홍경완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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