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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도만 하는 건 참 답답해요!

주님의 착한 종 2016. 4. 2. 16:13




기도만 하는 건 참 답답해요!


Q. 안녕하세요. 뭐든지 빨리빨리, 머리보다 몸이 먼저 나서야 속이 시원한 서울대교구 신자 ‘나행동 스테파노’입니다.

지난 청년회 회합 때 신부님께 여쭐 고민이 생겼습니다. 본당의 대학생 청년들과 방학 때 이웃에 홀로 계신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기로 했거든요. 마음을 먹었으면 얼른 실행에 옮겨야 하는 제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청년회장 자매님이었습니다.

“우리, 봉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의 봉사가 잘 이루어지도록 9일기도를 먼저 진행하는 건 어떨까요?” 자매님은 기도를 먼저 진행하자고 너무나 적극적으로 제안하셨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씀인가요. 방학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어서 봉사활동에 들어가도 아쉬운 마당에 9일기도라뇨. ‘주님의기도’ 하는 동안 도시락 4개는 만들겠어요. 기도하는동안 어르신들 끼니 놓치시고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려는지...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성당에서 기도하지 말자고 말할 수도 없고... ‘괜찮아’ 신부님! 봉사는 착한 일인데, 기도보다 더 값진 것 아닌가요? 본당엔 물어보질 못하겠어요. 도와주세요!!



A. 나행동 스테파노 형제님! 안녕하세요? 괜찮아 신부입니다

보내주신 사연 잘 읽었습니다. 신앙인인 우리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 기도의 힘을 잊는 경우가 간혹 있지요. 하지만 기도는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으뜸자리를 차지합니다. 기도는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아 있는 시간을 배가하며 본질적인 의미로써 그 시간을 채우게 하는 신앙의 요소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을 정의할 때 “기도하는 사람”이라 하는 것이 가장 잘 맞겠지요. 물론 형제님의 말씀처럼 실천도 중요합니다. 기도만으로만 끝나서는 안 되지요.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배고프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도와주기위해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회의를 했답니다.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까하고 말이죠. 그리고는 기도를 했습니다. 배고픈 사람들이 굶주리지 않길 바라는 기도였지요. 그 다음이요? 기도만 계속했답니다. “하느님! 그들이 배가 고프지 않고 굶주리지 않게 도와주세요!”하고 말이지요.

그러자 배고픈 이들은 다음과 같이 기도를 했답니다. “하느님! 저 사람들이 우리가 굶주리지 않게 오랫동안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배가 고픕니다.”

기도는 항상 선행과 연결이 되어야하죠. 그렇다고 기도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 인생의 길고 먼 여정과 어려운 도전에 맞서기 위해 하느님께 에너지를 얻는 것이 바로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현실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에 더 깊이 관여하게 합니다. 성인이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도 아니고, 모든 유행을 뒤쫓는 적극성도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성령에 사로잡혀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원합니다.”라고 말씀하셨죠.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뜻과 그분의 친밀함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빵을 나누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죠. 기도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하느님이 원하실 때 말씀하시고, 원하실 때 이루시며 원하실 때 당신 자신을 주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행동이 없는 신앙은 거짓 신앙이라 야고보 사도가 말씀하셨죠. 그렇습니다. 기도가 제일 중요하지만 그 기도가 실천되는 것도 또한 중요합니다. 스테파노 형제님과 본당 청년들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면, 회장님과 의견을 절충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봉사활동을 하기 전과 후에 기도를 바쳐도 좋겠네요. 기도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면 어르신들께서 싫어하실까요?^^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참 좋은 우리 청년들에게 은총 가득 내리길 기도합니다!

- '창피해도 괜찮아' 중에서 -





출처 : 희망의 문턱을 넘어
글쓴이 : Sw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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