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보기에 다소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조, 홍수 이야기 등을 읽을 때마다 현대인이 보기에 다소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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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과거 사건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역사책도 아니고,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과학책도 아닙니다.
성경은 하느님이 인류와 함께 걷고 계심을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증언하고 고백하는 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의 활동을 통해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는 이들입니다.
물론, 성경 이야기는 옛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적은 글이기에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허무맹랑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 현대의 과학적 지식을 담아 두었다면, 과연 옛 독자들이 귀를 기울이기나 했을지 의문입니다.
아마 그랬다면 성경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을 때에는 이 글이 옛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적힌 것임을 고려해야합니다.
여기서, 고려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성경은 옛사람들을 염두에 둔 글이기에, 현대인이 성경을 읽을 때 글자 그대로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맹신하여
모조리 실천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성경을 글자 그대로 지키라고 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성경 말씀을 한 점 한 획도 없애지 않으시겠다고 말하면서도,
안식일 법이나 부정한 음식 관련 법 등은 새 시대에 맞게끔 재해석해 주었습니다.
이에 우리 역시 성경을 읽을 때에는 글자 그대로가 아니라, 그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
곧 성령의 영감을 받은 원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오늘날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찾습니다.
이런 식으로 성경을 읽다 보면, 원저자에게 영감을 주셨던 같은 성령께서 첫 독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주실 것입니다.
- 염철호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