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스크랩] 칭다오 이발소(美容.美髮) 이야기

주님의 착한 종 2015. 12. 18. 09:02

 


헉..눈발에다 영하 5도..


공예품성에서 오찬 모임이 있어 서둘러 출발은 했는데,

고속도록 입구가 꽉 막혔네요.앞에 교통사고가 났는갑따.

미련스럽게 30분이나 기다리다 입구에 도착하니, 음마~도로폐쇄 안내문이...

포기하고 어렵게 돌아 나와, 이번에는 308국도로 들어섰는데,,이곳은 더 난장판입니다.

칭다오는 눈이 적은 동네라, 조금만 눈이 와도 관이건 민이건 허둥지둥 몸 둘 바를 모릅니다.

결국 모임 포기하고 되돌아 오면서, 나선 김에 단골 이발소에 들러 머리나 깎자 마음 먹었습니다.


5년간 단골집니다.

잘 생긴 미스터 왕은 집이 옌타이입니다. 가족은 옌타이에 있고 혼자 칭다오로 나와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칭다오에 있는 한국인 운영 미용실에서 기술을 익힌 후 30대 후반에 독립한, 그래서인지 한국에 관해 궁금한 점이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자신이 손님들과 대화하면서 얻은 지식으로 내게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하는데, 거의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군요. 아마 한국손님 대다수가 과장되게 포장해서 한국을 미화시켜 들려 주었나 봅니다.그러지 마세요. 이 순수한 사람이 언젠간 꼭 한국에 한번 나가 보겠다고 나를 볼 때 마다 강조를 합니다.

에구~


1층 주차장을 개조한 약 5.6평 정도의 미용실에서 혼자 일 하는데, 하루에 평균 400~500위안(한화 약 9만원)정도 번답니다. 임대료 및 기타 비용을 제하고 나면 한달에 약 5~6천위안(한화 1백만원)정도는 꼬박꼬박 옌타이 가족에게 보내고 있답니다. 돈을 더 벌고 싶어서 한국에 나가고 싶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이발소에 취직하면 본인 생활비 다 제하고 여기보다 2배인 한달에 한화 2백만원 이상은 쉽게 집으로 보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가능합니까?


남자 커트는 30위안 받습니다.

5년전 처음엔 10위안 이었는데, 매년 조금씩 올리다가 지금은 그때 비교 세배가 올랐군요.


말 나온 김에..

지난 시절, 칭다오 이발소에 대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중국에선 이발(理髮)이란 단어를 잘 쓰지 않습니다. 지엔파(剪髮.jian fa) 혹은 지엔터우파(剪頭髮 jian tou fa)라고 합니다. 가게 간판도 '미용.미발(美容.美髮)'이라 적습니다.한번 마음에 들면 어지간해서는 이발소를 옮기지 않기 때문에 20여년동안 옮긴 곳은 딱 세군데 뿐입니다. 그것도 내가 옮겼다기보다 이발소가 문을 닫았기에 할 수 없이 옮긴것입니다.아무리 멀리 이사를 가더라도 꼭 쫒아가서 이발을 하는 성격이라.. 처음 10여년간 단골인 집이 있었는데 이발요금이 4위안(당시.환율로 한화 400원)이었습니다. 부부 둘이서 아기를 돌보며 열심히 일하는 곳입니다. 어느 날, 문이 닫혔는데 어디로 가는 지 쪽지 한 장 남겨두지 않았어요.


아! 한번, 2년 정도 다니다가 자발적으로 장소를 바꾼 적 있습니다.

금도화원 1층에 있던 이발소인데, 한번은 공안들이 들이닥쳐 온통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그 이발소 뒷편에 또 다른 문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퇴폐행위를 저질렀나 봅니다. 당시, 퇴폐 안마방.퇴폐 이발소가 청도시내에 유행을 하던 시절이었지요. 여하튼 이발소 한번 바꾸는게 제게는 제일 큰 일입니다.


지금은 유명 미용실에서 숙련한 후 독립한 기술자들이 많아 어느 곳이나 실력이 비슷하겠지만,

처음엔 중국식 머리 모양새와 한국식 모양이 달라 애 먹었습니다. 예전에는 가위질은 여성 머리에만 사용하는지 남자에게는 무조건 바리깡(bariquant::불어)으로 쭉 밀어 올려버립니다. 패션을 중시하는 우리들에겐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다 90년 중반 부터 남쪽 광동성 이발사들이 칭다오로 진출하기 시작했는데, 그 기술이 우리와 비슷했습니다. 당연히 인기가 좋았지요.


광동사람들은 이발소를 개업할 때, 절대 한사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보통 미용사 3~4명이 한 조가 되어 공동투자하여 운영하기에 사장이 한 사람 아닙니다. '사장님(老板)'하고 부르면 그 가게 이발사 4명이 다 손 듭니다. 모든 비용은 공동부담. 재료및 미용기기는 각자 보유. 수익은 그 중 손님을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이 수익도 그만큼 많이 올립니다. 자신의 손님은 자신의 매출.수익으로 계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자 단골을 서로 많이 확보하려고 서비스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처음 중국말을 잘 모를 때..

예의 바리깡으로 확 밀어버릴까 걱정이 되어 '좀 길게 깍아 주세요.' 하는 것을 '長一点吧' 했다가 이등병 머리 모양으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短一点吧!'가 맞습니다. 짧게 깍아주세요 가 아니라 조금만 짤라 주세요(剪短一点) 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영하 5도 랍니다.눈도 많이 오고...

이런 날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세요.^^

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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