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국 와서 발안마 즉 足療를 딱 세번 받아 봤습니다.
오래 전. 거래처가 출장 왔을 때 발안마 받으러 가자해서 한번 따라 간 일이 있고.
집사람이 1년 카드를 만들어 하도 같이 가자해서 두 번 정도 따라 간 일이 있습니다.
아마 마지막으로 간 것이 7,8 년 전일 겁니다.
발은 한 뼘 밖에 되지 않은 크기로 온 몸을 지탱해 주는 기관입니다.
기와 혈이 흐르는 모든 경맥이 발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지요. 이런 특징으로 인해 신체의 모든 기관이 발의 특정 부위에 반응한다는 것이 '발 반사이론'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발안마는 고대 황제내경에서도 나타나듯이 수천년의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피곤했을 때 피로 회복은 물론 전신기능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한방 의료술인 것입니다.
그런데, 왜 안 가느냐고요?
중국 오기 전에 한국 한의원에서 발 안마를 받아 본 적이 있는데, 얼마나 아픈지 이건 안마라기 보다 물리치료에 더 가깝습니다. 어느 부위를 누를 때 통증이 있으면 간이 안 좋고, 어느 부위는 장이 안 좋다하고, 여하튼 안마 시술 시간동안 진땀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끝나고 나면 진짜 몸이 날아 갈 듯이 가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기억을 갖고 중국의 안마를 받아 봤는데, 이건 안마라기 보다 그냥 한약탕에 발 담그고 조물락조물락 그냥 발 씻어 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느낌을 못 받았어요. 한시간 동안 그러고는 돈 내라고 하데요. 기분 문제인지 좀 시원하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속으로 이건 안마시술 축에도 못 들어가는구나!! 차라리 얇은 운동화 신고 한시간 동안 산보하는게 백배 낫겠다. 뭘 생돈 들여가면까지..10 여년 전에 1시간 48원,58원 이었는데, 듣기로 지금도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는가 봅니다. 평균 100원 정도 하지요?
발안마를 하는 곳은 제가 알기론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문 발안마만 하는 업소. 즉 간판에 족료(足療).족도(足道)등으로 써 있는데, 이곳에는 발안마 뿐 아니라 반신.전신 안마도 합니다. 또 하나는 안마(按摩) 전문 중의원입니다. 이곳에서는 추나(推拿).안마(按摩)와 함께 발안마도 같이 합니다. 시설은 전문 발안마 하는 곳보다 좀 뒤지지만 일종의 안마시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 더 전문적이지 않나 하는게 제 주관적 생각입니다.
칭다오에 발안마(足療) 업소가 생긴 시기는 제가 아는 바로는 90년대 중반입니다.
그 전에는 허가 받은 중의사가 하는 중의원에서 추나.안마를 같이 했었는데, 당시 상해 이남에서 광범위하게 유행하던 발안마(足療)만 전문으로 하는 업소가 칭다오로 진출을 한 것입니다. 치료가 아닌 건강 서비스 상품으로 시설도 깨끗하고 고급스럽게 꾸며 손님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일종의 문화.레져 상품 성격이 짙었습니다.
몸이 어디 불편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피로회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무엇보다 비즈니즈 출장자들에게는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습니다. 쉬기에 좋다라는 입소문이 퍼지다 보니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더니 서로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에 이기려면 당연히 보너스 서비스를 개발해야겠지요. 그것이 퇴폐업으로 발전하여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90년 말부터 칭다오시 정부에서 퇴폐 발안마 업소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신규업소는 허가를 안 내주고 기존 업소는 엄격한 검사를 시작했는데, 종내는 칭다오시에 발안마 업소가 전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후 약 3년간 칭다오시에는 발안마 업소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00년 초에 시설.환경 조건이 엄격한 관리규정이 만들어져 이제 지하가 아닌 지상에 정상적인 발안마 업소를 허가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발안마는 위생국의 엄격한 통제와 감시하에 본래의 휴식공간으로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비즈니스맨 뿐 아니라 지역 일반인들에게도 건전하고 건강한 휴식으로서의 발안마 문화가 정착된 것입니다.여기서, 한가지 조심해야 할 일은, 출장 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어느정도 반주를 하고는 피로를 풀 목적으로 발안마를 받는데, 그러면 큰 일 납니다. 술을 마시면 혈관 안의 피가 빠르고 미친듯이 돌아다니는데 이때 발바닥 혈을 건드리면 이건 그냥 날 죽여주시오 하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간에 치명적이라 합니다. 그러니 술 마시면 그냥 곱게 호텔로 들어가 쉬시는게 제일 좋습니다. 아니면 그냥 새벽까지 계속 술만 마시던지...
'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 > 청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이 아름다운 칭다오에,살며 생각하며.. (0) | 2016.01.06 |
---|---|
[스크랩] 칭다오 이발소(美容.美髮) 이야기 (0) | 2015.12.18 |
[스크랩] 지하철 3호선에``아름다운` 칭다오를 담다. (0) | 2015.12.02 |
[스크랩] 청도 팔대관의 비밀! (0) | 2015.11.24 |
[스크랩] 중국에 사는 재미. (0) | 2015.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