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스크랩] 대륙의 ‘나쁜 부자’들,,,

주님의 착한 종 2015. 9. 8. 11:56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ㆍ이혜원 인턴기자] 1조3199억1700만 달러(한화 1468조8960억원).
세계 각국 해외불법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글로벌파이낸셜인테그리티(GFI)가 지난해 9∼12월에 걸쳐 발표한 숫자(추정치) 중 하나입니다. 바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본토에서 해외로 흘러간 불법자금 규모입니다. 

10여년간 법 감시망을 피해 조성된 광범위한 자금. 몇 명이 여기에 가담했는지,각자 얼마씩 착복한 것인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진핑(習近平)정권이 작년 7월 여우사냥(獵狐)이란 이름으로 이미 잡아들인 해외도피 경제사범 680명은 ‘공범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최근 명단을 공개한 경제범죄 수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건 이들 다수가 개인재산 1억달러(6억위안ㆍ1100억원)이상인 슈퍼리치로 파악됐단 점인데요. 촉망받던 기업가, 공기업 간부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신화망(新華網) 등 현지 주요언론은 수배자 중 일부에 ‘큰 쥐(碩鼠ㆍ슈오수)’란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곳간을 털어 큰돈을 빼돌렸단 뜻입니다. 대륙의 ‘나쁜 부자들’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 회삿돈 빼돌린 ‘중국 10大 모범청년’=지난 4월 22일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감찰부는 인터폴과 공조해 최장 18년째 수배 중인 인물을 포함, 경제사범 100명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른바 ‘스카이넷(天網)’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 겁니다. 시진핑 정권이 속도를 내고 있는 반(反)부패 전쟁의 확장판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중국 국영중앙방송(CCTV)은 4월 22일 ‘스카이넷’ 프로젝트와 관련한 내용을 국내외에 상세히 보도했다. 위 동영상은 CCTV 영어뉴스로 이때 경제사범 100명의 명단도 공개됐다. 재산 1억달러 이상 슈퍼리치가 다수 포함됐다.[출처=유튜브 CCTV영상]

많은 언론들은 이를 좁은 범위의 ‘부패공직자 단속’ 정도로 보고 있지만, 실상은 건전치 못한 방법으로 거액을 챙긴 나쁜 부자 때려잡기에 가깝습니다. 위 동영상의 앵커도 오피셜(Official)이란 단어를 쓰고 있는데요. 이들이 ‘공직자’ 타이틀을 단 건 수배자 대부분이 중국 공산당 조직원이기 때문입니다. 상당수는 당직과 사업을 같이 맡고 있었습니다. 지역 공산당 인민대표대회 대표를 겸임한 공기업 간부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으로 도피한 허예쥔 전 하오먼그룹유한공사 회장. 이번에 공개된 수배자명단에 포함됐다. 왼쪽은 중국 공안당국이 제공한 과거사진, 오른쪽은 최근 미국에서 촬영된 사진.


가장 눈에 띄는 인물 중 하나는 허예쥔(賀業軍ㆍ56) 전 하오먼(豪門)그룹유한공사 회장입니다. 이 기업은 원래 허베이(河北)성 소재 비료공장이었습니다. 허베이 출신인 허 전 회장은 1980년대 중반 이곳을 맡아 맥주 등 음료로 업종을 바꿔 1990년부터 시장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특히 하오먼 맥주는 단기간에 생산량을 36배 늘리며 중국 5대 맥주 가운데 하나로 올라섭니다. 회사는 5년 연속 ‘경제발전에 기여한 500대 중국기업’에 뽑힐 정도로 성장합니다.
회사 공산당위원회 서기를 겸하고 있던 허 전 회장도 승승장구하는데요. 1995년엔 ‘중국우수청년기업가’로 선정됩니다. 3년 뒤엔 제9대 ‘중국 10대 모범청년’에 뽑히기도 합니다.


하오먼 맥주 로고. 허예쥔은 한때 하오먼 맥주를 중국 5대맥주 브랜드 중 하나로 키웠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는 회사 자산과 부채를 허위신고해 온 사실이 1999년 정부 감사로 드러나며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특히 12억위안에 달하는 빚 상환을 수년간 미루다 금융기관 24곳이 손실을 봤습니다. 이 중 5억위안(현재가치로 원화 900억원 상당)은 허 전 회장 개인이 빌렸는데요. 목적조차 불확실한 ‘눈 먼 대출’로 밝혀집니다. 결국 당국은 그를 공금유용으로 기소했습니다. 1999년 5월 미국으로 도피한 허 전 회장은 같은 해 10월 수배자가 됩니다.

▶ 미국 도피해서도 사업…횡령으로 또 고소당해=이후 그는 웨이천(Wei Chen)이란 가명으로 현지 사업에 손을 댑니다. 2004년 ‘US 캐피탈홀딩스’를 세우고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데요. 상업용 부동산 재개발을 위해 만든 비상장 투자사였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웨이천’은 회사 이름으로 마이애미에 200만달러(22억원) 상당의 콘도와 벤틀리 승용차, 길이 21m짜리 요트 등을 사들여 호화생활을 이어갑니다.


허 전 회장이 미국으로 도피해 가명인 ‘웨이천’으로 사업하려던 플로리다의 한 쇼핑몰 조감도.


하지만 그는 미국서도 법정소송에 휘말립니다. 플로리다의 한 쇼핑몰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4년 6월 사업 파트너에게 고소를 당한 겁니다. 5000만달러(556억원)를 횡령했단 이유인데요. 이 과정에서 그가 수배자였단 사실도 들통납니다.

▶ ‘혁신(?)’으로 1250억 빼돌린 혁신기업가 수상자=지역민의 생필품을 책임지던 공기업 간부도 수배자 명단에 들었습니다. 그는 지역에서 촉망받던 혁신기업가였는데요. 사실상 가족 전체가 공금 횡령 및 자금 도피작업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차오젠쥔(喬建軍ㆍ52) 전 중국식량비축관리총공사(中儲糧ㆍ이하 중추량) 허난(河南)성 지점 주임(임원급), 그리고 그의 전 부인 자오스란(趙世蘭ㆍ51)이 그들입니다. 


중국 당국이 공개한 수배자 명단에 포함된 차오젠쥔 전 중추량 주임. 사진 밑에 본명인 ‘차오젠쥔(喬建軍)’과 미국에서 가명으로 사용한 ‘리펑(李峰)’이란 이름이 동시에 기재됐다.


허난 출신인 차오 전 주임은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중추량 허난성 저우커우(周口)시 지점에서 일합니다. 중추량은 중국 국가비축식량을 관리하는 공기업입니다.
차오는 880만명(2014년 집계)이 사는 저우커우를 사실상 먹여살리는 식량기지 관리자였습니다. 그는 지역 공산당 인민대표대회 대표를 역임할 정도로 ‘당성’도 강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차오 전 주임은 2009년 ‘허난성 청년기업가 관리혁신대상’을 수상합니다. 잘나가는 정치 기업가였습니다.


차오 전 주임이 한때 몸담았던 중추량(Sinograin).


하지만 그에게 ‘혁신’의 의미는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허난성 지방검찰에 따르면 차오 전 주임은 곡물상과 결탁해 구매량을 허위보고하는 방식 등으로 7억위안을 착복합니다. 우리 돈 1255억원 규모입니다.
결국 그는 2011년 11월 미국으로 도피하는데요. 역시 리펑(李峰)이란 가명을 썼습니다. 출국하며 휴대한 돈만 3억위안(537억원)이었습니다. 공안당국이 급하게 수배령을 내린 건 11월 14일이었습니다. 차오가 저지른 행위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재밌는 건 그의 범죄행각 뒤에 전 부인 자오스란이 있었단 사실인데요. 이혼사실을 속이고 먼저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차오 전 주임의 비자금 조성을 도왔습니다. 돈은 ‘중국→홍콩→미국→캐나다’를 거쳐 다시 미국으로 세탁됩니다. 이렇게 송금된 자금 중 확인된 것만 556억원(5000만달러)에 이릅니다.

▶ 미국에 저택만 두 채 사고 기부자 행세도…결국 덜미=이 돈은 어디에 쓰였을까요. 현지 세금관련 기록 등에 따르면 차오 부부는 2012년 시애틀의 한 저택을 53만달러에 사들입니다. 부지면적 928㎡(구 280평)인 이 집 현재시가는 85만달러입니다. 매입 과정엔 투자회사를 가장한 페이퍼컴퍼니가 동원됐습니다.


차오 전 주임의 전 부인 자오스란 측이 매입한 미국 시애틀의 한 저택. [출처=신화사]


앞서 2010년에도 차오 부부는 시애틀에 저택을 샀습니다. 부지면적은 947㎡입니다. 명의는 차오의 아들입니다. 미국 현지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가는 90만달러입니다.
그렇다고 차오 가족이 2011년 이후 미국에서 숨어살기만 한 건 아닙니다. 둘째 아들이 다니던 지역 중학교엔 3년간 3000달러를 자신들 명의로 기부하며 선량한 이미지를 쌓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꼬리가 잡힙니다. 올해 3월 17일 미 연방 대배심단은 이 부부를 정식 기소합니다. 혐의는 자금 국외도피ㆍ이민사기ㆍ자금세탁 공모인데요. 모두 유죄가 될 경우 부부는 미국 법정 기준 최대 3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의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인 셈이죠.

지난달 18일 미국 현지 법정에 출두한 차오 전 주임의 전 부인 자오스란(모자 쓴 인물). 기자들의 사진촬영 세례를 피해 빠져나가고 있다. [출처= 베이징일보]


지난달 18일 현지 법정서 열린 심리엔 부인인 자오스란(차오 전 주임은 도피 중)만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당연히(?)’ 범죄사실은 부인했다고 합니다.그가 법정 밖을 나왔을 때도 중국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입을 다물었다고 전합니다. 그의 얼굴을 정면에서 찍으려던 한 사진기자는 자오에게 맞을 뻔했다고도 합니다. 이들의 신병은 중국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본국에 가서도 기자들을 위협하며 당당해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황광위, 수감 중에도 주식자산 늘었지만…=스카이넷 프로젝트에 걸려든 이들의 재산은 전액 몰수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챙긴 돈 대부분이 법망을 피한 대가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법의 심판을 이미 받은 상태라 ‘수배자’는 아닙니다만, 수감 중에도 주식자산이 늘고 있는 부자가 있어 화제입니다. 바로 황광위(黃光裕ㆍ46) 전 궈메이(國美)그룹 회장입니다.


현재 수감 중인 황광위 전 궈메이그룹 회장과 로고.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회장직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궈메이그룹 최대주주다.

그는 한때 중국 자수성가 부자의 대표로 불렸습니다. 빈곤가정에서 태어나 무역으로 돈을 벌고 자본금 3만위안으로 베이징에서 사업을 벌입니다. 그가 세운 가전양판기업 궈메이는 급성장합니다. 한때 중국 최대부호 자리도 꿰찼습니다.
그러나 2010년 5월 베이징 중급법원은 내부자거래ㆍ법인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그에게 징역 14년형을 선고합니다.
황 회장은 형 선고 후 궈메이 회장직에선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황 전 회장은 여전히 최대주주입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궈메이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114% 올랐습니다. 황 전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도 9억800만달러(1조100억원) 뛰었습니다. 현지 증권업계에서 저평가 진단을 받고 주가가 급등세를 탄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전 재산을 보전한 건 절대 아닙니다. 황 전 회장이 낸 벌금만 6억위안(당시 기준 한화 1020억원)입니다. 개인 재산 2억 위안(340억원)도 몰수당했습니다.
사법당국이 미처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도피성 해외자금도 상당합니다. 그가 수감 중이던 2014년 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황 전 회장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조세회피 목적의 페이퍼컴퍼니 26개를 갖고 있단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부패 척결에 날을 곤두세운 중국 당국이 황 전 회장의 도피성 해외자금을 두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임에 틀림없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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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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