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인건비 급등에 따라 생산기지를 동남아로 옮기고 있다.
코트라(KOTRA) 상하이무역관에서 13일 발표한 '탈중국 생산, 동남아로 몰려가는 글로벌 기업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중국에서 생산됐던 유니클로, H&M, ZARA 등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해외브랜드
제품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크게 올라 동남아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지주회사인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사의 경우 지난 2008년 말부터 방글라데시에
홍콩 방직업체 후타이(互太), 의류제조업체 징위안(晶苑) 등과 공동 투자해 합자회사를 설립해 원단과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이전까지 제품의 85%가 중국에서 생산됐으나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공장 OEM을 늘려 앞으로 중국 외
국가에서의 생산비중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상하이, 난징(南京)에 3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일본 신사복 전문점 아오야마상사(青山商事)도
향후 5~6년간 중국 매장 100개를 개설할 계획이나 생산은 중국이 아닌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애플 제품 조립을 담당하는 타이완 팍스콘(Foxconn, 중국명 부스캉·富士康) 역시 충칭(重庆), 정저우
(郑州) 공장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건설해 중국 내륙과 동남아 공장을 동시
운영 중이다.
아디다스 그룹도 지난 2008년까지 운동복의 50%를 중국에서 생산했으나 인도, 베트남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 중에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다.
일본의 코트라인 제트로(JETRO)가 지난해 10월 18개국 일본계 진출기업 3천4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중국 근로자 평균임금은 매월 463달러(52만7천원)였다.
반면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는 각각 250~300달러(28만5천원~34만2천원)를 지불해 중국의 절반 또는
3분의 2 수준이었으며, 방글라데시는 85달러(9만7천원)로 중국 임금의 5분의 1도 안 됐다.
최저임금 인상도 한몫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30개 성시가 최저임금을 평균 22.8%
인상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18개 성시가 최저임금을 상향 조정했으며, 대부분 인상폭이
15%가 넘었다.
동남아 국가가 환율 면에서 수출에 유리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5년 6월 위안화 환율제도
개혁 이래 9월말까지 위안화대 달러환율은 27.6% 상승한 반면, 베트남 동대 달러 환율은 올해 2월 11일
이래 현재까지 약 7% 하락했다.
베트남 등 동남아산 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중국산보다 높아 동남아 지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위안화의 빠른 평가절상으로 수출기업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오더가 있어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다만 의류업계의 경우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는 의류생산체계가 완벽하지 못하고 방적, 염색,
재봉, 표백 등 생산제품의 품질이 중국보다 떨어져 여전히 중국을 선호하는 기업도 상당수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외국브랜드 제품 생산지가 중국이 아닌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3년 전부터 가시화됐다"며 "외자기업의 중국 현지생산이 크게 줄면서 세계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지위가 급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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