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의 절반값에 내놔… 특허출원도 삼성·LG 앞서
국내 휴대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거래하는 유럽 통신업체로부터
"보급형 스마트폰 납품 단가를 30% 내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아이폰 정도 독점력이 있는 제품이 아닌 이상 통상 휴대폰 제조업체는 통신업체 납품가격에 마진을
20% 이상 붙이지 못한다. 그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 납품가를 30%나 낮추라고 요구한 것이다.
"사실상 원가 밑으로 팔라는 말이냐"고 항변하자 유럽의 그 통신업체 관계자는 "
중국 업체에는 이미 그 가격보다 더 싸게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두 업체 간의 납품가 협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최근 중국발 경보가 울렸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기존의 시장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그런 조짐이 뚜렷하다.
중국 휴대폰업체 ZTE는 보급형 스마트폰 '샌프란시스코'를 영국 테스코모바일을 통해 80파운드
(약 14만5000원·선불카드 요금제 기준)에 판다.
LG전자는 거의 비슷한 부품을 쓰는 제품(옵티머스 원)을 현지에서 150파운드(약 27만2000원)에 판다. 완성도에 차이는 있지만, 부품만으로 따지면 두 회사 제품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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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 원가가 없는 것 같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을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ZTE와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일반 휴대폰(피처폰) 시장 10위권에 모두 진입하며 확실한 교두보를
쌓았다.
특히 세계 4위 휴대폰 업체인 ZTE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09년 2.3%에서 지난해 3.7%로 올랐다.
반면 3위인 LG전자는 같은 기간 10.1%에서 8.4%로 줄었다.
이 기세를 타고 중국 업체들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ZTE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지난해(200만대)의 5배인 1000만대로 잡았다.
영국, 프랑스에 이어 최근에는 일본 통신업체(소프트뱅크)에까지 스마트폰을 납품했다.
화웨이 역시 올해 20종의 스마트폰을 낼 예정이다.
출시 제품은 대부분 국내 업체 대비 절반 가격 수준이다.
예를 들어 화웨이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아이디오스(Ideos)' 시리즈는 미화로 100~ 200달러에
판매된다. 유럽에서 올해 선보일 중가형 제품도 200달러 수준이다. 국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치 원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화웨이 아이디오스 X3(왼쪽) |
중국 업체들이 싸게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배경에는 '규모의 경제'가 자리 잡고 있다.
조성은 KB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스마트폰의 운영체제 종류가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로 거의 정리돼 마치 PC처럼 브랜드는 달라도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지역에는 세계 각 업체의 스마트폰 조립 공장이 몰려 있다.
그만큼 부품도 흔해 싸게 조달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는 올해 '가격 싸움'이 세계적으로 붙을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의 라몬 라마스(Ramon Llamas) 애널리스트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리고, 심지어 고급 스마트폰의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2009년 343달러에서
2014년이면 233달러로 100달러 넘게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장의 중국 통신업체 ZTE 전시관. 작년 세계 휴대폰업계 4위에 오른 ZTE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뉴스 |
◆해외진출·기술 모두 턱밑까지 추격
중국 업체들은 단순히 가격만 싼 게 아니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도 한국 못지않게 적극적이다.
ZTE와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과 통신장비 사업을 겸업한다.
이들은 이를 이용해 아시아·아프리카의 통신업체와 공동 사업을 벌이고, 휴대폰을 후속 진출시킨다. ZTE는 이런 전략으로 세계 50대 통신업체 중 42개 통신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ZTE와 화웨이는 지난해 국제특허출원 순위에서 각각 세계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LG전자(7위), 삼성전자(17위)보다 더 높았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국내 업체들은 올해 '맞불'로 받아친다.
이영희 삼성전자 전무는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스마트폰 간에) 차별화가 어렵다지만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경쟁력이 있고,
지역에 맞는 콘텐츠 서비스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만 보급형 스마트폰 4종을 선보이고,
스마트폰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6000만대 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보급형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며
"보급형·고급형 스마트폰을 함께 가져가는 '풀 라인업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미'·'옵티머스 채트'를 포함해 올해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잇달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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