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행복한 길치

주님의 착한 종 2011. 9. 8. 12:12

      행복한  길치

 

난  가끔  불경스러운  것이  궁금할  때가  있다.

초보자도  아니고  새삼  궁금할  것도  아니지만  보고도  믿어야  하고

보지  않고도  믿어야  한다면  그냥  가끔  궁금해하기로  했다.

 

그건  내가  세상에  나오기  전  하느님과  무슨  약속을  한  것  같기는  한데

당최  기억이  안  난다는  사실이다.

 

기억나지  않는  약속을  지킬  수  없으니  매일  되물을  뿐이다

"저  여기  왜  온  거죠?  잘  가고  있나요?"

 

때론  낯선  교차로에  진입했을  때  누군가  네비게이션을  달아  주면  좋으련만

달아  줘도  사용법을  모르니  또  묻는다.

 

"오른쪽?  왼쪽"?

 

가끔  그분은  내  망각의. 늪을  건너  '네가  가는  길이  네가  갈  길" 이라고

결정적  힌트를  주실  때가  있다. 

그야말로  대박  찬스다.

그러나  알아들을  귀가  없는  나는  선택의  순간에  또  묻는다

"뭐라고요?"

 

한없이  자상하신  그분은  부드럽게  나의  오감을  열어

생의  해답은  길위가  아닌  발걸음의  평화에  있다고  속삭여  주신다.

그러나  난  가끔씩  그분께만은   길치이고  싶은  '행복한  바보'다

 

      이경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