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美 CNN, "세계서 '유급휴가'가 가장 짧은 국가는 중국"

주님의 착한 종 2011. 8. 1. 09:33

얼마전 세계에서 가장 역겨운 음식으로 중국의 '쑹화단(松花蛋)'을 선정해 비난받은 미국 CNN이 이번에는 중국이 세계에서 '유급휴가'가 가장 짧은 국가라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파즈완바오(法制晚报)는 30일 미국 CNN 보도를 인용해 전세계 39개 국가와 지역을 상대로 유급휴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21일로 유급휴가 일수가 가장 짧은 국가라고 보도했다.

미국 CNN이 정한 '유급휴가' 일수는 국가가 지정한 법정 공휴일과 회사의 최저 연차유급휴가 일수를 합친 것으로 중국은 법정 공휴일이 11일, 최저 휴가 일수가 10일로 이를 합치면 총 2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과 싱가포르가 25일, 홍콩이 26일, 타이완(台湾)이 28일로 유급휴가가 짧은 상위 5위권 중 4개가 모두 아시아 지역이었다.

관련 보도를 접한 직장인들과 네티즌은 CNN 조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현재 정부에서는 설연휴와 국경절에 각각 5일 연휴를 보장하고 있으며, 신정(元旦, 원단), 노동절, 단오절, 청명(清明)절, 추석에다가 부녀절과 어린이날까지 합치면 적어도 17일이 보장된다"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법정 공휴일은 11일로 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들 역시 "중국 내에서 일하는 30세 이하의 노동자가 연차유급휴가로 10일씩 쉬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느냐"며 "또한 직장마다 연차유급휴가 적용 기준이 다른 데다가 일을 하다보면 휴가를 가지 못하는 직장인들도 많은데 연차유급휴가를 어떻게 10일로 책정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최근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 사회조사센터에서 직장생활 10년 이상의 경력자 2천441명을 대상으로 유급휴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5%가 "연차유급휴가를 써본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23.5%는 "어쩌다가 한번 쓴다"고 답했다.

또한 중국 사회과학원과 국가여유국(国家旅游局)에서 최근 발표한 '2010-2011 중국휴가청서'에 따르면 베이징 시민 중 33.1%가 연차유급휴가를 써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자원관리 전문가들은 "CNN의 기준이 의심스럽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노동법에 '연차유급휴가' 제도가 분명히 보장돼 있지만 소수의 기업만 이를 시행할 뿐, 대다수 기업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CNN 보도는 어떻게 보면 선진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돌이켜보는 계기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 조사에 따르면 '유급휴가'가 가장 긴 국가는 브라질과 리투아니아로 모두 41일의 유급휴가가 보장됐으며, 핀란드, 프랑스, 러시아가 40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