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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도난사건 이어 직원 실수로 국보급 유물 파손

주님의 착한 종 2011. 8. 1. 09:29

 

▲ [자료사진]
▲ [자료사진] 직원 실수로 파손된 것으로 알려진 '청유쿠이반커우판(青釉葵瓣口盘)'

얼마전 구궁 내 전시 중이던 유물이 도난당해 홍역을 치른 구궁(故宫, 자금성)이 이번에는 보관 중인 유물이 직원 실수로 파손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은 31일 구궁박물원 발표를 인용해 지난 4일 박물관 고대자기검측연구실에서 박물관 내 보관 중이던 유물들을 대상으로 내부 균열 검사법의 일종인 '비파괴검사'를 진행한 가운데 송나라 시대 청자 자기 '청유쿠이반커우판(青釉葵瓣口盘)'의 상태를 점검하던 중 자기 일부가 파손됐음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은은한 청회색과 더불어 아름다운 꽃잎 모양으로 우아하고 청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청유쿠이반커우판'은 송나라 시대 5개 가마 중 하나인 '거야오(哥窑)'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국가 1급 문물로 지정돼 있다. '1급 문물'은 한국으로 치면 국보에 해당하며, 구궁 내에는 1천106개의 1급 유물이 보관돼 있다.

사건 발생 이후 구궁박물원 측은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대자기검측연구실 직원이 이전에 자기 위치를 너무 먼 곳에 갖다놓은 채 '비파괴검사'를 진행하면서 평소보다 과한 압력이 가해져 자기가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문물의 파손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구궁박물원 측은 상급 기관인 문화부와 국가문물국에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네티즌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아이디 '룽찬(龙灿)'을 쓰는 네티즌이 30일 오후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올린 "자금성 내 보관 중이던 송대 자기가 직원 실수로 파손됐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확산되면서 알려졌으며, 중국 언론이 구궁박물원 측을 추궁한 끝에 알려졌다.

관련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국가의 중요한 문물이 직원 실수로 파손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얼마전 고가의 유물이 도난당한 것을 비롯해 구궁 내 유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건지 의심스럽다" 등 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이 커지자 구궁박물원 측은 "'비파괴검사'는 유물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해 온 것으로 현재까지 50여개의 자기가 이러한 검사를 받았다"며 "현재 모든 검사가 중지된 상태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궁은 지난 5월 구궁 내 전시된 홍콩 량이창(两依藏)박물관 유물들 중 7점이 도난당해 허술한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으며, 얼마 후에는 구궁박물관 내 관리업체가 수익을 늘리기 위해 구궁 젠푸궁(建福宫)을 억만장자들의 비밀연회 장소로 임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