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도부가 고속철 사고를 서둘러 수습하자,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24일 네티즌들은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24일 오전 구조과정 중에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사고 차체를 분해하고 직경 10m 가량의 구덩이를 파고 파묻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사고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려면 차체를 온전히 보존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을 비롯한 중국 주요 언론들도 25일 "철도사고의 원인이 벼락이 아닌 차체 내부 문제로 밝혀져 정부에서 사고 차체를 분해하고 매장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복구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당초 철도부 왕융핑(王勇平) 대변인은 24일 오전 중국중앙방송(CC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구조작업과 피해복구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오후 6시까지 사고 구간 운행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운행 재개는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24일 오후 모든 구조작업을 마무리한 후, 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후 30개월의 여아가 극적으로 구조되자, 네티즌들은 이 같은 소식에 기뻐하는 동시에 "구조작업을 제대로 진행한 것 맞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이 갈수록 커지자 왕융핑 대변인은 24일 저녁 10시 45분경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왕 대변인은 우선 피해자들과 유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사의를 표명하고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왕 대변인은 차체의 분해•매장과 관련해 "이는 철도부의 결정이 아니었으며, 사고 현장에 와서야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며 "사고가 발생한 현장이 진흙탕이었던 데다가 기중기 등 작업차량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매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원래 오후 6시 이후 열차를 개통하려 했으나 원저우 지역에 폭우예보가 있어 운행재개를 하지 않았다"며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개통을 미룬 것일 뿐이다"고 운행 지연건에 대해 설명했다. 여아 구조와 관련해서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별다른 설명없이 "생명의 기적이며, 기뻐할 일이다"고 얼버무렸다. 왕융핑 대변인은 "비록 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고속철 선진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합격점을 받았다"며 "중국 고속철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관련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오로지 철도부는 자기방어와 해명에만 급급하며, 정부는 어떻게든 사고를 빨리 수습할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쿤밍(昆明)의 모 네티즌은 "그토록 고속철 기술에 자신이 있으면 이같은 사고는 왜 발생한 것이냐"며 "왕 대변인의 발언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을 우롱한 것이며, 즉시 사과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며 분노했다. 산시(山西)성의 네티즌 역시 "철도부의 일련의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철도부에서 그나마 잘한 것은 2세 여아를 구조한 일이다"며 비꼬았다. 한편 왕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3일 저녁 사고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를 찾아내 현재 분석작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내용 분석이 완료되는대로 자세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온바오 박장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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