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믿는 관시에 발등찍히기

주님의 착한 종 2010. 12. 14. 14:40

대만 경제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9 년 중국 내 대만의
투자 기업들 중 영업 이익을 본 기업들의 비율이 39 % 로
손실을 본 기업들의 비율 31 % 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한다.

사실 대만 기업들은 중국과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고
언어가 서로 통하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 기업들보다 투자
위험은 확실히 적은 편이다. 그러나 대만 기업들이라 할지라도
중국에서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중국시장의 무한한
商機가 무한한 危機로 변해 버리고 만다.

중국투자의 위기는 현지정부 기관과의 關係(관시)를 착각
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중국은 法治보다 人治가 중요시
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관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시에는 장단점이 있다. 중국 최고 관리의 약속이라
하더라도 이를 보증수표라고 믿어서는 안될 것 같다.

싱가폴 정부가 중국 강소성 소주시에 투자한 "싱가폴 소주
공업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싱가폴 소주 공업
단지는 1994 년 이광요 수상이 강택민 주석과 약속하고 당시
리란칭 부총리가 지도 감독하여 추진된 중국-싱가폴 합작 프로젝트
였다.

중국과 싱가폴은 유럽 수준의 깨끗한 花園 공업단지를 건설
하기로 약속했다. 깨끗한 도로, 아름다운 정원,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 쾌적한 생활 환경을 건설하여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 기업들을
유치할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아름다운 공업단지를 건설하여 중국
에는 시커먼 연기, 울퉁불퉁한 도로로 뒤덥힌 공업 단지만 있다는
국제적 인식을 씻어 버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소주시 정부는 싱가폴 공업단지 부근에 또 다른 공업
단지를 건설하고 훨씬 더 싼 임대료와 내수판매 권한을 주면서
외국기업, 대만기업들을 끌어 들였다. 싱가폴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아름다운 공업단지를 건설했지만 입주 기업이 없어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2001 년 초에 지분율 65 % 를 35 % 로 낮추고
외국기업 유치 권한도 중국 측에 넘겨주고 말았다.

많은 대만 기업들이 싱가폴 정부처럼 중앙의 높은 관리들과
관시를 맺는 경우보다는 산하 市급의 간부들과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과 발생하는 불유쾌한 경험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대만에서 수 십 년간 부동산업에 종사해 온 대만 기업인
A 씨는 중국의 어느 도시의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그 도시의 시장보다 높은 간부인
시 공산당 서기와 깊이 사귀게 되었다. A 씨는 당서기의 빽을 믿고
그가 소개하는 부동산 회사와 합자 기업을 설립했다.

당 서기가 이야기해 주는 시장 분석을 믿고 미화 1,000 만불을
합자형태로 투자하였다. 세금을 줄여야 한다는 말을 믿고 계약서
상에는 200 만불만 기록하였다. 그리고 계약대로 미화 1,000 만불을
중국 측 합자 파트너에게 송금하였다. 파트너는 이중 200 만불 만을
합자회사 구좌에 입금시켰다.

나머지 800 만불중 50 만불을 몰래 꺼내 홍콩 기업이 포기하고
간 건축공사를 사들이고 이를 1,000 만불에 샀다고 허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 파트너는 750 만불을 몰래 삼켜 버렸고 대만의
A 씨는 이를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 측 파트너는
합자회사의 자산을 은행에 담보로 잡히고 별도의 자기 회사로 돈을
빼내어 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대만 기업은 화가 나서 당 서기를
찾아가 파트너의 비위를 따지고 해결을 요구했지만 배후에서 지시
한 사람은 바로 당서기였다. 대만 기업은 1,000 만불을 찾아오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자기가 모르게 지출된 상당 금액을
대신 물어주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재물 손실로만 끝났기
때문에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대만 기업인 B 씨는 어느 연해 도시의 높은 관리를
알게 되어 그의 소개로 유관 기관으로부터 경치 좋은 지역의 토지를
구매하여 골프장을 건설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좋은 토지를 할당해
준 배려에 대한 보답으로 수백만불에 달하는 해외회원권 판매권한을
유관 기관의 홍콩 자회사에 선물로 주었다. 개인적 선물은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관 기관의 한 간부가 다른 곳으로 전근가면서 업무를
인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상급 기관이 이상한 점을 발견해 냈다. 왜
골프장이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는데 홍콩 지사가 거액의 돈을 들여
해외회원권 판매권한을 사들였는지 추궁하였다.

원래 대만기업 B 씨는 장부 금액의 일부만 받고 나머지 돈은
간부들에게 선물로 준 것이었다. 모든 것이 들통나는 바람에 B 씨는
투자 금액을 다 날린 것은 물론 뇌물을 제공한 죄로 기소되어 복역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