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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주군 외고산 마을 ‘옹기엑스포’ 축제를 가다.

주님의 착한 종 2010. 10. 19. 11:34

57년부터 굽기 시작해 국내 50% 생산
24일까지 축제…전세계 옹기들과도 만남





외고산 옹기마을에 가면 다양한 옹기를 구경도 하고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도 가능하다.

'산소는 통과하고 물은 차단한다!'

기능성 섬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에서 신석기시대부터 사용됐던 흙으로 만든 그릇 옹기의 특성이 바로 산소가 통과한다는 것이다. 한식을 대표하는 음식재료 간장, 된장과 김치의 발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것이 바로 이 옹기다. 특유의 축열 효과와 높은 원적외선 방사율 등 장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우리나라 옹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울산 울주군 외고산 마을. 이곳에서 24일까지 '옹기 엑스포'가 열린다.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마을로 들어서면 정겨운 모습의 옹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외지 사람들을 반긴다. 이곳은 행사를 위해 급조된 장소가 아니다. 원래 주민들이 옹기를 굽던 마을이다. 1957년 허덕만 씨가 이주해 옹기를 굽기 시작하면서부터 만들어진 이곳은 한국전쟁 이후 증가한 옹기수요로 인해 옹기기술을 배우려는 이들이 모여들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1960∼1970년대에는 약 350명의 장인과 도공들이 거주했고, 당시 마을에서 생산한 옹기는 서울뿐 아니라 미국·일본에까지 수출됐다. 70년대 이후 플라스틱 그릇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옹기촌은 위기를 맞았지만 도공들은 묵묵히 가마를 지키며 옹기를 구웠다. 그러다 최근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옹기에 고압 분사기로 산소를 불어넣으면 내부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기포가 올라온다.

옹기문화관, 옹기로드관, 아카데미 전시관 등 고정 전시관을 비롯한 17곳의 각종 전시시설이 가득 한 이곳에는 1800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쓰임새와 모양을 가진 세계 각국의 옹기가 전시되어 있다. 다 보려면 반나절이 넘게 걸린다. 길(Road)을 따라가며 옹기와 얽힌 세계인들의 삶을 담은 옹기엑스포 주제전시관인 '옹기로드관'을 먼저 둘러본다. 이곳에는 한국 옹기 220여 점을 비롯한 1000여 점에 달하는 세계 옹기가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

아프리카 전사와 인디언의 그릇, 액운을 물리치는 아즈텍의 모자이크 가면, 우리를 지켜주는 동물 옹기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일반 장독에서부터 씨앗단지, 똥장군, 옹기 술병, 제기, 투호 항아리, 악기에 소줏고리, 떡시루, 시루, 뚝배기, 수저통, 다리미 받침에 이르기까지 열두달 한국인의 삶 속에 깊숙이 녹아있던 다양한 우리 옹기들 역시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옹기의 예술성과 기능성을 현대적인 감각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옹기갤러리'와 '한국현대옹기관'의 작품들은 현대작가들의 옹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행사장 입구 왼편에 위치한 장독어울마당은 경상·전라·중부지역의 특색있는 장독대가 운치와 정겨움을 자아낸다. 축제기간 동해 남부선 남창역과 덕하역 중간에 외고산역이 임시로 만들어져 마을 바로 옆에 기차가 정차한다. 이 열차를 이용하면 부산 등 영남권에서 찾아오는데 더없이 편리하다.

울산=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