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중국 변화된 노동환경, 농민공 어디로 갔나?

주님의 착한 종 2010. 10. 19. 10:54

 
 
중국의 경제 발전을 이끈 일등공신은 덩샤오핑 이래로 개혁개방에 힘쓴 중국 지도부의 탁월한 선택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러한 정책도 중국 농민공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고향을 등지고 몇 년씩 외지에서 힘겹게 노동현장을 지킨 이들이 오늘의 중국을 있게 한 2등 공신은 되리라고 생각한다. 매년 춘절과 추석 국경절이 지나면 동남부 지역의 공업지역으로 중서부 지역의 농민공들이 열차로 버스로 떼지어 이동해 와서 이 공단 저 공단을 기웃거리면서 일자리를 찾아 다녔고 이러한 노동력이 중국의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러나 이번 국경절 연휴가 10여 일이 지난 지금 종전 같은 농민공들의 유입은 찾아볼 수가 없다. 국경절 연휴 전에 많은 인력이 빠져나간 공장은 빈자리를 메우지 못해 조업에 차질을 빗고 있다.

수십 명을 충원해야 하는 회사에는 기껏 두세 명이 기웃거리고 그나마 취업결정 통지를 받은 두세 명도 다시 더 좋은 회사를 찾아서 다니고 있다. 지금은 직원을 면접해서 골라 뽑는 시대가 아니고 농민공들이 이 회사, 저 회사를 다니면서 어디가 가장 높은 급여에 가장 적게 일을 시키고 노동환경이 좋은 지를 보고 선택하는 시대로 접어 들었다.

전에는 시원찮은 농민공을 해고하면 언제든지 골라서 보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농민공 해고에 신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로 공단 내 형편이 좋은 회사들은 앞다투어 기본급을 인상하여 부족한 인력을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질 것이며 호전될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금융위기의 탈출 수단으로 내수 진작에 총력을 경주했고 그 결과 중서부지역에도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으며 공업이 발전한 동남부 지역의 외자기업에게서는 그 동안 제공했던 면세 등의 특혜를 폐지한 반면 중서부지역에는 특혜를 주면서 동남부지역 공장의 중서부지역 이동을 장려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폭등한 농산물가격은 농민들이 농촌을 등지고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절대 경작면적이 줄어든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지역에 따라서는 우리의 새마을 운동과 비슷한 '신농촌건설운동'을 펴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도 살수 있도록 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농촌주변의 기업에게는 채용한 농민공의 급여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여 농촌기업의 생존을 지원하고 있고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를 구입하는 농민에게 일정액을 보조하여 내수기업도 살리고 농민들도 경제발전의 혜택을 누리도록 정책을 펴기도 했었다.

여기서 우리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돈 많은 회사라면 수시로 기본급을 인상하여 다른 회사보다 높은 보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알뜰하게 경영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중국 직원들을 내 형제 자매처럼 보살피고 그들이 직장생활에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는 길과 공정 자동화를 통하여 인력소요를 줄여 나가는 길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