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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위안화 절상 거부… 中, EU와도 '신경전'

주님의 착한 종 2010. 10. 6. 11:45

EU, 절상압박 강화..원자바오 거부의사 밝혀
EU 기업들 "보조금 관련 불만 제기 늘어날 것"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위안화 절상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맞서고 있는 중국이 유럽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통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으나 중국이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ASEM 연설에서 위안화 절상 요구를 거부하고 환율의 안정성 유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원 총리는 "우리는 거시경제 정책의 조정을 강화하고 출구전략 시기와 속도에 유의해야 하며 주요 준비통화(reserve currency)의 환율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공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세계 경제 회복과 관련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 위안화 환율보다는 경제 회복에 관심을 돌리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유럽은 이번 회담 기간 동안 절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 등은 이날 중국 재정부장 및 중앙은행 총재 등과 만나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허용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위안화가 완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기업들의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카렐 드 휴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중국은 앞으로 수출보조금 의혹과 관련해 유럽 제조업체들로부터 더 많은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요구는 유로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최근 몇 개월간 하락한 데 따른 것.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19일 위안화 환율 시스템 개혁을 선언한 뒤 지금까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2.15% 상승했으나 유로화 대비로는 9.4% 하락했다.

유럽은 최근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서방 선진국들이 고용 및 경제적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일관된 반대 입장으로 양국 통상마찰은 앞으로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런 가운데 원 총리가 지난 3일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유럽에 요구했지만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베르나르 데 비트 벨기에 주재 벨기에-중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다수의 경제인 및 정치인들이 다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EU의 시장경제 지위 인정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원 총리는 그리스 아테네 그리스 의회 연설에서 "중국의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 인정과 첨단기술 수출 제한 완화, 보호 무역주의 거부로 유럽과 중국간 교역이 활발하게 증진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다른 나라와의 통상 마찰시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기사제공: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