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회장의 여비서 성폭행 사건으로 中 시끌

주님의 착한 종 2010. 3. 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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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회장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주장하고 있는 여비서 우씨의 모습


중국 원저우(温州) 모 회사의 20대 여비서가 회장이 2년동안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신고한 사건에 대해 현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넷매체인 원저우왕(温州网)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한 우(吴·25)모씨는 지난 2008년 3월 남자친구와 함께 원저우의 한 에너지과학기술 회사에 취직했다.

남자친구는 현장직 직원으로, 우씨는 청소원으로 일을 했지만 회사 책임자는 우씨의 학력이 높은 것을 확인하고 얼마후 회장 비서직을 맡게했다.

고학력에 영어실력, 세련된 외모까지 겸비한 우씨가 업무성과도 좋자, 이 회사의 회장인 장(张·54)모씨는 그녀를 눈여겨 봤고, 이후 우씨를 대하는 장씨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장씨는 우씨에게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업무를 가르쳐 주겠다며 조금씩 스킨십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9월 우씨는 장씨를 자신의 사무실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성관계를 맺었다. 

그후로 2009년 초까지 둘은 1~2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사무실과 화장실 등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우씨는 장씨와 성관계를 맺을 때마다 관련 기록을 컴퓨터상에 남겼다. 우씨가 남긴 기록에는 총 30여 차례의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씨는 장씨와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놨으며, 관련 모습이 회사 CCTV에도 직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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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서 우씨가 촬영해 놓은 회장 장씨의 성추행 장면
 
여비서는 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일까?

우씨가 신고를 하지 못한 이유는 어렵게 얻은 직장과 지금의 직책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근무환경과 내가 맡은 일에 매우 만족했으며, 회사 사장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

특히 그녀의 영어실력이 출중해 해외에서 손님이 오면 우씨가 의전을 도맡았다고 한다. 우씨는 "고통스러웠지만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 남자친구와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 했다"면서 "회장과의 부적절한 관계는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려했다"고 말했다.

우씨와 장씨와의 부절적한 관계는 우연한 일로 밝혀지게 됐다. 업무차 회사를 방문한 인도인 바이어와 가까워졌고, 둘은 시간이 날 때마다 화상채팅 등을 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런데 지난 3월 21일, 우씨와 그녀의 인도인 친구가 화상채팅을 하던 중 회장인 장씨가 뒤에서 우씨를 덮쳤다. 장씨는 컴퓨터를 하고 있는 우씨를 뒤에서 껴안으며 가슴을 만지고 애무를 했다. 이 장면을 본 인도인 친구는 문제의 장면을 화상카메라로 촬영을 해 두었고, 이후 장씨에게 보내줬다. 고민끝에 우씨는 지난 2년간 부절적한 관계를 맺어온 장씨를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또 지역 인터넷 게시판에 관련 사실을 폭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접수한 룽완(龙湾)구 인민검찰원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유인즉 지난 2년동안 성관계를 맺어오면서 신고를 않은 점, 성관계 발생 시간이 낮 근무시간임에도 회사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은 점, 관계 발생시 회장 장씨가 비서 우씨를 폭력을 사용하거나 위협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조사과정에서 우씨는 최초 성관계 발생시 장씨를 신고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피임약을 사다줄 것을 요청한 것과 한 차례 성관계를 맺고 나서 장씨가 준 2천위안(34만원)의 수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우씨는 "수차례 거부했지만 회장이 자신의 주머니에 넣어 받았다. 남자친구에게 들킬까 두려워 돈을 가방 속에 숨겼고, 이후 보너스를 받은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해명했다.

우씨의 남자친구는 충격에 빠졌다. 결혼을 전제로 회사 기숙사에서 동거를 해온 우씨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서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검찰이 회장 장씨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린 것을 논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선전(深圳)의 한 네티즌들은 "여러 가지 정황상 비서인 우씨는 약자이며 섣불리 신고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상참작은 되겠지만 장씨를 불기소한 것을 검찰의 잘못된 판단이다"고 말했다.

반면 주하이(珠海)의 한 네티즌은 "성폭행이었다면 우씨는 왜 2년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냐"며 "장씨를 성폭행범으로 처벌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