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거나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있노라면
의례히 어린 아이들이 내게로 다가옵니다.
혹은 갓난 아이를 등에 업은 아이 엄마들이 씻지도 못한 듯한
꽤재재 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와서는
'우리아이가 많이 아파요~ 돈이 없어서 밥도 못 먹였어요~
빵하나 사먹을 수 있게끔 1위엔만 주세요" 라는 것입니다.
혹은
"워 총 똥베이 라이러~수오이 워더 치엔빠오 띠올더.
씨앤짜이 메이요치엔~ 으어쓸러~게이워 치앤 이띠얼...칭~~시앤썽
(저는 동북지방에서 왔는데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지금 돈이 없어서 배가 고파 죽겠습니다. 돈을 조금만 주세요 선생님 예?)"
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어김없이 불쌍한 맘에 아이에게 1위엔짜리,
아이 엄마에게도 1위엔짜리 잔돈이 없으면 10위엔 짜리라도 주었지만
이제는 단 한푼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4년째 같은 장소에서 구걸하는 아이...
이제는 어느덧 커버려서 아이를 등에 업는 대신 손을 잡고 구걸하는 아이 엄마...
항상 지갑을 잃어버려서 배고픈 동북에서 온 아저씨~~
몇번이나 마주쳤던 그사람들...
심지어는 조선족(특히 북한과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조선족)중에 탈북자라면서
영사관에 가야하니 차비를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조선족 가짜 탈북자아저씨를 다시 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ㅎㅎ
길을 가다가 구걸하는 아이가 불쌍해서 동전 1위엔 짜리라도 하나 줄라치면
어디에 있었는지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전부 제게 달라붙는 겁니다.
칭다오 시내 KFC 앞에서 아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난쟁이 아저씨...
하루 구걸매출(?)이 많은때는 200위엔이 되기도 한다는데....헐~!
시내 한복판에도 눈을 돌리면 어김없이 보이는 구걸자들...
엎드려 구걸하고 따라다니면서 구걸하고 이런저런 온갖 핑계를 대면서 구걸하고
심지어는 어설픈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전문(?) 구걸자까지...
가게에 들어가 있으면 어김없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때묻은 손을 내밀고 가만히 서 계시는 할머니...
거지의 천국도 아니고...
요즘은 구걸하는 방법도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혹은 꽃이나 저가의 물건을 판매를 하기도 하지요.
구걸 세계에도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청도 시내에는 5성급 호텔이 즐비하고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
도로에는 고급 승용차가 굴러다니고 도로 주변에는 고급 식당들이 즐비한데
대체 이들은 왜 사라지지 않는거지요?
정말이지 거지가 불쌍하다고 느껴지다가도 이제는 지겹다고 느껴집니다.
- 청도 고군분투 님 글 -
호텔 근처 라오좐춘(유명한 사천음식점) 앞에는
항상 두 팀의 거지가 있어요.
저도 요즘은 한푼도 주지 않고 있는데..
지난 번에 어디를 가다가 1위안을 주었는데,
1시간 후에 다시 돌아오는 데 또 돈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에구 지겨워...
게다가 일요일 중산로 천주교당 앞에는
아예 거지 부대가 진을 치고 앉아서 오가는 한국인 신자들에게 동냥을 하고 있어요
- 골목대장의 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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