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청도생활 1.깍아도 의심스러운 가격

주님의 착한 종 2009. 12. 21. 12:28

중국 생활초기의 일입니다.

길거리에는 과일을 파는 노점상이 있었는데 

친구와 함께 길을 가다가 과일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바나나 한봉지에 3위엔, 수박한통에 5위엔...등 많은 과일들이 있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저마다 3위엔을 주고 바나나 한봉지를,

5위엔을 주고 수박한통을 사들고 가는 것을 보고는

우리도 짧은 중국어로 수박한통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10위엔짜리를 주었는데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는 것입니다.

 

옆에 같이 있던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친구는 유학생으로 저보다 중국생활 선배이고 중국어도 능숙했습니다.

 

왜 10위엔이냐고...

그러자 주인은 다짜고짜 큰소리로 10위엔이라고 우깁니다.

 

같은 리어카에 있는 같은 수박을 샀는데

왜 현지인들은 5위엔을 받고

우리는 10위엔을 받는건지...

아하~ 이게 바가지구나...

 

전 그냥 한화 650원 정도(당시 환율은 1:130정도였슴)는 걍 넘어가자면서

친구의 팔자락을 잡아당겼습니다.

그러자 같이 간 친구가 기어이 5위엔을 받아내는 겁니다.

 

앞서 수박을 구매한 사람이 분명 같은 것을 5위엔에 사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우리도 분명히 같은 가격에 사야 한다고 ...

그게 아니면 이게 바가지라고...

 

그러면서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한국식으로 물가를 생각하지 마라고...

이곳에서 1위엔이면 버스를 타고 갈수 있고

3위엔이면 만두를 사먹을수 있다고 합니다.

원하는 곳을 갈수 있고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이란 겁니다.

그러니 5위엔이면 누구에게는 하루 생활비가 될수 있으니

이곳의 물가로 봤을때 5위엔이면 적은게 아니라고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의 머리속에는 항상 한국의 물가와 비교해서 혹은 환율을 적용하면서

얼마되지 않네 라고 생각을 하지만

정작 그 몇위엔이 이곳에서는 큰돈이 될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은 제가 물건값을 깍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중국생활을 오래하다보니 현지인들보다 더 깍을때도 있지만

여전히 물건을 구매하면서 깍아도 의심스러운 가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 청도 고군분투님 글 -

 

하하.. 맞습니다.

 

중국 사람들.. 외국인들을 봉으로 생각하지요.

다행히 택시는 그렇지 않아서 좋아요.

동남아에 가면 택시 기사들 횡포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는데..

 

저는 택시를 타던,

노상에서 물건을 사던, 1위안까지 꼭 잔돈을 받습니다.

 

고군분투님께서 적으신 것 처럼

1위안이면 버스를 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요즘은 1위안도 아까워서 버스 카드를 이용합니다.. ㅎㅎ)

 

그런데, 그제 당할 뻔 했습니다.

손님들과 함께 KTV에 갔었는데,

이 분들이 자꾸 권하시는 바람에 술도 조금 마셨고..

또 꼬치 집에 가자고 해서 제가 간단하게 쏘게 되어서.. ㅎㅎ

 

캄캄한 밤중에 룸메이트가 과일을 사오랍니다.

호텔 근처 가게에 가서 귤과 사과를 사고

잠간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다 싸놓았네요.

 

집에 가서 과일을 풀었더니

이게~~~ 완전히 말라 비틀어지고 상한 사과만 잔뜩...

 

아침에 출근해서 직원과 함께 갔지요.

점원 이놈이 네 얼굴을 보더니 ㅎㅎ

 

너 정말 나쁜 놈이다.

어떻게 이런 걸 골라서..

너 이거 먹을 수 있겠나?

택시비까지 얹어서 싱싱한 사과로 바꾸었지요.

 

집 값도 그래요.

한국 사람들이 집을 얻으려면 엄청 올려 받으려고 합니다.

보증금도 (여기서는 야진이라고 하지요.) 무슨 트집을 받아서라도 안 돌려주려고 하고..

귀찮고, 몇 푼 안된다고 해서 넘어갔던 것들이

결국은 짐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 골목대장의 답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