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기 그지없어 하나 밖에 모르는 제 아내는
솔직히 세상없이 좋은 여자입니다..
이따금씩 숨이 콱콱 막히도록 내 생활을 조이며
있는 대로 엄살을 피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녀 나름대로의 사랑법 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온종일 저를 자기 가시권 안에 두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하겠고
부부는 취미도 같아야 한다는 억지조차도 이해하는 거고요..
몇 일 전부터 제가 너무도 초라해 보였습니다.
하고 한날 각시 치마폭에 매달릴 수 있다는 건
그 만큼 쌩쌩하다는 의미도 되고,
그 만큼 큰 소리 쳐도 된다는 의미도 되는 줄만 알고
심한 잔소리에도 술 담배 끊을 생각도 않았었어요..
아직 젊은데.. 그 정도야 뭐..그런 생각뿐이었네요..
그런데 요 며칠
온 몸이 쑤셔대고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로 종일 끙끙거렸습니다.
눈을 뜨면 시작되는 아내의 간섭이
역시 내 하루의 활기였단 걸 비로소 느낍니다.
아내가 옆에 있었으면 우선 꿀물에, 아스피린에,
가정상비약은 있는 대로 꺼내놓고 뭐가 좋은가..
잔소리 곁들여 쫑알댔겠지만
이곳엔 누구 하나 제 이마에 손을 대고 열이 있는지 봐 줄 사람이 없으니..
내가 세상모르고 겁 없이 팔딱일 수 있었던 것도
행복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도
그 모두가 아내의 마음 길 덕분이었음을 비로소 느끼겠다는 겁니다.
날 향한 아내의 마음은
구속도, 집착도 아닌 진정한 사랑이었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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