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한국인과 중국인이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 첫 번째, 부자에 대해서 ( 3 )

주님의 착한 종 2009. 6. 9. 11:59

한국인과 중국인이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 첫 번째, 부자에 대해서 ( 3 )

 

이건 약간 핀트가 벗어난 얘기지만,

동양 3, 즉 우리와 중국, 일본 중에서 유교적 사상과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어디일까.

보통 유교의 뿌리가 공맹과 주자에 이르기에 당연히 중국을 꼽을 수 있겠지만

나는 아니라 생각한다

보는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현 입장에서 살펴 보면 단연 우리가 앞설 것이다.

중국의 문화 대혁명의 삼십 년 시절을 감안 한다 하더라도.

 

그럼 그 영향이라는 것을 조금 깊이 살펴 보면,

우리에게 장점으로 인식되는 우리의 모습, '동방 예의지국'이라는 칭호가 있다.

인의를 알고 예를 차릴 줄 아는 민족이기에 공맹의 사상과 철학을 오늘에 

되 살려 성균관의 모습으로 그 혈통을 이어가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늘 날 우리의 대부분이 그 혈통과 가문을 무엇보다도 중요시 하고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런 전통 미풍을 조금 더 깊이 파헤쳐 들어 가 보면,

조선 시대의 양반과 귀족의 수가 평민과 상놈의 수 보다 턱 없이 적었다는

사실이 눈에 밟힌다.

오늘 우리들은 집집마다 훌륭한 가문의 족보를 가지고 있다.

없으면 큰일 날 일이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우리들의 조상은 다들 양반의 가문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다.

대한민국의 모든 성씨는 평민과 상놈이 없는 완벽한 양반의 성씨에서 태어난

증거이기도 하다.

 

왜 우리모두는 자기 가문을 양반의 혈통이라고 뻥들을 쳐야 했을까?

물론 태생이 진골이나 성골이 확실한 가문들이 없지 않지만

나머지 가문들은 평민이거나 하층 계층의 조상을 둔 게 분명하건만

지금에 와서 누구 하나 그 진실을 밝히려는 후손들이 없다.

평민이나 하층의 조상들을 둔 지금의 우리 후손들은 무엇이 부끄러운 것일까?

그것은 바로 유교적 신분이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를 족쇄마냥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허례와 허식을 가장 많이 보여 주고 있는 나라가 우리 나라다.

삼국의 결혼 형태를 예를 들자면 그 형식을 비교하지 않더라도

남녀가 만나 결혼이라는 과정을 보면,

마지막에 양가의 문제로 인해 사랑하는 남녀가 고통을 받거나 심지어 파경에

이르는 경우를 더러 보는데 그 원인이 바로 양가 부모의 허례와 허식

때문이라는 게 십 분의 팔이 넘는다고 한다.

그 잘난 집안 내력이 어쩌구, 우리 집 명예가 저쩌구 하면서

오만 되지 않은 핑계와 권위를 내세우는 집안이 많지만

과연 그 집안이 그렇게 큰 소리 칠 정도로 뼈대 있는 가문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는 늘 가문의 영광이니, 가문의 수치니 하면서 가문 타령을 많이 한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가문을 지키거나 그 영광을 답습하고 

있는 줄 안다.

유명한 '華家 ' '陳家' 등등의 성씨의 가문들이 면면히 내려 오는 것을 보면

우리의 자랑인 김씨, 이씨, 박씨 등의 가문들과는 조금은 다른 세계를

보는 것 같다고 할까?

 

하긴 일본은 성씨의 의미가 아예 중요치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그들은 밭을 중요시 하면 田씨 성을, 대나무를 좋아하면 竹씨 성을

붙이는 민족이다.

그런 일본인들이기에 당시 우리 조상들이 왜 그토록 성씨에 매달리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왜정 시대에 그들이 우리로 하여금 창씨 개명을 강요했을 때, 마을마다,

고을 마다 우리의 할아버지들이 성씨를 만들려고 모시던 양반의 어른을

찾아 가는 걸 보면서 무척 의아해 했을 것이다.

 

그렇게들 얻은 성이요, 가문이니 어찌 소중하고 귀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문의 족보가 다시 만들어 지고 가문의 영광을 다시 일으켜야 하는

우리 민족이기에 그만큼의 허례와 허식이 필요했던 시기였고,

또 다들 그것을 알기에 손 사레를 쳤던 것이다.

 

진심과 진정으로 가문과 혈통을 위하는 민족이라면

마지막 왕조인 조선의 살아 있는 왕씨 들을 그렇게 홀대하는 법이 없었을 테고

이 나라의 양반 가문을 그토록 존중하고 존경했다면 우리들은 먼저 그 품위나

덕행을 배웠어야 했고참으로 어진 이가 무엇인지 깨우쳐야 했으면 반목과

시기 같은 상놈들이나 하는 짓들을 오늘 날에 와서 보여 주지 말아야 하는 데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그것 또한 우리 조상들의 뿌리가 어떠했는지

역설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여기서 우리는 부자를 바라보는 원초적 시각을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단서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