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코 16,15-20
그때에 15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16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17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18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19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20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저는 지금 경인운하 백지화를 위한 단식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부터 시작해서 39일째 계속되고 있는 릴레이 사제 단식 기도회입니다. 여기에 꼭 참석해야지 마음은 있었지만 계속된 바쁜 일정으로 어제서야 겨우 참석하게 되었네요.
사실 하루 굶는 것이 뭐 별 거 있겠습니까? 요즘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 며칠씩 굶는 사람도 많다고 하지만,하루를 굶어보면서 고통 받는 자연의 아픔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자연이지요.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아마 자연도 우리에게 그만 좀 파괴하라고 하소연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그 파괴의 영향은 고스란히 인간들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지금의 환경문제들을 통해서 분명히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결과만을 보면서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실상에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사람들의 이권이 개입된 상태에서 멈추지 않고 추진되고 있는 경인운하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50만 원짜리 땅값이 500만원으로 뛴다는 그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것일까요? 돈만 벌 수 있다면 자연이 파괴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황금만능주의 생각들이 맞는 말일까요? 돈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대접받는 것이 정말로 행복한 삶일까요?
신문을 펼치면 증권소식부터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주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오르면 기분이 좋아지고, 주식이 내리면 기분이 나빠진다고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주식이 폭락하게 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바로 돈에 의해서 자신의 행복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나의 행복은 돈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하면 돈이 없어서 주식을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이 더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복음, 즉 기쁜 소식일까요? 돈 많이 버는 것?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 이러한 소식을 전하라는 말씀이 아니지요.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이 왔다는 것,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인 것입니다.
이러한 소식을 전하는데 돈, 명예, 지위가 필요할까요? 아닙니다. 이것들은 행복을 얻는데 있어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전부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몇 개의 수단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기쁜 소식을 전하지 못합니다. 그 몇 개의 수단들이 기쁜 소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기쁜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결국 스스로 불행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경인운하 백지화를 위한 단식기도회에 참석하면서 무엇이 중요하며, 무엇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주는가를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더 주님의 뜻에 맞게 행동하고 실천하는 우리가 될 것을 다짐하여 봅니다.
세상은 변화다. 삶은 생각이 만드는 것이다.(마르크스 아우헬리우스)
최고의 지름길('행복한 동행' 중에서)
마흔이 되지 않은 나이에 췌장암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떠난 카네기멜론 대학 랜디포시 교수. '마지막 강의'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신 비운의 교수로 기억되지만 사실 그는 췌장암에 걸리기 전부터 뛰어난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날리며 일찌감치 종신교수 자리를 꿰찬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항상 그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랜디 교수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주 간단해. 언제라도 좋으니까 금요일 밤 10시에 내 연구실로 전화를 걸어봐. 그럼 비결을 말해 주지."
모든 이들이 주말을 앞두고 들떠 있는 시간에도 자신은 언제나 연구실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인생에 지름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돌이켜 보니 인생에 있어 최고의 지름길은 '돌아가는 길'이었다며 특별한 비결도, 요행도 없이 그저 묵묵하게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유일했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은행의 복리이자 같은 겁니다. 보상은 놀랄 만큼 빠르게 누적되지요.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한다면, 그 시간만큼 당신은 일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실력이 늘어나고, 보다 유능해지며, 더욱 행복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