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일을 중국 청도에서 맞습니다.
어제 밤 설잠이 들었을 때, 밤 12시 경..
30여분간 쏘아대는 폭죽소리에 잠이 깨어
밤새 설치다가 새해 첫날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정갈하게 목욕을 하고
미사를 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미사 후에, 어느 손과 마음이 큰 교우분께서 떡국을 준비하셨다고
모두들 먹고 가시라는 신부님 말씀이 계셨는데,
자리는 비좁고, 교우분들은 너무 많아서
차라리 이런 때는 자리를 비워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슬그머니 일어나 돌아왔습니다.
올해의 좌우명은 무엇으로 할까..
많은 고민들을 했는데..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하고 생각하고 고르고 고르고..
결정이 너무 어렵습니다.
결국..
이해인 수녀님께서 말씀하신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처럼
일년을 매일 매일 하느님과 이웃과 가족들을
사랑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물론이고요.
여러분들의 빛나는 2009년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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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빨강!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로
내게 오는 시간들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내가 맡은 일들에는
인내와 정성과 책임을 다해
알찬 열매 맺도록 힘쓰겠습니다
노랑!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누구에게나 밝고 따스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로운 매일을 가꾸어 가겠습니다
초록!
그 싱그러운 생명의 빛깔로
크고 작은 어려움이 힘들게 하더라도
절망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초록빛 물감을 풀어 희망을 짜는
희망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파랑!
그 열려 있는 바다빛으로
더욱 푸른 꿈과 소망을 키우고
이상을 넓혀가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삶의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는
부지런한 순례자가 되겠습니다
남색!
그 마르지 않는 잉크빛으로
가슴 깊이 묻어둔 사랑의 말을 꺼내
편지를 쓰고, 일기를 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색의 뜰을 풍요롭게 가꾸는
창조적인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보라!
그 은은한 신비의 빛깔로
잃어버렸던 기도의 말을 다시 찾아
고운 설빔으로 차려입고
하루의 일과를 깊이 반성 할 줄 알며
감사로 마무리하는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거듭 강요 하기 보다는
조용한 실천으로 먼저 깨어 있는
침묵의 사람이 되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가지 무지개 빛깔로
새로운 결심을 꽃피우며
또 한 해의 길을
우리 함께 떠나기로 해요
【 이해인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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