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에 들어갔다가 19일 금요일 쯤 다시 청도로 오려고 했는데
그만 많이 많이 늦어져 버렸습니다.
실비 마님이 하루라도 마당쇠 남편 더 걷어먹이려는 건지
이런 저런 연말 모임이 있다며 함께 가자는 겁니다.
뭐, 요즘 비수기에 별로 바쁠 것도 없는 지라
그러마.. 하고 못 이기는 척 눌러 앉았지요.
그 대신 일주일 내내 술 마시느라 엄청 힘들었습니다.
아!! 예전엔 두주를 불사하고, 언제나 뒤처리를 담당했었는데
이젠 그만 맥을 못추겠습니다.
힘도 부치고, 게다가 술은 왜 이리 빨리 취하고 늦게 깨는지..
15일 서울 도착한 날.
집이 엄청 분주합니다.
우리 집 두 딸의 대모님은 한 분입니다.
베로니까 자매님.
그분과 그분의 부군 되시는 알베르또 형제님.
그 두 분의 대자 대녀 부부와 우리 부부..
모두 10사람이 저희 집에 온답니다.
벌써 20년 넘게 가지고 있는 모임이지요.
제가 중국에 와 있는 관계로 요즘은 마님만 참석하는데
내가 온다고 하니까, 날을 맞춰서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이날 처음 들어 본, 당신 멋져!! 라는 건배 제의
'당당하고' '신나게' '멋지게' '져주면서 살자' 라는 뜻이랍니다.
마지막 져주면서 살자 라는 구호가 가톨릭 신자들에겐 딱 맞는 것 같습니다.
16일,
전임 사목회 총회장님..
참 소식도 빠르다. 어떻게 내가 온 줄 아셨는지, 호출 명령!!
부모님을 찾아뵙고 저녁에 뭉쳤습니다.
예전에 같이 사목회 활동을 하던 많은 얼굴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당신 멋져!!"
17일,
옆 동네 본당에서 판공성사가 있는 날.
오후 시간에 마님과 같이 성사를 보았습니다.
딸년들은 언제 볼 건지..
우리 본당은 23일이라고 하던데,
오랜만에 영화라도 보라고 젬마 자매가 영화를 예매해서 주셨네요.
자기 부부가 봤는데, 참 좋더라며..
그래서 간만에 영화관람.
영화제목은 오스트레일리아..
감동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영화같은 영화를 보았네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후기를 올려보겠습니다.
이날은 우리 딸들과 오붓하게 모였습니다.
"당신 멋져!!"
18일,
이날은 Kor Park이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IBM Korea 주관으로 전산실장 세미나가 마닐라에서 열렸는데
그때 참석했던 사람들 중, 미사참례를 계기로 모이게 되었는데
1994년부터이니까 이 모임도 꽤 오래 되었습니다.
졸지에 조선족으로 명칭이 바뀐 저를 위해 시간을 쪼개어 송년모임을 했습니다.
"당신 멋져!!"
19일,
현재의 우리 아파트로 옮기기 전,
같은 아파트 같은 구역에 살던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똑 같이 이사를 했네요.
그전에는 모두 한 구역이었지만 지금은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제 대자 바오로와 베네딕도 형님은 각각 구역장을 하고 계시고
마님은 부구역장입니다.
겸사겸사 또 모임이 만들어졌고, 매년 함께 여행도 다닙니다.
여기에서도 또 송년 보임...
"당신 멋져!!"
20일,
우리 구역 송년 모임이랍니다.
구역장, 남성회장 등등 무척이나 반갑게 맞아주네요.
대림기도를 드리고, 생활나누기도 하고..
역시 마지막에는 "당신 멋져"
21일.
주일입니다.
오랜만에 우리 본당에서 미사를 드립니다.
반가운 소식 하나..
우리 본당은 신설본당으로 그동안 상가 한층을 빌어 미사를 드려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주에 본당 기공식이 열렸다고 했습니다.
미사 후에 성인 복사단 모임이 있답니다.
전임 단장이 왔으니 함꼐 오랍니다.
성탄 전례를 논의하고..
마지막에는 역시 "당신 멋져!!"
아, 힘듭니다.
1주일 내내 '당신 멋져'를 연발했으니 누군들 지치지 않겠습니까? ㅎㅎ
어제 22일 월요일 청도로 왔습니다.
지금 성탄 전야 미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청도의 성탄 성야미사는 오후 5시랍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교유들의 편의를 위해
늦은 저녁시간에 미사를 드리는 곳이 많던데...
글쎼요, 저는 밤 12시에 드리는 미사가 멋질 것 같습니다.
청도야, 중국이라는 특성이 있으니 예외로 하더라도 말입니다.
당분간..
대림4주간을 줄기차게 '당신 멋져'를 연발한 만큼
성탄시기에는 자숙을 하며 보내야 하겠습니다.
-사족-
요즘 서울에서 유행하는 건배 구호는
'하쿠나 마타타'와 '원더걸스'가 있더군요.
'하쿠나 마타타'는 뮤지컬 라이언 킹에서 나온 아프리카 스와질리아 말로
"걱정하지마 다 잘될 거야."라는 뜻이라고 하고
'원더걸스'는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우리 교우들에겐 어떤 게 좋을까요?
물론 "당신 멋져"도 좋지만,
'메아쿨파'와 '코이노니아'는 어떨까요?
메아 쿨파(Mea Culpa)는 '내 탓이오‘란 뜻의 라틴어로,
어떤 결과에 대해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자는 의미로 사용된다는데
선창자가 "메아 쿨파" 하면 "메아 쿨파"하고 따라 하면 될 것 같고
코이노니아(Koinonia)는 가진 것을 서로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며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관계’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돈독한 사이란 의미로 사용됩니다.
선창자가 "코이“하면 “노니아”하고 화답하면 되겠네요.
기쁜 성탄절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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