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칭다오 도우미 마을 시골버스님.
엊그제 조금 속상한 일로 맥주를 마셨습니다.
물론, 룸살롱 거시기, 노래방거시기 그런 거하고는 거리가 멀죠~
중국찬팅에 가서 그냥 맥주 세 병을 시켜놓고 안주도 없이
깡 맥주를 마셨습니다..
기분이 꿀꿀하고 찝집할 때는 맥주 세 병도 문제없을 거 같았는데
한 병하고 3분의 1을 마시니 배가 불러서 도저히 못 마시겠더군요.
중국인 주인에게 배가 불러서 못 마시겠다면서 계산을 치루니
빙그레 웃습니다.
마침 중국 티비에서 쓰촨성 지진사고 뉴스가 나오는데
중국인 주인이 저더러 그럽니다.
한국인들이 지진피해성금을 냈다는데 "얼마를 냈냐?"고 ...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라
약간은 어색한 기분으로 얼마 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웃고 맙니다.
가만 생각하니 중국인들의 관습상
남에게 얼마를 냈다, 기부했다고 밝히는 것이 관례인가 봅니다.
티비를 보면 지진피해성금을 내는 사람들은
인민폐 100원짜리를 활짝 펴 보이며 기금함에 넣는데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으나 차츰 지내고 보니
남에게 "나는 얼마 냈다."고 하는 것이 관례이고 관습인가 봅니다.
한국인들의 정서로는 남을 도와주는 것은
좋은 일이나 아무도 모르게 도와주는 것이 미덕이기에
누가 얼마를 내고 하는 일을 굳이 밝히지는 않으나
오히려 남모르게 도와주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중국은 우리와 정서가 다른 모양인지
나는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다 라고 하는 것이 보편화된 듯합니다.
우리는 더러 그렇게 물어보는 중국인들을 안 좋게 평가하기도하나
그것은 중국인의 관습이기에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인들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
단결된 힘을 가진 민족임을 알고 있지만,
중국인들도 그에 못지 않은 국민이며
눈물도 많고 정도 많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새삼 알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한국사람들보다도 더 순수한 지도 모르겠구요.
"당신은 얼마 냈나요?"라고 누군가가 우리에게 묻는다면
"남이 얼마 내던 댁하고 무슨 상관이냐?"라고 강하게 반문할 지
모르지만,
"나는 얼마 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인의 솔직함을
나타내는 측면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중국인의 속성상, 안 좋은 일은 숨기고 잘난 일은 밝혀서
남보다 자기가 낫거나 우월하다는 것을 나타내려는 심리가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거야 어떻든, 만약에 중국인들이 우리에게
"얼마를 냈나요?:"라고 묻걸랑,
거부감을 느끼지 말고 우리도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000원 냈습니다.
쓰촨성 지진피해는 우리에게 무척 가슴 아픈 일입니다.
중국인들이 그 슬픔과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베이징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치뤄서
훌륭한 국가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저의 적은 성금이지만, 쓰촨성 이재민들에 큰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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