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건 파시나요? 어떤 생각으로 장사하세요?
출처 : 다음 내가게 쇼핑몰, 글쓴이: 행복한애기맘
안녕하세요? 전 딸 키우는 아줌마입니다.
쇼핑몰을 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냥 제 생각을 적어보고 싶어서요^^
처음부터 쇼핑몰 할 생각은 30% 정도 있었구,
저희는 매장을 하나 갖고 있어서 오프라인 장사 위주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장사라는 게 다 그렇듯이 관리를 하지 않으면 정말 되지 않아요.
저희 같은 경우엔 제가 애기를 낳으면서 매출은 반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나는 애 낳고 집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고, 신랑은 가게 보면서
저녁마다 한숨 푹푹 쉬어가면서 퇴근을 했었죠.
그렇게 바라던 딸을 낳았건만, 딸이 이쁜지 미운지도 모른 채 두달
가까이 서로 말도 없이, 그러다 가끔 한마디 말이라도 내뱉으면
그게 싸움이 되어 서로를 외면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싸움의 원인은 모두 돈이죠.
몇 십년 동안 직장생활만 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가게 하나 떡 차려
놓고, (말 그대로 마누라만 믿고 시작한 건데..) 마누라는 애 낳고
집에서 몸조리 하지.. 그렇다고 나와달라고 말도 못하겠고, 혼자서
해 보려니 너무 안되지..
자기 딴에도 엄청 맘 고생이 심했다는 거 알지만,
애 낳고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나한테 그런 모습조차가 너무나도
충격이고 실망감이었습니다.
결국 이혼까지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지금 이혼하게 되면 저 핏덩이 같은 애기는 어쩌고,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 없이 이혼했다간 애는 물론, 나도 고생하겠다
싶어서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이혼을 할 때 하더라도 애는 어린이 집 맡길 나이 정도는 되어야 하고,
돈도 얼마라도 마련해야겠다구요.
그렇다고 핏덩이 같은 애를 데리고 가게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니
우선 집에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쇼핑몰도 없이 무작정 지식인에 답변을 하고,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질문 검색해가며 일일이 답변 달고 그랬습니다.
그러기를 일주일.. 어느 날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냥 문의만 하려 했던 거 같은데, 말 들어보니 괜찮겠다 싶어서
바로 주문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게 첫 판매였습니다. 그리고 쇼핑몰의 시작이었구요..
우선 급한 대로 전에 가지고 있던 사이트를 대충 편집하고,
쇼핑몰을 임대해서 정말 엉성하게 물건을 올려놓고 팔기 시작했습니다.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제품이라고 저희 쇼핑몰 오픈 하고 석달 동안
딸랑 3개였습니다.
그 3개를 팔고 또 팔아서, 가게 세 내고 생활비 충당했습니다.
그 당시엔 정말 여윳돈이라곤 100만원이 전부였기에,
우선 현금 200~300백정도를 만들어서 세금도 안내고 다시 물건을
매입했습니다.
여기저기 공장 찾아 다니고, 심지어는 경기도에서 대구,광주까지도
내려갔었습니다.
가는 데마다 백일 된 딸아이 들쳐 업고 다녔고, 신랑은 사장님,
저는 혹시나 거래처에서 깔볼까 부인이라고도 하지 않고 직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쉬는 날인데, 사장님이 급히 찾으셔서 애 들쳐업고 왔다고 하구요..
그렇게 엉성하게 물건을 팔았는데도 하나 둘 씩 문의전화가 오고
제품이 팔렸습니다. 이렇게 시작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고,
다음달이면 다시 사이트도 리뉴얼 합니다.
물론 주문은 들어와도 당장 물건이 없어서 팔지도 못했던 날도 많았는데,
이젠 여유롭게 물건도 쌓아두고 일을 합니다..
제가 이렇게라도 물건을 팔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들 제 글을 읽으면서 이런 의구심이 들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제가 선택한 건 바로 "경쟁력" 이었습니다.
의류사이트는 네이버에서 검색으로 만으로도 몇 천 개가 뜨고,
안 뜨는 거 포함해서 10만개이상이 된다고 하죠.
유아용품을 검색하면 큰 기업사이트부터 시작해서 소량으로 파는 개인
사이트에 각종 분유회사, 기저귀회사 사이트까지 또 만개이상의 사이트가
검색됩니다.
하루에도 수 십 개의 사이트가 오픈하고 수백 개의 사이트가 폐쇄되는
현실에서, 내가 쇼핑몰을 시작한다는 게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백일 된 애를 데리고 말이죠..
시작은 신랑의 철없는 생각이었습니다.
회사를 관두고, 프리랜서로 먹고 살다 작년에 갑자기 불경기가
찾아오면서 밥벌이 할게 없어졌습니다.
이래저래 사업을 구상하다 외국에서 모 기계를 사들여와서 국내에서
홍보하면서 팔아보겠다 하더군요.
근데 제가 보기엔 정말 비젼이 없어 보였는데 자긴 끝까지 비젼이
있을 거라고 일만 벌여놓고 기계 2년 동안 달랑 1대 팔고 끝이었습니다.
그나마도 프리랜서로 일을 했으니 다행이지, 그것마저도 아니었다면
정말 어찌 살았을지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거기에 오버 해서 몇 백 만원 주고 기계를 사놓고, 그 기계로 제작할
수 있는 제품들도 몇 백만 원치 사들여놨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오버였죠.
첨부터 잘 팔릴 수가 없다고 비싸더라도 소량만 사놓으라는데도
기어코 대량으로 사야 싸다며 대량으로 사놓고 하나도 못 팔고
냅 뒀었죠.
그래도 간간히 사이트보고 문의 하는 사람들 덕택에 또 가게까지
차렸답니다. 물론, 매장에서 다른 업종하고 겸용을 해서 그나마 유지가
되었던 거구요..
임신을 하고 열 달 동안 정말 힘들게 살았었습니다.
말도 못하는 고생도 했었어요.
애 낳으러 가기 몇 시간 전까지 전 가게서 일을 할 정도로요.
돈 때문에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뱃속에 애가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싶어서 밤마다 울고 아침에 일어나서 울고 그랬을 정도로 아주 힘든
시기였습니다.
애를 낳고 한 달 쯤 됐을 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저 필요도 없는 몇 백 만원 치 재고들만 소진하더라도 몇 달 치
생활비는 벌겠지..
몇 달 만이라도 집에서 애 키우고, 가슴은 아프더라도 애를 맡겨놓고
다시 일을 해야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냥 팔자니 경쟁력은 너무나도 없고, 몇 년 전에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검색해보니 정말 말 그대로 몇 푼 되지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이 제품에 조금만 더 추가해서 아이용품으로 제작해서
팔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예상치도 못하게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재고 소진하려고 시작한 건데, 이게 입 소문이 나면서 하나
둘 팔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제품을 그냥 팔면 몇 천 원도 안 하는데, 아이용품으로 제작해서
팔아보니 몇 만원에 팔렸습니다.
그렇게 엉성하게 장사를 한지 6개월 만에 몇 백만 원치 재고들을
전부다 정리했습니다.
정말 한 순간 지나가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요.
거기에 운이 겹쳤는지, 가게 앞을 지나가던 재료상 눈에도 띄게 되어
재료들도 도매로 납품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게 유지비 정도는 뽑을 수 있게
되었죠.
주문은 집에서 내가 받고, 전화상담 및 게시판 관리도 애 낮잠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틈틈이 하고 신랑은 가게에서 오는 손님 받아가며
물건 제작해서 혼자서 포장하고 배송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또 애 재워놓고 신랑이랑 번갈아 가면서 여기저기 광고 하고,
제품 홍보하고 그렇게 밤낮으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낮에 문의 전화오시는 분들은 그나마 애 우는 소리가 들려도,
아이용품을 제작하는 분이 한 아이의 엄마이고 아빠시구나.. 하고
그래서 더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간다며, 또 이해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하지만, 만약에 내가 아이용품을 안 팔고 성인 여성의류나 가전제품을
팔았더라면 날 이해해주는 분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제품을 확보하는 건 정말 어렵지가 않아요.
물론 도매처 구하는 거나 수입하는 문제가 쉽진 않지만,
정말 말 그대로 발품 팔면 다 확보하게 되더라구요.
우리도 발 품 팔아서 전국적으로 거래처를 확보해 놓았구요.
물건 파는 것도 쉽게 말하자면 광고 조금 하고, 어느 정도 잘 구비해
놓기만 해도 팔리긴 할겁니다.
하지만, 같은 물건 파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그건 문제가 달라집니다.
100명이 같은 물건을 판다면, 서로가 하나라도 더 팔려고 유료광고도
해야 하고, 더 좋게 구비해야 하고 남들보다 조금 더 돋보이도록
사진촬영도 멋지게 해야 하고 정말 할 일이 많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마징가 제트가 안 되는 이상 혼자서 그 많은 일들을 다
못해냅니다.
거기에 맞는 직원도 뽑아야 하죠. 그러면 제품 하나를 팔기 위해 숱한
광고비에 인건비까지 추가해야 합니다.
물건값에 인건비, 광고비까지 포함해서 팔아야 하는데 경쟁자가 많으니
가격을 올리지도 못합니다.
그러면 내 마진이 줄어들게 되고, 일은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힘들어지고 돈은 돈대로 못 버는 상황까지 오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이너스가 되어가고 언젠가는 사이트
폐쇄까지도 가게 됩니다.
제가 제품에다가 스티커 하나 붙이고, 사이즈를 약간 줄이고 기존
제품을 약간 손봐서 아이용품으로 판 것처럼 기존 양념에 조미료
하나 더 추가한다면 더 멋진 제품이 탄생하게 됩니다.
똑같은 흰색 면티를 팔고 있더라도 나는 다른 판매자와 차별화를 둬서
면티에 그림 하나 그려놓게 되면 완전 다른 제품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똑같은 치마에 리본하나 추가하면 리본 달린 치마가 되는 거죠.
의류는 잘은 모르지만, 내가게에서 훑어보니 대부분 도매처가 중복이
되는 거 같더군요.
내가 제작하는 거 아닌 이상 남대문이나 평화시장에서 물건을 떼
오시겠죠.
그러니 수 만개의 사이트의 옷은 전부다 비슷비슷하면서 경쟁력도
없어집니다.
똑같은 옷을 받아왔다고 하면 그냥 봐도 꽤 멋진 옷이라 할지라도
그 옷에다가 단추 하나 더 달고, 레이스 조금 추가하고 악세사리 하나
추가하게 되면 완전 다른 상품으로 재 탄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아무래도 다른 상품들보다 더 덧보이게 되는 거죠.
제 아는 분도 커튼장사를 하시는데, 공장에서 커튼을 받아서 레이스도
달아보고, 크리스탈 줄도 달아보고 이래저래 응용을 해서 1가지
디자인을 10가지로 제작해서 판매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뭐 그렇게 해서 전부 다 잘팔리면 좋겠지만 안 팔리기도 하겠죠.
10만 원 짜리 커튼 9개를 망친다 하더라도 1개가 대박 나면 그걸로
승부를 걸면 됩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도 그렇게 광고를 안 하더라도
내 제품만 경쟁력이 있다면 팔리게 됩니다..
그리고 전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늘 이 생각을 합니다.
그래, 오늘도 얼마를 벌어서 내일을 준비하자..
이렇게 생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내일은 이혼녀가 될 수도 있고, 싱글 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보니 이혼할 이유는 없어지더라구요^^
(아무래도 돈 갖고 싸우는 일이 적어지니..)
하루하루 커가는 딸 아이가 그렇게 이뻐 보일 수도 없고, 신랑하고도
사이가 다시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오늘 이만큼을 하지 못하면 내일 나는 남편이 떠나가고,
가정을 잃어버리게 되고 우리 딸아이한테는 아빠를 앗아가 버린다
이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요즘 아무리 이혼하는 부부가 늘어났다고 한들,
나까지 이혼하게 되면 안되겠지요..
나는 솔직히 그래요.
하루하루 이혼하기 싫어서 열심히 살고,
돈 갖고 신랑하고 싸우기 싫어서 열심히 삽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은 죽는다는 각오로 해보세요.
그럼 정말 성공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어떤 상품을 파는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 사업 노하우이고, 경쟁력이고
또 다른 판매자를 만들어내긴 싫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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