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난 중국에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열일곱번째

주님의 착한 종 2007. 12. 5. 13:22

나는 과연 중국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였는가!~ 열 일곱번째.....

글쓴이: 메네시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반복되어

나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고 싶은 현실만 보고 싶어 한다.

그나마 보이는 현실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많다.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이 보이지 않는, 즉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본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세상을 개척하고 주어진 현실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

 

17: 2007 잔인한 여름 그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7월 중순에 다시 회사에 복귀를 하고 나서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직원들 사이에 퍼져있는 냉랭함과 일에 대한 무관심이었습니다.

전처럼 무슨 문제가 터지면 관련자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나름대로의

수습을 하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중국인 특유의 책임회피나

무관심, 변명으로 일관하더군요.

 

지난 3개월 동안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 동안 아끼고 키워왔던

핵심 인력들의 이반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사장님과 의논을 하여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모조리 책임자들을

해고하였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들을 당장 편하자고 붙잡아서

두고두고 속을 썩는 것 보다는 아직까지 제 나름대로 다시 시작할

시간도 용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성공의 경우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더군요.

제가 해고시킨 사람들과 새로 임명한 사람들 사이는 중국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잊었다기보다는 알면서도 설마 하면서 그들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를

해버렸습니다.

 

1공장의 매각이 물밑에서 작업 중이라는 것이 어느 경로를 통해서

공인들 귀에 들어갔습니다.

더군다나 새로운 주인이 한국인이 아닌 자기들과 같은 중국인이라는

사실에 공인들은 너무 쉽게 흥분을 했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현실이 그대로 터졌습니다.

생산과장, 품질관리 대리가 배후 조종을 하고, 프레스, 연마반의 반장이

주동이 되어 전원 출근 거부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그것도 2공장의 마지막 설비인 스킨패스가 여러 가지 테스트를 걸쳐

마침내 시운전을 하는 날에 맞추어  -이날 주변 공장의 한국인

관리자들을 포함하여 각지에서 손님들과 바이어들이 왔습니다.

파업을 일으켰습니다.

무엇보다도 체면을 중시하는 사장님에게는 치명타였습니다.

일단 사태의 원인을 찾고 나서 1공장을 폐쇄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먼저 공인들이 실력 행사를 했으니 저도 무언가를 보여 주어야 했습니다.

1공장의 전원을 차단하고 나서 회사의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나서

노동부에 직접 가서 자문을 구했습니다.

 

유주임 : 도대체 너희 회사는 무슨 문제가 있냐!~

1년이 멀다 하고 파업을 일으키니 말이야!~ 

 

: (전후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은가!~

 

유주임 : 정말 1공장을 매각할 생각인가!~

 

: 더 이상 방법이 없지 않은가!~

 

유주임 : 일단 먼저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받아두고, 잔여기간의 임금을

지급해라. 퇴사하고 급여를 받아갔으니 그들이 이의를 제기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 고용승계 등의 문제는 없는가!~

 

유주임 : 그러니까 사직서를 빨리 받아 두라는 거야.

그만 둔 사람에게 무슨 고용승계가 있겠는가!~

 

다음 날 공인들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전처럼 회사의 규정에

따라 무단결근 3일이면 자동퇴사이고 그만 둘 사람은 예외 규정을 두어

잔여기간 임금을 계산해 줄 것이니 받아가라는 공고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공인들에게는 철저하게 무관심으로 일관 했습니다.

 

오후가 되자 다급해진 공인 대표들이 제게 면담을 요청합니다.

 

: 파업의 이유가 뭔가!~

 

공인대표 : 기본급을 현행 740 위안에서 820 위안으로 올려 달라.

 

  : 820 위안은 2008년도 천진시 최저임금인데..

왜 벌써부터 올려달라고 하지!~

 

공인대표 : 주위 공장들이 모두 현재 800위안을 준다고 한다.

 

: 그럼 800 위안 주는 공장으로 가면 되잖아.

내가 언제 너희들 그만둔다고 해서 말린적 있니!~

 

공인대표 : 우리 체면도 있고,

지금 현재 오더가 많이 밀려있지 않은가!~

 

: 오더 문제는 너희들이 걱정할 문제가 아닌데.

그럼 800 위안을 8월분부터 주면 모두 복귀할 생각인가!~

 

공인대표 : 그렇다.

 

: 좋다. 그러면 그리 하자. 다른 이유는 정말로 없는가!~ 

 

공인대표 : 없다.

 

: 정말 없는가!~

 

공인대표 : 정말로 없다.

 

: 알았다. 내일부터 모두 정상 출근하는 것으로 알겠다.

 

물론 공인들의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새로 1공장을 인수하는 중국인에게 우리가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그리고 고용 승계를 보장받고,

제게 해고당한 사람들을 복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조선족 통역을 통해서

이미 그들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시내에서 1공장을 인수하려는 중국인을 만났습니다.

물론 통역은 제 3자를 통해서 했습니다.  

 

: 이번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일 이 일로 인하여 매각 대금을 깎자고 하거나, 이미 구두로 협의를

끝낸 상황에 추가로 상식선에서 벗어난 요구를 하면 이번 거래를 없는

것으로 하자. 당신 생각은 어떤가!~

 

이사장 : (허에 찔린 듯 한동안 생각하더니)

이번 사태는 어떻게 처리를 할 생각인가!~

 

: 공인들이 내일 출근할 것으로 보는가!~ 

절대 안한다. 내가 이미 한걸음 양보했으니 내가 다급해서 또다시

공인들이 말도 안 되는 요구 조건을 내밀면 내가 어쩔 수 없이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난 사태를 장기화 시켜 이번 기회에 모조리 공인들을 정리하고 나서

당신에게 약속한 모든 것을 양도하고 싶다.

당신이 원하던 것이 이것 아니었나!~

 

이사장 :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 일단 급한 물량은 당신이 좀 처리 좀 해주어야 되겠다.

그래야 사태가 장기화 되도 당신에게 결국 이익이 돌아가지 않겠는가!~ 

회사의 인수 조건과 고용승계 조건은 전에 이야기한대로 내가 지명한

사람들만 종전 대우로 해주거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승계한 뒤에

당신이 급여를 조정해 주면 될 것이야.

 

이사장 : 알았다. 김부장 당신만 믿는다.

 

파업 3일째 제 예상대로 모두 몰려 와서 회사 정문 앞에 죽치고 있을 뿐

출근하는 공인은 아니 출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을 그들

스스로 만들더군요.

다시 아무런 반응을 안보이자 2차 면담을 요구하더군요 .

 

: 어제 출금을 하기로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이게 뭐하자는 것인가!~

 

공인대표 : 어제의 상황을 공인들에게 이야기 했더니 모두 거절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어제 내린 결론은 지금의 공인 모두 고용승계와

임금인상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 그래서 내가 어제 다른 문제 없냐고 두 번씩이나 물어보지

않았는가! 협상을 하고 나서 결론을 내렸으면 좋든 싫든 따라야

되는 것 아닌가! 너희들의 지금 태도는 협상을 하자는 태도가 아니라

내게 통보를 하는 것이야.

물론 너희들이 지금 제안한 것은 내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마음도 없다. 약속 시한대로 오늘까지 복귀하던가!~

아니면 사직서 들고 내일 아침 급여를 받아가든가..

이제 너희들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공인대표: 정말 그렇게 할 것인가!~

 

: 물론이다. 내가 언제까지 너희들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냐!~ 임금과 고용승계에 문제가 있으면 미리 대표를

선임해서 회사 측과 타협안을 절충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나!~ 

 

대화가 결렬되고 나서 회사 정문 앞에서 한동안 소란이 일었습니다.

미리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경비와 파출소에 연락을 취해놓아서 그런지

다행히 우려할만한 폭력사태까지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했던 방향으로 사태를 만들어 놓고 나서 다시 깊은 생각에

잠기었습니다.

 

마지막 3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