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식/호스피스 일기

호스피스 일기 (59) - 5년만 더 살고 싶어요

주님의 착한 종 2007. 11. 30. 13:58

“5년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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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셋째로 태어난 환자는 어렸을  너무 잘생겼다고 하여 

각하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잘생긴 덕분에 돈은 많지만 자식 없는 사람들이 

양아들로 달라며  키워 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길거리에서 업어가는 것을 발견해 찾기도 했을 만큼 

인물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착하고 순하고 말썽 없이 자랐으니 

어릴 때는 어른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그런데 11살이  무렵 아버지가 위암으로 42세에 돌아가시고부터 

험난한 인생길이 시작되었습니다

동네 친구들로부터 견디기 어려운 놀림을 받았고 

착했기에 당하기만 하고 사는 것을 가족들은  마음 아파 했습니다

결국 어린 시절을 힘겹게 보내더니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중퇴를 하고는 

바로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있는 것이라곤 별로 없이 적응을 못하며 

 밖으로  무렵 의지하던 어머니마저 위암에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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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어머니는 3 동안 투병생활을 하셨는데 

이때가 그래도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서 제일 많이 지내던 

시기라고 했습니다.   

  27살이 되던 해에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하였고 첫아들을 낳았는데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했습니다.

  
 아들이 자신을 닮아서 너무나 잘생긴 것에 대견해 하며 

가장으로서 열심히 일을 했고 

얼굴엔  웃음이 활짝 피었다고 합니다

가족들도 그런 모습에 기뻐하며 

 행복이 오래 지속되길 기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생후 7개월이  무렵 

 아기는 그만 선천성 심장병 증세가 나타났고 

결국 피어보지도 못한 아기를 자신의 손으로 묻어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실망감과 좌절분노는 

 후에  둘을  낳았지만 행복으로 이어지질 못했고  

 슬픔을 달래려고 술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술을 먹고 길거리에 쓰러져 지갑을   잃어버리자 

나중에는 노름에 손을 댔습니다

노름빚으로 차압이 들어오고 딱지가 붙자 

아내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가 없음을 알고 

이혼을 요구했고    년을 다시 방황하며 지내야 했습니다

이때 받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갈등 고민들이 

아마도 암을 생기게 했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인가부터 소화가  되고 체중이 줄어들고 구토가 나서 

병원에 가서 내시경을 해보니 

위암말기란 청천벽력의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미 간과 췌장까지 전이가 되어 수술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수술도  되고 가망이 없다면 

항암치료도 방사선 치료도 하지 않을 랍니다

그냥 약물로만 치료를 하면서 지낼 랍니다

여의도 성모병원 원목 신부님이 추천해 주신다니까 

그냥 꽃마을로 가서 지내지요

이혼을 했던 아내도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는 소리를 듣자 

아이들과 함께 찾아와 마지막 남은 시간들을 함께  주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들이 빈대떡을 만들어 오자 

옆에 있던 환자들과 나누어 먹으며 

우리 아이들 솜씨 좋지요?” 

하며 행복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정도 입원해 있는 동안 웃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이들 이야기를 꺼낼 때만큼은 좋았던가 봅니다

하루는 

“5년만  살고 싶어요

돈을 벌어서 그동안 아무것도   것이 없는 

3 큰딸과 초등학교 6학년인 작은딸 4학년인 막내아들이 

학교 공부라도 마음 놓고   있게 

돈을 좀더 벌어 놓고  세상 가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아빠 노릇 제대로 못했지만 

너희를 위해  돈을 준비했다고 말해 주고 싶었는데....”

나중에 제가 죽거든  말을   전해 주세요

아빠를 용서하라고.... 

아빠는 너희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배운 것이 없어 사랑한다는 표현조차 제대로 못했지만 

 세상  누구보다도 너희를 사랑했다고.... 

  전해 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마지막으로나마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보고 

 삶을 돌아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많이 짓고 살았는데  같은 놈도 천국에   있을까요?...!!“ 

” 그럼요살아 있을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런 기회를 맞이한 사람이라면 

 천국에  수 있어요힘내세요.“

꽃마을에서 3 정도 지내는 동안 

환자는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어느  자신을 찾아온 누이에게 

죽거든 화장을 해서 날려 보내달라고 유언을 남겼고

봄 꽃이 화창하게 피던 4 가족들과 자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45세의  젊은 영혼이 삶을 마감했습니다

자신의 삶의 여정이 

비록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된 힘겨운 삶이었지만 

마지막은 주어진 삶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틀림없이 천국 행 티켓을 타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