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골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멋을 부리지 않고 직접 담근 된장이나 청국장으로 깊은 맛을 내니까 다들 좋아합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웰빙 트렌드하고도 잘 맞는 것 같고요.”
토속음식전문점 ‘좋구먼!’을 운영하는 ㈜맛있는 상상(www.jokumeon.com) 오원자(44ㆍ사진) 대표는 1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직장에 다니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면서 남매를 키우던 그가 외식사업에 뛰어든 것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부업거리를 찾던 오 대표는 96년 경기도 광주에 자그마한 전통찻집을 오픈했다. 서울 인근 지역에 교외형 카페와 음식점이 막 생겨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처음에는 전통차나 커피를 주로 팔았어요. 처음에는 ‘아베크족’의 소굴(?)로 유명했죠. 식사메뉴로 정식을 선보였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부모임은 물론 가족 단위 손님들의 외식 코스로 자리잡았습니다.”
토속적이고 소박한 음식뿐 아니라 초가집으로 꾸민 인테리어와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좋구먼!’이라는 상호도 인기에 한 몫했다. 좋구먼!은 전통찻집에서 자연스럽게 한정식집으로 변해갔다.
오 대표는 전통음식의 기본이 되는 된장, 간장, 청국장을 직접 담가 조리에 사용하고, 청정 고랭지에서 재배한 채소만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3~4가지 정식 코스 요리를 기본으로 다수의 단품메뉴를 투박한 옹기그릇에 담아 내놓고 소쿠리에 갖가지 반찬을 담아 제공했다. 정식메뉴가격도 1만5,000원대부터 3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해 만족도가 높다. 점심때는 각종 주부모임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 힘들다.
오대표는 광주점의 성공을 바탕으로 매장을 하나둘씩 늘려 현재 직영점 3개, 가맹점 8개 등 1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매장이 100석 이상의 좌석을 갖춘 중대형 매장이다. 150석 규모의 판교 직영점의 경우 월 평균 매출이 2억원일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판교점은 분당 등 인근
지역보다는 오히려 서울 강남이나 안양 등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주중에는 주부고객이 많고 주말에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 손님이 대부분이죠. 특히 주5일제 도입으로 교외형 음식점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오 대표는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맛을 균일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2003년 11월 용인에 식품관을 오픈했다. 전 매장에서 사용하는 장류를 비롯 김치, 장아찌, 소스 등을 직접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 내점한 고객들이 된장, 청국장, 김치 등을 테이크아웃 형태로 구입해 가기도 한다. 오대표는 점포수가 더 늘어나고 일정한 규모가 되면 장류 등을 완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모 방송국에 ‘청국장의 달인’으로 소개될 정도로 장류 제조에 있어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오대표는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한 외식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된장찌개, 청국장 등 찌개를 특화시킨 2브랜드 ‘찌개愛감동’을 새로 론칭하고 가맹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외식업에 뛰어든 이후로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 않고 비교적 순탄하게 사업을 해온 것 같다며 겸손해 하지만 오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와 탄탄한 생산시설,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향상시키고, 매출을 활성화시키는 일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
“아직 점포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고, 1~2개 매장을 제외하고는 매출도 높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면 미래의 발전이 없지요. 우선 저부터 외식관련 전문가과정이나 각종 세미나 등을 찾아 다니며 배우고 있습니다. 외식산업의 트렌드와 고객들의 니즈를 한발 앞서 읽는 경영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거든요. 가맹점을 빨리 늘릴 생각은 없습니다. 천천히 나가면서 제대로 할 겁니다.” (02) 568-7855
성행경 기자 sain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