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창업/창업실패,성공담

노점을 기회삼아 (3) 위기 편

주님의 착한 종 2007. 7. 27. 17:03

노점을 기회삼아 (3) 위기 편

출처 : 내가게 쇼핑몰, 글쓴이 : 위기는 기회

 

 

안녕하세요..

몇 분이 저의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쪽지를 보내왔네요..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였는데 모두가 이런 저에게서 희망을 얻으려

한다니 저 또한 감사의 뜻으로라도 글을 남겨봅니다.

 

제목 그대로 이번 파스는 노점의 위기에 대해 경험담을 말할까 합니다.

6-7번 노점을 나간 듯 싶네요. 매출에 대해서는 정말 만족합니다.

보통 주말에 나가면 50만 원 정도 매출은 일어났던 거 같아요..

저희가 나간 곳이 정말 매출이 확실히 잘 일어나는 곳은 맞는 거 같아요.

사실 노점 하면서 욕심이 나서 좋은 자리 잡으려고 가까운 곳을 두 번

정도 찾아 다녔는데 허탕만 쳤거든요.

자리 찾기가 정말 힘들어요..

어쩜 첨에 노점자리 잘 잡은 이유도 예지몽이라고 좋은 꿈을 꾸고 나간

다음날 정말 눈에 번쩍 뛰게 그 자리가 들어왔거든요..

 

암튼 나간 날부터 대박이고 저희는 더 좋은 자리를 찾아 헤매였지만

결국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곤 말았답니다.

정말 4-5시간 자리를 찾아 나서서 포기하고 돌아올 때쯤 다시 그 자리로

나가도, 저녁 7시가 다 되어 깔아도 매출이 보통 20만원은 나왔거든요.

 

그래서 당분간은 첨 자리에 올인 하기로 마음먹은 지난 주 일요일이었어요

전날 토요일의 피곤함을 뒤로한 채 일요일 날 자리를 다 펴고 한 30분

지났을까...??

갑자기 단속차량이 뜬 거에요. 첨에는 간이 딱 떨어지는 거 같더라구요..

모자 쓴 젊은 공무원이 내려서 옆의 노점들에게 치우라고 말하더라구요.

저흰 완전히 쪼리고 눈치만 보고 있었죠.. 근데 저희한테는 치우라 소리

안 하고 자꾸 지나가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도 접지 않고 있었더니 한

바퀴 다 돌더니 저희에게로 다가오는 거였어요..

 

진짜 두근 반 세근 반 심장이 뛰더라구요..

그리곤 딱 한마디 냉정하게 치우세요..이러는 거에요..

 

완전히 쪼렸는데 ..제 입에서 나온 말은

" 왜 일요일인데 단속하세요? 원래 안 하지 않나요?"

 

했더니 그 사람 왈 " 근데 오늘 나왔잖아요.."

 ( 나중에 집에 와서 이런 경우에는 아예 말 대꾸 안 하는 게

 낫겠더라구요. 잘못하면 미움 죄로 벌금 물 수도 있데요..^^)

 

그 말 하면서도 다리는 떨리고 .....ㅠ.ㅠ

그래서 돌아서서는 또 세빠지게 매대를 접었답니다.

 

공무원들도 그리 말하고 차에 타서는 30분 정도 지켜 보더라구요..

저희도 차에 타고 공무원들을 지켜봤답니다.ㅠ.ㅠ......

그리고 그 차가 떠나고도 한 30분쯤 ..

오그라진 간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은 다음. 다시 매대를 폈답니다.

 

(더 힘들더라구요..몸이 힘든 거보다 우선 놀랐고...정말 충격 받았어요..^^

나름 소심)

 

거의 7시 30이였고 그때까지 매출이 15000원이였거든요..

다시 열심히 팔았죠..

그렇지 않아도 단골들도 구경 나오시고 ..제가 첨에 팔았던 단골언니도

나오셨는데 저 때 사간 옷 하나를 교환을 원하셔서 웃으면서 권해드리고

막 그랬더니 ...오히려 한 6만원 가량 또 구매를 해가시더라구요...)

그 자리에 단속카메라가 있었는데 그 아줌마 차 세울 때 제가 쇼핑백으로

번호판 가려 드리고 많이 사가실 땐 브랜드 쇼핑백에 담아서 차까지

가져다 드리고 했더니..오히려 감동 먹으신 듯 좋아하시더라구요.

저도 뿌듯...)

 

옆에 제 꺼 살려고 기다리던 언니도 그걸 보시곤 덩달아 자기한테도

좀 팔라는 둥... 친절도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그 모습을 보시고 ..지켜보더라구요...

매대도 친절할 수 있고 매대도 좋은 물건이 있을 수 있으며 저희를

기다리게 만들 수 있는 그런 매대를 저희는 계속 이룩해나가고 있어요...

 

오늘 우리에게 닥쳐왔던 첫 단속으로 인해 첨에는 정말 좌절도 하고

내가 이게 무슨 꼴인가? 세상이 무섭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이런 생각에 한 이틀은 정말 우울했어요.............

 

혹시나 매대 물건이라도 빼앗기진 않을까? 혹시 벌금이라도 물리면?

이런 생각을 하니 정말 슬슬 겁이 나더라구요..

 

그렇지만 지금 매대 아니고는 어디 딴 매출 나올 수가 없잖아요?

지금 재고도 거의 소진해서 저번 주에는 긴 팔도 엄청 팔았구요..

재작년에 제가 구입해서 안 입은 딴 집 보세 옷도 팔았어요..

매대가 잼나고 활력도 생기는데 ..진짜 단속은 정말 소름 끼치더라구요...

 

하기야. 대한민국에서 노점 하면서 단속에 안 걸리는 법은 없겠죠..

그날 보니 고속도로에서도 음주단속을 하고..

오다가 단속 두 번 당했거든요...

 

그날이 특별한 날이어서 단속을 한 건지..

아님 누가 신고를 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저희에겐 큰 경험이었어요...

7번 쓰러져도 8번 일어나라는 말처럼...

분명 이 시대의 부모님들은 그렇게 저희를 키우셨겠죠.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의 부정부패는 눈감아주면서 영세민들은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는  현실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더라구요...

사회에서 이리저리 부딪히고 더 단단해지고 더 강해지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여린 나를 감추고 매칸더 V 가 되어야만

이 험난한 현실에 설수 있다니...

 

이제 또 주말이 다가옵니다.

저희는 또 가슴 졸이며 그 자리에 서있겠죠...

이제는 밤이 좋아집니다. 7시면 맘놓고 편하게 일할 수 있겠어요.

보통 6시~7시 사이 까지는 신고하면 출동을 하니 또 단속을 당할까

두렵습니다

 

씁쓸한 이야기 하나 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네요..

어떤 아주머니가 애를 업고 노점을 하셨는데 매일 매일 단속을 당하니

이제는 단속만 떴다 하면 애가 미리 알고 울부짖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20년을 맘 졸이며 노점을 해서 생계를 꾸려 나갔다 하니

겨우 몇 백만 분의 일 초격인 저희는 거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겠죠..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다 당하고 그럴 거에요..

이렇게 모든 분들에게 이런 경우를 말씀드리는 것은 이런 상황에

대처했을 때 제 맘을 기억하시고 훌훌 털어버리라는 겁니다.

 

저도 이렇게 글 적으면서 훌훌 털어버릴 거에요.

제 글을 읽으면서 공감해주시는 분들과 이 어려움을 같이 한다면 

뭐 그까이껏... 훌훌 털어버리지 않겠어요???

 

저도 이런 글 올라오면 쪽지 보내고 공감대를 형성할려고 했었죠..

한달 전까지만 해도..

분명 하나보단 둘이 좋습니다.

노점 나갔을 때도  서로 의지할 수 있으니깐요...

 

지금 열심히 나가서 재고는 물론 마음의 짐까지 터세요..

지금은 깜깜한 터널 속에 정차되어 있는 차와 같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간다면 분명 우리 인생도 터널 밖 밝은 세상 아닐까요?

 

다들 화이팅 하시고 제 글 읽고 저는 물론 힘들어 하시는 모든 분들

다들 이겨내자구요..^^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희는 꼭  김밥을 사먹어요.

저 인생에 있어 그렇게 맛있고 값진 김밥은 먹어본 적이 없었죠.

김밥을 먹으면서 내 자신에게 말합니다.

"오늘도 ..정말 수고 많았어...앞으로 힘내자.. "

이렇게 말하고 나면 눈물보다는 희망이..그리고 용기가 납니다.

 

내 인생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순간...

내 인생 최대 드라마가 완성되는 그날을 위해 . .  파이팅 외치며..

 

 

** 노점 할 때 옷걸이 문의 해주신분 있으셨는데....

그건 세탁소에서 쓰니깐 세탁소 주인에게 쫌 구매 부탁드리면

될 듯해요.. 아마 한 3천 원치만 

알아서 많이 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추천해드리고 싶은 건 차가 없으시면 옷 트렁크에 넣어 끌고

가셔도 되요.. 요즘 이민가방도 많이 나왔으니 거기다가 넣고 가도

괜찮아요..차 없으면 불편은 하겠지만.조금이라도 팔기 위해선 발로

뛰어야죠.

 

** 옷은 부피가 있으니 옷을 한꺼번에 묶은 다음 세탁소에서 오는

일회용 커버로 딱 덮어주고 공기를 빼면 옷들이 서로 붙어서 압축 팩

효과도 있어요..요건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