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창업/창업실패,성공담

골목에 쏙 들어간 다섯 평 치킨 집이 어떻게 떴을까?

주님의 착한 종 2007. 7. 20. 10:47

출처 ; 생생소호무역키페  글쓴이 : 양천삼님.  

 

골목에 쏙 들어간 다섯 평 치킨 집이 어떻게 떴을까?

끝이 안 보이는 불황에 소자본 창업자만 죽을 맛이다.

입지가 안 좋아,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또는 단순히 불경기 때문에

힘들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

또 창업자금이 부족하다고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어려운 여건을 헤쳐나가는 소자본 창업자가

제법 많다.

전문가들은 불경기 생존법의 해답은 창업자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 신길동에서 치킨 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재선(44)씨가 좋은 사례다.

그는 3년 전 다섯 평 남짓 크기의 치킨 배달 전문점을 열었다.

창업 여건은 최악이었다. 가게 위치는 골목에서도 깊숙한 안쪽이다.

여느 주택가와 마찬가지로 반경 1㎞ 안에 20여 개의 치킨 집이 영업하고

있다. 매장도 낡고 좁은 편이다.

그러나 이씨의 가게는 매일 50만원의 매출을 거둔다.

이씨가 동네에서 '억척 어멈'으로 소문날 정도로 열심히 일했기 때문

이기도 하지만 입지와 상권의 불리함을 뛰어넘는 이씨만의 독특한

생존법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이씨의 치킨 사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5년 전 6000만원을 주고 치킨 집을 열었지만 3000만원의 빚만 지고

접었다. 그래서 다시 가게를 낸 이씨는 '내가 왜 망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했다.

답은 앉아서 손님을 기다렸다는 것이었고, 이제는 손님을 찾아 매장

밖으로 나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그때 정말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또 실패하면 가족 세 명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늘 마음속으로 되뇌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다시 창업했다.

창업비용 2000만원을 겨우 마련했기 때문에 임대료와 보증금이 싼

가게를 찾았다.

종업원을 둘 형편도 못 돼 두 아들이 배달원 노릇을 했다.

그러나 손님을 끌어 모으는 마케팅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주문전화가 걸려올 경우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전화번호. 주소와

함께 볼 수 있는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샀다.

이 프로그램 때문에

"저번에 드신 OOO 메뉴는 괜찮았습니까"

"늘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로 나온 XXX 메뉴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는 등

남다르게 주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단골이 늘어났다.

114 우선 안내 서비스를 신청했다.

114 안내전화에서 서울 신길동은 물론 인근 대방동. 여의도의 치킨 집을

찾으면 자동으로 이씨 가게 전화에 연결됐다.

40만원을 주고 휴대용 현금 영수증 발급기, 신용카드 결제기를

구입했다.

고객 밀착 마케팅도 열심히 했다.

사람을 사서 대신 시킬 수도 있었지만 초창기부터 이씨가 직접 수백

장의 전단지를 들고 길거리로 나갔다.

전단지를 뿌리면서 상권과 고객을 파악하고 주소를 외웠다.

특히 오후 3~4시에 전단지 마케팅에 주력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고, 주부들이 저녁 반찬을 사러 나가는

시간대이기 때문에다.

근처 관공서.사무실. 유치원 등을 틈나는 대로 찾으면서 인사를 하고

샘플로 치킨 한두 마리를 돌렸다.

동네 주민의 경조사에는 빠지지 않고 찾아갔다.

비가 오는 날 저녁 늦은 시간이더라도 주문이 들어오면 반드시 배달을

나갔다. 가게에선 손님이 주문을 한 뒤 기다릴 경우 꼭 음료수나 과자를

줘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배려했다.

살가운 스킨십 마케팅 덕분으로 신길동 일대엔 이씨의 '팬'들이 꽤 많다.

이씨가 동네를 지나가면 '팬'들은 꼭 불러 맛에 대해 평가해주고

경쟁 가게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물론 두 아들의 도움이 컸다.

장남 이영태(21)씨와 둘째 이용태(19)씨는 방과 후 밤늦게까지 배달을

하고 전단지를 돌리며 어머니 이씨를 도왔다.

이씨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영업전략을 짜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씨를 북돋워줬다.

현재 군복무 중인 영태씨는

'예전에 전단지 돌렸던 게 군대에서 행군할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고생이 되더라도 제대할 때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라는 내용의 편지를 이씨에게 보냈다고 한다.

이씨는 요즘 장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한다.

2년 만에 빚을 다 갚은 뒤엔 재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튀김 기름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기름 정제기를 80만원이나

주고 샀다.

이씨는 예비 창업자에게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일단 창업을 했다면 독기를 품고 일해야 합니다.

오전 2시 남들이 잘 때라도 문을 열 각오를 해야지요. 그 정도 독하지

못해 실패하면 남 탓하지 말고 자기를 원망해야 합니다."

◆ 창업 노트
▶창업비용=2000만원

▶매장면적=5평

▶영업시간=낮 12시~다음날 오전 3시

▶월 매출=1500만원

▶전화=02-848-3329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중앙일보


◆ 이재선씨 사례에서 배우는 소자본 창업 생존법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자
- 창업을 하면 이후 어려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아이템이

맞지 않거나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이다.

남을 탓하지 말고 답을 찾아가자.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영업이 필요하다
- 주부나 오랜 직장 경력이 있는 사람은 앉아서 손님을 기다린다.

그럴 경우 실패 가능성이 커진다.

매장 밖에서 손님을 찾아 불러 모으자.

▶ 고객에게 착 달라붙는 마케팅을 펼치자
- 구멍가게도 고객관리가 필요한 세상이다. 손님이 들어오면 아는 척을

하자. 좀 더 욕심을 내서 체계적인 고객관리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자.

도움말: 창업e닷컴 이인호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