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흔한 요즘이지만 인터넷엔 나이 차별이 없다. 젊은이들의 놀이터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제2의 인생을 여는 ‘실버파워’도 수두룩하다. 인터넷이 노인들의 새로운 일자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박성열씨(72)는 한방화장품과 한방차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 ‘키스마이스킨’ 대표다. 2003년 9월 68세의 나이에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병원 행정직으로 일하다 은퇴한 박씨는 한방화장품을 만들게 됐다. “한방화장품이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베이징대 중의학과 교수인 친구의 말을 듣고 함께 연구해 제작했다. 부산에 작은 공장도 세웠다. 그런데 판매가 문제였다. 주변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박씨는 애초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끄는 것도 모르는 ‘컴맹’이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한 번 도전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컴퓨터·인터넷 기능을 딸에게서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인터넷에 직접 제작한 한방화장품 사진을 싣고 온라인 주문사항 체크 등을 능숙하게 할 줄 안다. 현재 박씨의 쇼핑몰은 연간 9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포털 사이트에 ‘9억 노인’으로 소개돼 유명세도 타게 됐다. 박씨는 25일 “못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못하게 된다. 도전을 해봐야지. 인생은 걸음마 때부터 도전 아니냐”며 기염을 토했다.
내년이면 고희인 이진원씨는 노인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신문 ‘실버넷뉴스’ 기자다. 전북 군산중 교장 출신인 이씨는 2000년 9월 정년퇴임 후 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노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초등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그러다가 퇴직 후 사회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해 봄 ‘실버넷뉴스’ 기자가 됐다. 노인 건강·복지가 전담 분야다.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을 기사와 함께 인터넷 신문에 올리는 게 이씨의 주요 일과다. 간단한 e메일을 주고받는 기능만 알았던 이씨는 ‘제2의 인생’을 위해 매일 인터넷 교육을 받았다. 덕분에 ‘전북 어르신 인터넷 과거시험’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노인들도 모두 특기가 있을 것”이라며 “국가나 지역사회가 은퇴한 노인들이 집에만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 연륜과 경험을 살리도록 배려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예애씨(78·여)는 학원을 운영하다 63세부터 일을 하지 않았다. 7년간 집에서 쉬다가 우연히 주방개수대용 절수기를 발명한 뒤 ‘이지밸브’ 벤처기업을 차렸다. 김씨는 지금도 회사의 홈페이지를 직접 관리한다. 고객들이 보내는 품질 및 구입 문의는 물론 외국의 바이어들이 보내는 e메일까지 직접 답장을 보낸다.
김씨는 “사업에 필요한 인터넷 기능은 대부분 할 수 있다”며 “나이에 관계없이 열정적으로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세상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저작권 출처 :
<김기범기자〉
[경향신문] 2007-01-2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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